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민서의 삭발연기 투혼과 올 누드 포스터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가발>은 궂은 날씨 탓인지 색다른 공포를 즐기려는 취재진들로 북적였다. 공포영화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에 많은 취재진들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상당수의 사람들이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찾아 원신연 감독이 만들어낸 공포에 관심을 보였다.
시사가 진행되기 전 가진 무대인사에서 담당 프로듀서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격양된 모습으로 감독과 배우를 소개 했으며 절대적인 입소문을 당부했다. 원신연 감독은 “급하게 오느라 의상도 제대로 챙겨 입지 못했다.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짧은 말로 인사를 했으며 채민서는 “너무 긴장되어 뭐라 말할 수없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고 입소문 많이 내주세요.”라며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인사말을 이었다.
시사가 진행 되는 가운데 객석에서는 기자시사회 답지 않게 깜짝 놀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려나왔으며 드라마 적인 부분과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시사를 마친 후 취재진들은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영화의 결말과 사건의 원인에 대해 주위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시사 후 가진 간담회에서 원신연 감독은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제까지 편집을 했는데 부분 편집 위주로 하다보니 전체를 엮어서는 오늘 처음으로 제대로 본 것 같다. 내일까지 마무리를 해야 하는데 조금 더 다듬어서 완벽을 기하겠다.”고 말하며 아쉬움이 남는 것에 대해 솔직한 삼경을 밝혔다. 또 감독은 비주얼과 음악에 비중을 두기위해 내용이 산만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에는 “비주얼이나 음향 그리고 영상미적인 부분에는 신경을 최대한 쓰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노력했다. 대신 드라마로 감정과 공포를 전하고 싶었고 슬픈 공포를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음악 감독의 작업하는 모습에서 열정을 느껴 많은 음악을 넣게 되었으나 이미 오늘 보고 상의를 다시해서 뺄 부분은 빼기로 합의를 한 상태다. <여고괴담>을 보면서 음악의 효과 그리고 절제의 묘미를 느껴 부러운 마음이 들었고 그런 의미에서 여주인공의 목소리도 배제를 하고 최대한 소리를 빼려고 노력했다. 비주얼이 강하다는 말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솔직하고도 당당하게 답변을 했다.
실질적인 여주인공을 맡은 유선은 영화를 감상한 후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감성이 남들보다 풍부해서라기보다 그저 엔딩 부분에 찍을 때의 감정이 되살아났고 두 자매의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물론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을 할 수없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며 영화가 드라마에 중심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질문을 받은 채민서는 “자신의 연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척 재미있고 좋게 봤고 연기하면서 느꼈던 그대로 나온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단편 영화 배우 출신인 신인 문수는 <분홍신>의 김성수와의 연기 비교를 묻는 질문에 “좋게 봐주셨다면 고맙다. 예상보다 출연 분량이 많아 우선 고맙게 생각하고 자기 연기를 잘 보지 못하는 성격이다. 왠지 쑥스럽고 하다. 이제 단편 영화 배우라는 것을 떨쳐 버리고 멋진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며 당찬 자신감을 나타냈다.
절제된 소리와 차분한 음악 그리고 슬픈 드라마가 색다른 공포를 만들어내는 <가발>은 8월 12일 가발의 숨겨진 모습을 공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