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춰졌던 진실을 알게 되다!
90년대 중반, 영화 <선택>의 홍기선 감독과 이맹유 작가는 45년간 감옥에 갇힌 세계 최장기수 김선명에게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이맹유 작가는 이 소재의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비전향 장기수 출신 인사들이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던 만남의 집을 찾아가 직접 허드렛일을 도우면서 조심스레 그들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몇십 년간 감옥에 갇혀 지낸 그들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지만, 결국 그들의 집요한 노력 끝에 닫혀 있던 한국 사회에서 몇십 년간이나 비밀로 간직되어 오던 자신들의 존재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놓기 시작했다. 그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온 값진 증언들은 결국 [선택]이라는 영화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
2. 첩보전을 방불케 한 시나리오 작업!
[선택]은 비전향 최장기수 김선명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재와 내용으로 보아 한국에서 제작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선택]의 시나리오 작업이 진행된 1996년만 해도 장기수 출신들을 취재하러 그들의 거처에 드나들던 홍기선 감독과 이맹유 작가는 불안한 마음으로 항상 주위를 살펴야 했다. 작업 내내 조심스레 취재하며 외부에 일체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고, 감옥에 들어갈 각오까지 하며 작업한 홍기선 감독과 이맹유 작가. 그런 그들이기에 그들의 삶을 진솔히 표현하겠다는 원칙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영화를 본 장기수 출신 인사들은 감독에게 만족을 표시했다고 한다.
3. 7년 전 다시 그 곳 - 신대전 교도소
[선택]은 28회 촬영중 27회가 교도소를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구 수도여고 교사에 지은 교도소 세트와 서대문 형무소, 그리고 세계 최장기수인 김선명 씨가 실제로 수감되고 출소했던 신대전 교도소가 그 곳이다. 신대전 교도소는 중범들이 많은 곳으로 내부촬영 허가가 쉽지 않았지만, 실제 김선명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던 장소를 영화를 통해 재현한다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제작진의 노력 끝에, 결국 교도소 내부 촬영 허가를 얻을 수 있었다. 스텝들과 교도관 모두 긴장한 가운데 7년 전 영화의 실제 모델인 김선명 씨가 수감되고 출소한 바로 그곳에서, 제작진은 다시 한번 영화 속에서 김선명을 가두고 출소시키는 묘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4. 아주 특별한(?) 죄수들
[선택]에서 가장 많은 죄수를 만날 수 있는 부분은 서대문 형무소의 강당에서 촬영한 좌익수 전담반장 오태식의 취임식 장면이다. 그렇다면 새파랗게 머리카락을 깎고 좌익수로 앉아있는 그들은 누구일까? 머리를 삭발한 150여 명의 출연자를 구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겨우 삭발을 허락한 보조 출연자들부터 영화잡지 광고를 보고 온 아르바이트 학생들, 그리고 즉석에서 탑골공원의 할아버지들까지 동원됐다. 그래도 부족했던 인원은, 촬영에 돌입하면서 배우들과 함께 머리카락을 자른 [선택]의 모든 남자 스텝들, 그리고 촬영 현장을 방문한 여러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메웠으며, 현장을 방문한 스텝의 친구들까지 삭발당하고, 나아가 간수들에게 구타당하는 장면까지 촬영하는 등 봉변(?)을 겪어야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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