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우 고스트>는 시나리오와 배우의 개인기로 승부하는 영화다. 밥 먹듯 자살을 시도하던 상만(차태현)이 우연히 귀신과 소통하게 된다는 설정으로, 이 귀신들은 상만의 몸을 통해 자신들의 소원을 이루려고 끈덕지게 상만 곁을 맴돈다. 4명의 귀신과 늘 함께 다니니 온 몸에서 기가 빠져나갈 지경이다. 가끔 귀신이 빙의되는 탓에 차태현은 혼자 여러 캐릭터의 ‘짝퉁’ 연기도 해야 한다. 하지만 차태현은 과하지 않은 연기로 극의 흐름을 잘 잡아간다. 배꼽 잡는 코미디를 예상했다면 핀트가 어긋날 수도 있지만, 적절하게 섞은 감동 코드는 제 역할을 해낸다. 각 귀신별로 펼쳐지는 에피소드와 나중에 그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통해 합쳐지는 설정은 각본의 힘이며, 대중들이 좋아할 코드다.
● 한마디
언뜻 생각하기에 차태현의 개인기가 빛을 발하고 감초 조연들이 배꼼을 빼줄 것 같지만 <헬로우 고스트>는 의외로 담담하다. 가끔 웃긴 장면도 나오지만 박장대소할 장면은 거의 안 나온다. 하지만 이 영화는 시나리오의 조직이 좋다. 방만하게 벌려놓은 이야기를 끝으로 가면서 잘 모으며 집중력을 보여준다. 귀신마다 에피소드를 설정해 각기 다른 이야기처럼 전개하다가도 마지막에 그 에피소드들을 연결하는 재주를 부린다. 중간에 나오는 대사들도 나중에 역할을 하는 등 시나리오에 공을 많이 들였다. 허나 연출에서는 빈틈도 많이 보인다. 편집으로 생략된 이야기나 에피소드들의 만듦새 자체에서도 엉성한 부분이 포착된다. 하지만 영화는 마지막에 모든 허점을 잊게 할 정도의 감동 코드를 심어 놨다. <과속스캔들>까지는 모르겠지만 크리스마스 시즌 가족들이 함께 보기엔 매우 적당한 영화가 아닐런지.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귀신과 공생하며 그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스토리는 어디서 본듯하다. 차태현의 1인 5역 도전으로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의 코믹한 캐릭터와 코믹 연기는 수차례 경험을 해 왔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도대체 어떤 강점이 있길래 크리스마스 시즌에 출사표를 던졌을까? 있다! 크리스마스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가 분명히 있다. 특히 <헬로우 고스트>는 코믹의 외피를 두른 진한 감동을 전해주는 작품으로 연말에 안성맞춤이다. 여러 갈래의 이야기가 한곳을 향해 흘러가는, 그리고 종착지에 이르렀을 때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감동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올 연말 가족을 생각나게 하는, 따뜻하고 훈훈한 결말은 ‘이보다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영화 있으면 나오라 그래’라고 외치는 것 같다. 결말이 도대체 뭐냐고?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지금 당장 부모님께 물어보라. 아들(또는 딸)과 함께 가장 하고 싶은 일(소원)은 뭐냐고. 그게 곧 <헬로우 고스트>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차태현이 <과속스캔들>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코미디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러나 <헬로우 고스트>는 정확히 코미디보다 신파에 가깝다. 그것도 연말용 훈훈함과 따뜻함으로 강무장한 영화다. 그런데 착해야 한다는 강박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산만한 스토리를 서투르게 봉합하는 반전은 나름 감동적이지만 좋은 선택은 아니다.
(조이씨네 장병호 기자)
2010년 12월 6일 월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