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눈으로 확인한 <레지던트 이블 4>의 입체영상은 수준급이었다. <아바타>를 봤을 때 느꼈던 진기한 영상까지는 아니어도, 3D 입체영상이라는 명함을 건넬 정도의 수준이었다. 2D에서 3D로 전환한 영화들과 달리 처음부터 3D 입체영상에 맞는 카메라 앵글이나 액션 동작들을 구상했기 때문에 입체감이라는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입체영상 외에도 세기말적인 음산한 분위기가 잘 담겼다. 무채색을 기반으로 한 화면톤은 지구 종말의 시각화하고 고속촬영과 현란한 사운드로 만들어진 액션 장면들은 게임을 하듯 박진감이 넘친다. 하지만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들과 그렇지 않은 관객들 사이의 호불호는 나뉠 것 같다. 쾌감을 선사하는 전형적인 액션 영화라고 하기에도 2% 부족한 면이 있다.
● 한마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덕분에 밥먹고 사는 밀라 요보비치는 좀 더 영웅스럽고 여전사틱한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온갖 폼은 다 잡으면서 좀비들을 쓸어버리는 모습은 나름 쾌감을 준다. 3D 입체영상 역시 안정적이다. 유난스럽게 입체감을 강조하지 않아도 공간 디자인 자체를 풍성하게 구성해 자연스러운 입체영상을 만끽할 수 있다. 액션 자체를 즐기라는 의도인지 몰라도 특유의 잔인함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어 아쉬운 면도 있다.
(무비스트 김도형 기자)
2010년 9월 10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