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무표정한 듯 혹은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표정이 매력적인 배두나는 20대 초반이라는 비교적 어린(?) 나이의 소유자답게 젊고 발랄한 응답으로 네티즌들이 환영할 만한 답변자세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시종일관 웃음을 보이며 최근 영화 프로모션으로 많이 지쳤을 법한 인상을 지우고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영화를 보면 배두나는 심한 골초로 나온다. 한국 영화 속 여배우들 가운데 <소름>에 장진영에 버금가는 담배 '연기'가 아니었을까. 많이 힘들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겨울에 물속에도 들어가는데 무슨 대수냐며 싱긋 웃는 배두나의 얼굴에는 자신감과 여유로움이 보인다. 오히려 배역에 몰입하기 위해 오빠와 남동생의 담배피는 폼부터 익혔다는 그녀는 확실히 '배우'임에 틀림없었다. 최근 신하균과의 핑크빛 소문으로 인해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녀는 많은 색깔을 지난 신하균이야 말로 진짜 배우라며 은근히 치켜 세운다. 뿐만 아니라 많은 맛을 보이지 않는 담백함이야 말로 신하균의 매력중의 매력이라며 즐겁게 대답한다. 신하균 뿐만 아니라 송강호라는 굵직한 연기파 배우와의 연기 호흡에 대한 질문에는 "그동안 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정말 연기 고수들과 함께 작품을 했거든요. 그동안 함께 한 분들도 좋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라며 살짝 수줍어 했다.
배두나는 영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남다른 안목을 지닌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엽기적인 그녀>같은 흥행작을 포기하고 <고양이를 부탁해>같은 아트 영화에 출연하고 <청춘>같은 작품에선 성인연기도 불사해 화제를 뿌렸다. "<복수는 나의 것>대본을 받고 '아! 이건 내꺼다'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곤 곧 바로 '내가 아니면 안돼!'라고 스스로를 세뇌했지요". 이 영화에 신뢰를 더하는 까닭은 이 같은 배두나만의 영화적 심미안이 작용했을 거라는 기대가 있어서는 아닐까. 팜므파탈의 이미지가 강한 배역이란 느낌이 들었다라고 말하는 기자의 말에 "두나식으로 풀었는데, 요부로 보였나요?"하며 반색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인가 "하지만 아마도 사랑스러운 악역이었을 거에요"라며 덧말을 붙이며 배역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해 한마디를 부탁하자 "이 영화는 서러움에 관한 영화에요. 서러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뭔가를 해대는 자학과 같은 영화죠"라고 비교적 쉽게 정리한다. 어느 정도는 연기에 만족한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배두나는 현재 <복수는 나의 것>을 홍보하는 것과 동시에 김석훈, 박상민 등과 함께 지하철 블록버스터 <튜브>에 합류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끊임없이 이미지를 변신하고 있는 그녀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