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사일런스(1996, Beyond Silence)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소녀 라라의 이야기를 다룬 잘 짜인 성장 영화이며, 갈등과 화해를 감동적으로 묘사한 가족 영화이자, 멋진 음악 영화. 영화는 장애인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감동과 당위의 무게에 재미를 내주지 않았다. 가슴 아픈 이야기가 밑바닥에 가득하지만, 영화는 시종 밝고 명랑하기까지 하다. 라라는 갓 태어난 동생 귀에 대고 클라리넷을 불어 청각장애가 아님을 확인하고 환호한다. 어머니를 위해 TV 아래 앉아 영화를 수화로 통역해주기도 한다. 그렇듯 인상적인 에피소드들이 혜성처럼 길게 꼬리를 끌며 여운을 남긴다. 독일 영화면서도 할리우드 1급 드라마처럼 정점을 향해 촘촘히 내러티브를 쌓아올린 솜씨가 좋다. 듣지 못하는 아버지와 음악을 통해 소통한다는 역설적 라스트신도 충분히 깊이가 있다. 라라 부모로 출연한 두 배우는 실제 청각장애자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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