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라의 달밤]은 [주유소 습격사건]의 작가와, 감독, 제작자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야심작이다. 김상진 감독은 고교 시절 전혀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고교짱과 왕따 모범생이 10년 후 깡패보스와 고교 선생으로 재회한다는 이야기는 그 설정만으로도 [주유소 습격사건]의 후속 작품으로 손색이 없다고 판단, 시나리오 각색 작업에만 1년여간 공을 들였다고 한다.
[신라의 달밤]은 기존의 코믹액션 영화나 [주유소 습격사건]에 비해 그 규모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30억 규모의 제작비와 드라마 구조면에서 이전 작품보다 한단계 버전업 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또한 '주유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경주'라는 도시 공간으로의 확장, 4명의 '캐릭터 코메디' 위주에서 굵직한 기승전결의 '드라마 구조를 가진 코믹 액션영화'로의 발전이 바로 그것이다.
천년고도의 도시 경주와 영화 [신라의 달밤]
영화속 기본 설정의 배경이 되는 경주는 옛스러움이 가득한 도시이다. [신라의 달밤]은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고풍스런 기왓장, 시내 한가운데 서있는 왕릉, 불국사를 비롯한 첨성대, 다보탑, 석가탑을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원래 이들 문화재 지역은 전통적으로 촬영팀에게 공개할 수 없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신라의 달밤]은 이런 촬영불가 원칙을 깨고 경주시와 불국사측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으며 진행되었다. 천년 고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경주지역의 고유한 풍광은 영화 [신라의 달밤] 스크린 속에 고스란히 담겨 국내안의 또다른 이국적인 화면을 연출하였다.
영화만큼 신나고 빵빵한 새로운 개념의 기획앨범!!
영화 음악은 [주유소 습격 사건]에 이어 가수 겸 작곡가인 손무현이 맡았다. [신라의 달밤]의 O.S.T 앨범은 다른 O.S.T 앨범과는 달리 단순히 영화의 삽입곡을 모아 놓은 옴니버스 앨범과는 사뭇 다르게 하나의 앨범으로서의 완성도가 높은 앨범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라의 달밤]의 테마곡인 '신라의 달밤'은 가수 한대수의 '천사의 담화'등을 작곡한 실력파 작곡가로 '유효'작사, '박시춘' 작곡의 '신라의 달밤'을 스윙 재즈, 힙합, 발라드의 3가지 버전으로 각각의 상황에 어울리는 특색 있는 편곡을 함으로 해서 영화뿐 아니라, 앨범에도 높은 비중을 보인다.
[신라의 달밤] 사운드트랙에는 한대수, 디바, 크라잉 넛, 플라워, 혼성 2인조 그룹 캔디맨, BBF(빅 브라더스 패밀리), 펑키록 그룹 블독맨션등 실력과 개성을 갖춘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뮤지션은 바로 '한대수'. 50이 넘는 나이지만 당당하게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 모던포크의 시조로, 데뷔 앨범부터 당대에 가장 도전적인 음반들을 발표한 진정한 뮤지션의 표본이자 살아있는 신화이다. 89년 2집 이후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한국록 음악사에서 새로운 편곡과 세션을 보여준 3집 '무한대'와 같은 명반을 발표했었다. 그가 이번 앨범에서 노래한 곡은 사랑의 아픔을 함축적인 말로 표현한 '멍든 마음 손에 들고'인데, 전형적인 70년대 펑크 음악으로 리듬기타와 브라스 세션이 강조된, 제임스 브라운의 고전적인 펑크에 근접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