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곱, 명랑하고 불량하게...
우리는 흔히 질이나 상태가 좋지 못함을 일컬어 불량이라 칭한다. 질서를 어지럽히고, 공들여 쌓아온 규범을 한번에 무너뜨리고, 심지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는 그 불량함. 영화 [품행제로]는 그 불량에 주목하고자 한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불량함이 모두 위험천만한 것만은 아니며, 그 중에는 순수함과 정겨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불량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렸을 적, 불량식품 쫀드기 한 줄에 행복해하던 기분과 맞닿아 있다고나 할까. 온전하지 못함이 주는 기대치 않았던 즐거움. 열일곱 피끓는 청춘들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영화 [품행제로]는 이렇듯 순박한 불량함이 만들어내는 웃음의 가치를 따지고자 한다. 젊음은 하라는 행동은 하지 않아도 하지 말라는 짓은 기어코 해내고 마는 용기(?)가 통하는 시기. 1980년대, 고삐리라 불리던 [품행제로]의 주인공들에게도 그 무모한 용기는 운명처럼 여겨졌으니. 수업은 뒷전, 갤러그 한판에 목숨걸고, 첨단 유행이던 핀컬 파마머리를 사수하기 위해 온종일 선생님을 피해 다니던 아련한 기억들. 영화 [품행제로]는 그들이 지닌 우스꽝스럽고 미워할 수 없는 불량함을 통해 웃음의 소화불량을 한방에 날려버리고자 한다.
기발한 영상이 빚어내는 웃음 퍼레이드
우리에게 웃음이 없었다면? 다른 건 몰라도 지금처럼 한국영화가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한 한국영화의 연이은 흥행성공은 우리에게 웃음과 여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살벌한 조폭이 만들어내는 웃음부터 칠순을 넘긴 벙어리 할머니가 만들어내는 웃음까지. 다양한 웃음이 한국영화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관객들의 관심과 애정이 점점 커지면서 지금의 코미디영화는 한계에 부딪친 상태다. 이에 우리는 정형화 된 틀을 비틀고 예측불허의 상상력을 총동원한 색다른 웃음을 만들어 한국영화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자 한다. [품행제로]의 상상을 초월할 웃음은 기발한 영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 리얼리티보다는 상상력에 기초한 만화적 영상이 그것이다. 첫사랑의 떨림도, 화끈한 주먹질의 아찔한 찰나도 모두 끝없는 상상력에서 출발하고자 한다. 영화 [품행제로]는 3D 컴퓨터그래픽 기술을 십분 활용할 초감각 스타일의 영상으로 관객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하게 할 사상 초유의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잘 나가는 신세대 스타 다 모였다!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특유의 애드립 연기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른 류승범과 모 통신광고를 통해 주가가 급상승한 임은경, 그리고 자연스런 연기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공효진. 영화 [품행제로]는 이른바 잘 나가는 그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무서운 신인들이 영화 각처에 포진해 있는데, [눈물]과 [정글쥬스]의 봉태규, 영화 [후아유]의 김광일, TV드라마 [가을동화]의 최우혁 등이 출연한다.
새롭고 정겨운 시간여행
김승진의 스잔과 박혜성의 경아를 기억하는가. 남진과 나훈아처럼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라이벌은 존재하는 법. 영화 [품행제로]에서는 1980년대 중반 여학생들의 우상으로 군림했던 두 가수의 곡을 등장시키면서 시간은 흘렀지만 변하지 않는 시대의 법칙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결합시켜 신세대에게는 새롭고 기성세대에게는 정겨운 시간여행을 꾀한다. 80년대 청춘들의 대표적인 문화였던 불법 LP음반, 포르노 비디오 등을 보면서 지금의 청춘문화와 당시의 문화는 어떻게 다르면서도 똑같은지 비교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만화적 상상력이 결합된 컴퓨터 그래픽
[품행제로]는 향수를 자극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달리 3D 컴퓨터그래픽이 많이 쓰이는 작품이다. 시대배경은 아날로그이지만 비주얼 만큼은 디지털 신기술을 총동원한 기상천외한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 게임과 [런딤], [아크] 등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던 3D 컴퓨터그래픽의 강자 디지털드림스튜디오가 발벗고 나서 상상을 초월할 영상을 재현한다.
찰떡궁합이 빚어내는 흥겨운 사운드의 향연
거침없고 반항적인 가사로 항상 도전적인 행보를 보여 온 DJ DOC의 맏형 이하늘과 그루브한 리듬의 남성적인 파워 랩의 선두두자 제이. 개인적인 친분으로 더욱 기대가 되는 그들의 환상 콤비 플레이가 영화 [품행제로] OST를 통해 선보인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영화음악을 하고 싶었다는 이하늘은 지금까지 DJ DOC를 대표했던 힙합, 댄스곡 외에도 다방면의 음악을 두루 보여줄 수 있어 뮤지션으로서의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낼 예정. [품행제로]의 영화음악 뿐만 아니라 카메오 출연까지 욕심을 냈다고 하니 배우로서의 모습까지 기대해 봐도 좋을 듯 하다.
극악무도한 만화 캐릭터들의 대반란
기억 저편에 자리잡은 추억의 만화 속 캐릭터들. [품행제로]는 그들이 종횡무진 활약하는 특별한 무대이다. 성장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주최할 수 없는 상상에 휩싸인 우리의 열일곱 청춘들은 미래의 영상산업을 책임지겠다며 춘화사업(성희를 즐기는 그림을 빌미로 용돈을 버는 신종사업(?)을 시작한다. 그런데 그 춘화의 주인공들이 다름 아닌 그 시절 만화의 주인공. 캔디, 하록선장, 마징가Z, 원더우먼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들의 과감한 노출연기는 과히 대종상 조연상 감이라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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