기구한 사연을 품은 살인자로 등장해 주가를 팍팍 올리고 있는 엄정화가 후드 티로 제 몸을 덮은 채 불안한 듯 눈치를 본다. 알고 보니 워낙이 애들이 수강을 안 해 손수 학원생 모집 전단지를 쪽팔림을 무릅쓰고 붙이러 거리에 나선 것.
지난 11월 1일 서울 성수동 성수공업 고등학교 근처에서 첫 촬영에 들어간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에서 학원 선생으로 분한 엄정화는 이날 장면을 위해 200여 장의 전단지를 붙였다고 한다.
"매번 새로운 작품을 시작할 때는 무척 긴장이 됩니다. 어제도 잠 한숨 못 잤어요. 너무 긴장돼서요. 그래도, 이번 작품은 따뜻한 영화라서, 찍는 동안 마음이 무척 따뜻해 질 것 같아요"라며 크랭크인 소감을 밝힌 엄정화는, 잘 나가는 피아니스트가 되지 못한 열등감을 멍에처럼 안고 사는 김지수로 등장, 피아노에 있어 천재적 기질을 발휘하는 아이와 만나 피아노를 매개체로 아픔을 치유해가는 인물로 나온다.
따뜻한 감동을 화사하게 전해줄 휴먼드라마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2006년 따뜻한 봄 개봉예정이다.
대관절 호로비츠는 뭔지???.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4-1989)는 러시아 출신의 20세기 최고의 천재적 피아니스트.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그의 연주는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가 죽기 3년전인 1986년, 꿈에 그리던 고향 모스크바에서 '61년만의 귀향 연주회'를 가졌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은 냉전 중 이었다. 지금도 그 연주회는 그의 평생에 가장 아름다운 연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