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수도사들... 관객을 향해 웃음을 날리다.
의도하지 않은 행동과 말투에서 진정한 웃음이 나오고, 마냥 진지하기만 할 것 같은 사람들이 엉뚱한 행동을 할 때 웃음이 배가 되는 것은 웃음 철학의 당연한 공식이다.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가문의 영광]의 유동근,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하늘이 흥행의 일등 공신이 된 이유도, 전혀 웃길 것 같지 않는 점잖은 사람들의 돌출행동이 영화와 잘 어우러진 때문이다. [신과 함께 가라]가 유도하는 웃음이 바로 점잖은 사람들에 의한 의도되지 않은 자연스런 웃음이다. 수도원 생활에만 길들여진 수도사들의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경험은 그들로 하여금 엉뚱한 웃음을 유발하고, 그래서 그 웃음은 신선하다.
위기에 봉착한 수도원을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다.
영화는 위기에 봉착한 수도원을 구하기 위해 처음 세상 밖으로 떠났던 세 수도사들의 갈등, 방황, 성장을 다룬 색다른 로드무비이다. 진지한 시선 속에서 표현된 상황 속 코미디는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시종일관 흐르는 아름다운 음악은 색다른 뮤지컬 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오해의 소지가 있어 쉽게 다루기 어려운 수도사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자유와 사랑이 우리 인생에 얼마만큼 큰 의미를 차지하는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영화이다.
Production Notes
[달마야 놀자] vs [신과 함께 가라]
다른 파(?)와의 싸움을 피해서 어쩔 수 없이 절에 들어간 조폭들의 이야기를 다룬 [달마야 놀자]와 어쩔 수 없이 수도원을 떠나 세상을 경험하게 된 [신과 함께 가라]는 다른 듯 닮은 영화이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의 낯선 경험과 그로 인해 보여지는 어색한 모습이 보는 이에게 웃음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신을 섬기는 수도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이기에 지루할 것이라는 오해를 부를 소지가 충분하지만, 오랜만에 혹은 처음 겪는 세상이기에 그들의 행동은 어설프다. 그들의 갈등과 방황, 성장의 모습을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게 자연스런 웃음으로 풀어낸 [신과 함께 가라]는 과장된 코미디, 반복되는 조폭 코미디에 식상한 관객들을 위한 센스있는 선물이다.
레몬 세일이라 온 동네가 난린데 너흰 한가하게 뒹굴고 있어?
[신과 함께 가라]가 진정으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수도사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파격적이고 까다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고 어렵지 않게, 오히려 지극히 자연스럽고, 재치 있게 표현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어린 수도사에게 처음 다가오는 여자의 유혹이 당혹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전혀 당황하거나 그 사랑을 애써 외면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수도자들의 눈치를 살피지도 않는다. 자연스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기쁘고 당당하게 자신에게 다가온 사랑을 받아들인다. 수도사의 일탈(?)을 목격한 다른 수도사 조차 그를 꾸짖거나 질타하기는커녕 레몬 세일이라 온 동네가 난린데 너흰 한가하게 뒹굴고 있냐며 그의 사랑에 자연스럽게 응수한다. 수도사이지만, 비록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기에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따뜻이 받아들이는 당당한 모습 덕분에 [신과 함께 가라]의 금지된 사랑은 아름답다.
1967년 [졸업]에서 2002년 [언페이스풀]까지... 계속되는 금지된 유혹...
사랑이라는 테마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게 가장 친근한 주제이며, 계속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평범한 사랑 이야기보다는 금지된 사랑 혹은 불륜에 관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강한 매력으로 다가간다. 젊음에 관한 영화로 기억되는 [졸업]에서도 불륜이란 소재는 빠지지 않고 사용되었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젊은이가 아버지친구의 아내와 불륜을 저지르는 내용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많은 논란을 불렀다. 그리고, 1995년 [아름다운 청춘]은 여교사와 어린 제자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다시 한번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 2002년 개봉된 영화 [언페이스풀]도 안정적인 가정을 가진 여자의 금지된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흥행몰이를 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사], [해피엔드] 등 금지된 사랑을 다룬 영화는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을 샀고, 현재 톱 스타들을 내세운 우리 영화 [밀애], [중독]이 제작 되는 등 금지된 사랑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신과 함께 가라]가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다섯 가지 이유
로드무비를 표방한 [신과 함께 가라]에는 음악, 유혹, 사랑, 모험, 자유가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음악
길 한복판에 서있는 아르보. 그는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는 키아라의 아름다움에 반하고... 그들은 그렇게 함께 여정을 시작한다. 세 명의 수도사와 맞은 숲속에서의 첫날밤 키아라는 그들의 저녁 찬송을 처음 듣게 되고,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에 그들을 다시 보게 된다.
유혹
이탈리아로 가기 위한 기차를 놓친 그들… 잠시 타실로의 고향집에 들르게 되고, 좀더 머물고싶은 타실로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벤노, 그리고 아르보 사이엔 노래도 없고, 기도도 없이 조용한 침묵만이 흐른다. 달콤한 세상의 유혹에서 그들은 더 이상 동료가 아니다.
사랑
아르보를 목욕시켜주는 키아라... 둘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싹트고, 그들은 서로를 부드럽고 달콤하게 보듬어 준다. 젊은 수도사인 아르보에게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첫 사랑이고,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그의 선택에 달려있다.
모험
변심한 벤노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성당에서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와 타실로...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는 키아라... 키아라는 함께 노래 부르는 아르보의 모습을 보면서 아르보는 신과 함께 있어야 함을 깨닫고 그들의 곁을 떠난다.
자유
아르보를 잊기로 한 키아라… 그러나 공항에서 아르보의 목걸이를 보고 자신의 마음속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고, 다른 수도사를 통해 아르보에게 목걸이를 돌려준다. 목걸이를 보고 밖으로 뛰어나온 아르보... 수도사들은 아르보의 마음을 잡기 위해 뜨거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른다. 아르보는 과연 자신이 진정 원하는 자유를 깨달을 수 있을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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