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전곡듣기 - 연애의 목적 OST 01. 주제곡 '우리의 사랑 02. 홍의 테마 03. 유림의 테마 - 라이너스의 담요 04. Signal 05. Labour in vain 06. Walk (연애의 목적 예고편 삽입곡) 07. Labour in vain (슈비루 바버전)

최근 세계 예술계의 화두는 '파괴'다. 한국 영화라고 예외일수는 없다. 그리고 이 영화 < 연애의 목적 > 도 기존의 한국 영화가 보여주었던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연애의 목적>은 두 주인공의 연애담으로 고등학교 선생님인 유림과 교생으로 온 홍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들 유림과 홍은 처음부터 다르다. 처음 만난 날부터 젖었어요? 하면서 같이 자자고 졸라대는 뻔뻔한 남자 유림, 그런 유림한테 나랑 자려면 50만원 내요 하는 홍, 이들이 나누는 대사들은 기존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있다. 과연 배우들이 올 누드로 출연하는 베드신과 파격적인 대화가 있다면 어느 쪽이 보다 더 야한 느낌일까?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박해일과 아직 앳된 모습을 가지고 있는 강혜정이다. 종래 순수한 눈망울과 지고 지순한 사랑 이야기로 많은 여성 팬들을 가진 박해일이 여자와 한번 자보려고 수작을 거는 교사 유림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지 ---.

이 영화의 음악은 우리나라 정상급의 기타리스트 이병우이다. 자신만의 음반 발표 외에도 꾸준히 영화 음악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이미 <장화 홍련>과 <스캔들> 등을 통해 독특한 음악 세계를 보여주었다. 두 자매의 슬픈 이야기가 바탕이 된 공포 영화였던 <장화 홍련 > 에는 너무도 아름다운 왈츠로 조선 시대가 배경 이였던 < 스캔들 > 에서는 바하 음악을 사용하여 큰 화제를 모은바 있다.

하지만 이번 <연애의 목적>에서는 기존의 영화에서처럼 음악이 부각되는 건 아니지만 이병우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영화 속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해준다. OST 에는 이병우의 음악이 3곡 들어있다. 이 음악들은 기타와 현악기를 바탕으로 드럼을 배제한 곡들 이여서 산뜻한 느낌을 준다. 감미로운 남자 보컬의 목소리와 함께 기타와 퍼쿠션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의 주제곡 < 우리의 사랑 >과 같은 곡을 왈츠로 편곡한 < 유림의 테마 > 는 가벼운 리듬감으로 사랑에 빠진 두연인의 설레는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음악들은 매우 가볍고 산뜻하게 느껴지지만 음미해서 듣다 보면 눈물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연애의 목적에는 이병우 음악 외에도 또 다른 그룹의 음악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홍대 인디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이다. 이들의 음악 WALK 가 예고편에 사용되었는데 기타와 맑은 여자 보컬의 목소리로 상큼한 샐러드 같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직접적인 노랫말보다 ' 슈비두바, 밥 디라리' 와 같은 가벼운 느낌의 노랫말을 많이 사용하여 리듬감을 살리면서 이 영화를 보다 맛있게 하고 있다.

이병우와 라이너스의 담요의 음악들은 일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것은 자신들에게는 매우 특별하지만 끊임없이 반복되고 들어봤던 그런 일들이다. 이들의 음악은 자극적이거나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하지만 일상 속에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담하게 음악 속에 표현하고 있다.

사랑은 기쁨과 열정을 준다. 또 사랑 때문에 상처도 받는다. 하지만 또 설레임과 함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이들의 설레임과 기대를 가득 담은 음악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