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액션대작이라 명명된 <무영검>, 이 영화에 대한 세간의 주목과 기대는 크게 두 가지에서 비롯됐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모르면 아래 글을 읽어보면 아시니 걱정하지 마시고.
‘반지의 제왕’을 제작했던 뉴라인 시네마가 제작비의 상당액을 투자했다는 사실! 그리고 신현준 김희선이라는 환상의 복식조와 함께 광활한 중국 대륙으로 진출, 호방스런 스케일을 자랑하며 이 땅에 입성했으나 ‘보는 내가 민망하다’는 아니다 싶은 평가를 받으며 속을 태워야만 했던 김영준 감독의 절치부심 다시금 무협액션물!
무릇, 이런 전차로 <무영검>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는 기묘한 상황에 처해있고, 결국 모든 사안은 대륙권 영화 즉, 짬뽕영화의 법통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지 혹은 얼마나 나아갔고 차별화됐는지가 관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서 말하는데 당 영화 <무영검>, 일백프로의 성과를 올렸다 하면 과한 평가요,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다 말하는 게 그런대로 맞지 않을까 사료된다.
그러니까 뭐, 서양 애들이 이 영화에 밑천을 댄 건 <와호장룡> <영웅> 등 일련의 무협물이 서역의 그네들을 완전 뽕가게 하며 평정해버린 그 기대치의 산물이라는 점을 미루어 볼 때, 걔들의 눈높이엔 나름 만족할 만한 칼싸움 물을 구축했을지 모르지만서도 우리에겐 그만큼의 호응을 이끌어내기엔 그 공력이 일천하다는 게 본 필자의 헤아려짐이라는 거지.
일진광풍과도 같은 사내들의 액션은 힘이 넘치고 박력 있게, 오색찬란하게 살기를 흩뿌리는 처자들의 맞부딪힘은 화려하고 날카롭게....이렇게 캐릭터별로 몸의 움직임을 구현하고 묘파한 액션 설계에 있어 <무영검>은 분명 전작에 비해 진일보했음은 사실이다. 당당에 줄에 매달려 군무하듯 아크로바틱한 와이어 액션을 어설프지 않게 펼치는 무사들의 혈투 또한 보는 이의 눈을 흥겹게 한다.
허나, 신묘한 경지에 다다른 영화의 화면빨이 우리의 오감을 죄다 뒤흔들 수는 없는 법. 벽안의 그들과 달리 우리의 관객들은 중국 영화 하루 이틀 봤을 뿐만 아니라 지겹도록 봐왔던 짬뽕영화 키드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음 역시 두말 할 나위가 없을 터. 드넓은 대륙의 기개를 만방에 고했던 그들의 영화를 답습하는 복습수준 이상의 무언가가 없이는 기실, 이쪽 판에선 먹히기 힘듦이다.
게다, 이런 류의 영화에서 별반 기대도 안 하겠지만 어쨌든 부실한 영화 스토리 및 장대한 서사극을 이끌어가기엔 벅차 보이는 주인공들의 우짤 수 없는 연기력 부실 무공 또한 공허한 비주얼로 환원되는 치명적 우까지 아니더라도 여튼, 아쉬움을 더한다.
비호처럼 날쌔고 파워풀한 무사들의 거친 액션의 향연으로 무장한 <무영검>, 지금 여기의 관객도 관객이지만 서역의 그네들의 반응이 어떨지 심히 귀추가 주목되는 무협물이다.
* 시대를 재현하는 데 역점을 두지 않았다는 주최측의 말마따나 여러 모로 당 영화 미술과 의상 및 헤어 스탈이 무국적적이다. 특히, 레게 파마 및 <배틀필드>의 존 트라볼타를 연상시키는 신현준을 비롯한 배역진의 헤어스타일이 인상적이니 눈여겨보시실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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