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아스트 장률의 시선이 닿은 공간 그리고 도시!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릴레이 드디어 베일을 벗은 도시 3부작, 그 여정의 끝
영화와 시, 연극과 현실, 연령과 성별의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시선과 모호함과 긴장감 사이를 유영하는 시적인 리듬으로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구축해 온 시네아스트 장률. 그의 새로운 마스터피스 <후쿠오카>가 뜻밖의 시절에 우리에게 당도했다. 황량한 중국 변방 도시의 공기를 포착한 <망종>(2006), 경계의 도시 연변을 그린 <두만강>(2011), 고혹적인 천년 고도를 담은 <경주>(2014), 시간이 멈춘 듯한 소도시 군산까지 공간이 품고 있는 정서와 질감을 포착하는 그의 남다른 시선은 늘 관객들에게 생경한 영화 여정을 선사해왔다. 올해로 감독 데뷔 20년을 맞이한 시네아스트 장률의 시선이 닿은 도시는 일본의 ‘후쿠오카’다.
<후쿠오카>는 개봉 전 시네아스트 장률의 도시 3부작의 마무리 격 작품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장편 데뷔작 <당시>(2003)를 시작으로 중국에서 영화를 만들어온 장률 감독은 죽음과 삶이 공존하는 천년고도 <경주>(2014), 일제시대의 잔재인 적산 가옥이 군집한 도시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를 통해 국내로 거점을 옮기며 한국 관객들에게 한 발짝 가까이 다가왔다. <후쿠오카>는 서울의 대학가 작은 헌책방에서 시작해 시인 윤동주가 숨을 거둔 곳이자 수많은 재일 동포가 살아가고 있는 항구 도시 후쿠오카로 향한다. 한데 묶인 <경주><군산: 거위를 노래하다><후쿠오카>는 ‘사랑’이라는 가장 일상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소재를 역사적 아픔과 모순이 공존하는 도시를 배경으로 그려낸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등장인물의 행동과 작은 소품 속 ‘기시감’을 녹여내는 등의 섬세한 연출은 도시 3부작 팬덤을 불러일으키는 매력 포인트다. 특히 관계와 경계에 주목한 영화 <후쿠오카>는 도시 3부작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세 작품 사이를 이으며 장률 유니버스를 확장시킨다. <경주>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연결고리가 장률 감독의 페르소나 배우 박해일이었다면,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와 <후쿠오카>를 통해 배우 박소담의 캐릭터 ‘소담’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경주>의 인연을 상징하는 촛불 시퀀스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주은’의 일본 인형 등 전작을 알고 보면 더욱 흥미로운 설정도 곳곳에 녹아 있다. <후쿠오카>는 지난해 제62회 베를린영화제 포럼부문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 러브콜이 잇따랐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후쿠오카의 정취와 시네아스트 장률의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인 후 평단과 관객은 “수많은 경계선을 끊임없이 넘어서면서 자유롭게 유영하는 작품”(이동진 평론가), “장률 감독의 세계관을 잇는 다리”(맥스무비 박재은), “꿈을 꾸는 듯한 이국으로의 짧은 여행”(왓챠, 탄**), “경계가 무너진 세계는 매혹적이다.”(티스토리, DAISHI*******)등 호평 릴레이로 뜨거운 지지를 보내며, 높았던 기대를 꽉 채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힘입어 장률 감독은 <후쿠오카> 개봉 소식과 함께, 중국 영화계와 손잡은 신작 <유천>의 소식을 알리며 또 다시 시작하는 도시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다.
영화계와 관객의 뜨거운 지지로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시네아스트 장률의 도시 3부작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 개봉해 2020년 확장된 장률 유니버스의 문을 활짝 열 예정이다.
기묘한 조합, 더 기묘한 여행, 기기묘묘한 완성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의 완벽한 앙상블! 거장과 명품 배우진이 그려낸 트리플 X 트립풀 시너지! 나이도, 성별도, 쌓아온 필모그래피도 제각각이지만 ‘믿고 보는’ 배우, 관객들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시네아스트 장률의 열두 번쨰 작품 <후쿠오카>에서 뭉쳤다. 연극 무대부터 안방극장, 스크린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빽빽한 필모그래피 속에서도 개성 넘치는 연기로 스크린을 사로잡아 온 명품 배우진이 장률 감독의 지휘 아래 트리플 앙상블을 선보인다. 어울리지 않을 듯 완벽하게 어울리는 기묘한 조합으로 낯설고도 익숙한 도시 후쿠오카를 향해 더 기묘한 여행을 떠난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이다. 실제로 두터운 친분을 자랑하는 권해효와 윤제문이 28년 차 앙숙 ‘해효’와 ‘제문’으로 완벽 변신, 불협화음 중에도 착착 맞아떨어지는 호흡의 만담 케미를 선보인다. 박소담은 반대편에 서서 이들을 꿰뚫어 보고, 시간과 언어의 경계를 넘나드는 문제적 캐릭터 ‘소담’으로 분해 미스터리한 면모를 보여준다. 100여 편 이상의 필모그래피 속 독립영화와 상업영화를 넘나드는 배우 권해효는 관객들에게 신뢰와 기대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믿고 보는 배우다. 선 굵은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배우 윤제문은 <후쿠오카>를 통해 의외의 귀여운 면모를 선보인다. 올해 영화계 최고의 이슈 <기생충>(2019) 신드롬의 한가운데 자리한 배우 박소담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에 이어 장률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언제나 전략적인 캐스팅을 선보였던 장률 감독은 <후쿠오카> 배우들의 본명을 그대로 사용한 문제적 캐릭터의 향연을 예고하며 기대를 높인다. 사회 격변, 혁명, 사랑이 치열하게 뒤섞였던 80년대의 기억에 머물러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해효’와 ‘제문’ 그리고 “우리는 너무 긴장하고 살아서 그래요”라는 대사로 대표되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소담’ 캐릭터는 배우들의 본체와 완벽한 일체감은 물론 경계를 넘나드는 색다른 매력까지 품어낸다. 명품 배우진이 장률 감독 러브콜에 화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틀에 박히지 않았지만 우리 옆에서 본 듯한 생동감 넘치는 인물 표현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세 배우의 조합이 특별한 데는 남녀임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를 표방하지 않는다. 장률 감독은 “셋 사이의 연애 가능성 같은 건 애초에 생각하지도 않았다. 두 남자는 오히려 서로에게 꽂혀있다”며 나이 차이 많은 배우들을 트리플 주연으로 내세운 이유를 밝혔다.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배우 권해효와 윤제문의 불협화음 케미스트리는 박소담의 연결고리로 극대화된다. 28년 전 연적이었던 ‘해효’와 ‘제문’은 ‘소담’에게 둘이 사귀냐는 힐난을 받을 만큼 끈덕지게 붙어 다닌다. 첫사랑 ‘순이’를 잊지 못한 채 청춘을 허비한 50대 남성을 연기한 두 배우는 사실상 <후쿠오카>의 멜로라인을 담당한다. <후쿠오카>의 세 명의 배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은 장률 감독이 지휘하는 시적인 리듬 아래 완벽한 앙상블과 새로운 캐릭터의 스펙트럼을 마음껏 펼쳐냈다.
시네아스트 장률이 조합하고 완성해낸 명품 배우진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의 트리플X 트립풀 시너지가 돋보이는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부터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사는 문제적 캐릭터들의 향연 그 중심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 박소담의 ‘소담’ <기생충> ‘제시카’ 기세 잇는 전무후무 문제적 캐릭터의 등장!
<후쿠오카> 속에는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사는 문제적 캐릭터들의 포진이 단연 돋보인다. 28년 전 첫사랑을 잊지 못해 첫사랑의 고향인 후쿠오카에 와서 삶의 터전을 잡은 ‘해효’와 28년 전 첫사랑을 잊지 못해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헌책방의 주인이 된 ‘제문’의 오래 묵은 상처는 우스우면서도 일면 납득이 가는 면이 있다. 여기서 고개를 돌려보면, 가장 밝은 빛을 발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제문의 헌책방의 미스터리한 단골손님 ‘소담’이다.
천편일률적인 여성 캐릭터 설정을 벗어난 <후쿠오카>의 ‘소담’을 연기한 배우 박소담은 자신의 진가를 알린 <기생충>의 ‘기정(제시카)’의 카리스마를 뛰어넘는 문제적 캐릭터를 선보인다. 최근 영화계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가운데 배우 박소담은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그가 선택한 ‘소담’은 장률 감독의 전작 <경주>(2014)의 신민아, <춘몽>(2016)의 한예리,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의 문소리와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뭇 남성들의 구애를 받지도, 묘한 로맨스 기류도 일체 풍기지도 않는다. 예측불허 문제적 캐릭터로 경계를 마음껏 넘나 든다. 두 남자 사이를 관망했다가 이어 붙였다가 훌쩍 떠나간다. 맥 빠진 말투로 연극 속 주인공처럼 구는 귀신같은 ‘소담’을 완벽 소화하며 선배 배우들과 앙상블을 이루는 연기력으로 스크린을 한가득 채워낸다. 가족들 중 가장 현실적인 성향으로 위기 상황마다 기발한 방법으로 대처하며 빛나는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기생충>의 ‘제시카’와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또 한번 스크린을 접수한다. ‘기정’이 타고난 카리스마로 여유 넘치는 기세를 보여주었다면, ‘소담’은 카리스마로 부유하듯이 경계를 넘나 든다. 과거의 인연에 사로 잡혀 서로를 미워하기 바쁜 두 남자 ‘해효’와 ‘제문’에게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 그는 관찰자 같기도, 귀신같기도 해 종잡을 수 없는 문제적 캐릭터이자, 감독의 메시지를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중심 인물이다. 장률 감독은 ‘소담’이라는 여성 캐릭터가 가진 서사와 전달의 힘을 빌려 관계에 대한 담론을 가장 직접적으로 제시한다. 언제나 경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장률 감독은 사회나 인간성을 왜곡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꿈꾼다. 바로 서로의 언어를 지키되 벽을 넘어 소통하는 것. 배우 박소담은 장률 감독과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당시 “온몸의 세포가 다 연기와 관계된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번 <후쿠오카>까지 인연을 이어오게 되었다는 후문. 이를 대변하듯 ‘소담’은 자유롭게 언어와 국적의 장벽을 넘어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담’이 말하는 대사는 긴장과 경계의 선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내면의 치유를 선사하며,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박소담은 <후쿠오카>의 ‘소담’을 통해 끝없는 연기 스펙트럼으로 스크린 가득 존재감을 채워내며 배우로서 저력을 입증하고 높아진 기대에 완벽 부응할 것을 예고한다.
전 세계 유수의 언론과 평단을 통해 재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 박소담, 그가 선택한 전무후무한 문제적 캐릭터의 탄생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독보적 시선! 시네아스트 장률의 열두 번째 마스터피스 모두의 기다림 끝에 뜻밖의 시절에 당도하다!
2001년 촬영한 <11세>를 시작으로 영화감독으로 발을 딛은 장률 감독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하여 더욱 뜻깊은 열두 번째 장편 <후쿠오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장률 감독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는 영화보다 되려 현실이 더 영화 같다는 것. 그는 일상에서 보이는 파편적인 풍경들을 치우거나 가리지 않는다. 그 속에 영화적 리듬을 주입하고, 굳어버린 관념과 선입견을 길가의 돌부리처럼 심어 경계를 부유하던 등장인물들의 신발 코에 부딪히도록 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질 뿐이다.
“여기 왜 오자고 했어?” 귀신에게 홀려 여기까지 왔다고 우기는 ‘제문’이 후쿠오카에 와야만 했던 이유. 28년 만에 만나서 한다는 소리가 “난 변한 거 없으니까 그냥 가라”인 ‘해효’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으며 “그래서 순이는 만났어?”라 묻기 위함이었다. 성격도, 생김새도 판이하게 다른 두 남자가 갓 찍어낸 데칼코마니처럼 닮음을 포착한 건 ‘소담’. 언어의 장벽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외국인들과 한국말로 소통하는 것도 모자라 “우린 너무 긴장하고 살아서 그래요”라는 의미심장한 대사까지. 종잡을 수 없는 인물들의 행적은 궁금증을 자극한다. 장률 감독은 가장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 언어, 국적, 연령, 시공간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로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진다. 기묘한 조합의 세 사람의 사이를 정의 내리려 하기보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 보길 제안한다. 장률 감독이 등장인물이 걷는 길에 심어놓은 질문에 집중한다면 이야기는 퍼즐처럼 자연스레 맞춰지고 하나의 커다란 그림을 보여준다.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서로를 지키되 모든 벽을 넘어서는 진정한 소통의 문이 열린다. 첫사랑 ‘순이’가 자신만을 사랑했다며, 단 한 사람만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하는 ‘해효’와 ‘제문’의 스탠스를 취하기보다 모든 관계 사이를 부유하는 듯한 ‘소담’의 자세로 영화를 바라보기를 바란다. 그 순간 우리는 장률 감독이 꿈꾸는 유토피아를 함께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을 것이다. 시네아스트 장률의 작업 방식이 돋보이는 독특한 구성은 영화의 백미다. 첫 시퀀스와 마지막 시퀀스는 동일한 공간에서 동일한 소품, 다른 배우를 통해 그려진다. <후쿠오카> 속 엔딩은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던 장면이었다. 스태프의 작은 실수로 인해 등장한 소품과, 자신의 촬영 일정이 아님에도 현장에 방문했던 배우를 가지고 즉흥적으로 촬영했던 장면은 시작과 엔딩의 공간, 그리고 28년의 간극을 맞닿게 했다. 영화를 촬영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장률 감독의 작업방식은 아이러니함과 우연이 모여 커다란 하나의 인연을 만드는 우리의 삶과 닮아 있다. 여기에 곱씹을수록 그 의미를 찾게 되는 대사와 만담처럼 주고받는 대사에 녹여낸 위트, 감각적인 시퀀스로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켜 관객을 웃음 짓게 한다.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경계의 모호함과 긴장감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색한 시네아스트 장률의 열두 번째 마스터피스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 뜻밖의 시절에 당도해 기묘한 여행을 시작한다.
아름다움과 기묘함 사이 시인 윤동주가 숨을 거둔 곳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혼재된 도시 ‘후쿠오카’ 그 공간 속에서 섬세하게 포착한 도시의 질감과 정서!
장률 감독은 2018년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의 촬영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후쿠오카> 촬영에 돌입했다. 언제나 도시를 거닐며 이야기하는 그답게 열두 번째 작품 <후쿠오카>에서도 공간의 질감과 정서를 포착해 특유의 시적인 리듬과 함께 스크린에 녹여냈다. 후쿠오카는 항구도시의 역사가 흐르는 곳이다. 한국과 가까운 거리로 수많은 재일동포가 살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중국과도 오래 교류한 국제화 도시로 큰 도시 규모를 자랑하지만, 동네 혹은 마을의 정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한자를 풀이하면 행복의 언덕(福岡)이라는 뜻을 지닌 후쿠오카, 소담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이곳에서 윤동주 시인은 형무소에서 싸늘한 죽음을 맞이했다. 후쿠오카라는 도시는 기묘함으로 가득 차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까지 3국의 경계가 맞닿는 이 도시는 공간에 예민한 장률 감독이 선택한 열두 번째 무대가 되었다.
후쿠오카는 그를 사랑한 도시이자 그가 사랑한 도시다. 지난 10년 동안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후쿠오카국제영화제의 초청을 받아 거의 매년 후쿠오카에 방문했다. 지난해 후쿠오카국제영화제에서는 <후쿠오카>를 필두로 장률 감독 특별전을 기획하는 등 남다른 인연을 이어나갔다. 오랜 세월 덕에 낯익은 만큼 따뜻한 도시에서 장률 감독은 상반된 감정을 느꼈다. 민족 시인 윤동주는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싸늘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한낱 여행지로만 치부할 수 없는 도시였다. 후쿠오카라는 공간이 던진 물음은 그를 영화 <후쿠오카>로 이끌었다. 도시의 아름다움과 소담한 정서를 느낌과 동시에 윤동주의 죽음으로 인해 한 도시 전체가 감옥처럼 느껴지는 상반된 경험은 이번 작품의 토대가 되었다. 이전 작품들을 통해 시인 윤동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한 장률 감독은 <후쿠오카>에 ‘사랑의 전당’과 ‘자화상’ 두 작품을 직접 등장시켰다. 창작가들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을 꼽으라면 관념이나 인생에 대한 생각이겠지만 윤동주 시인의 작품에서는 공간이 가장 먼저 보인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이념이나 사상보다 앞선 사랑과 하늘, 별, 바람을 이야기한다. 장률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공간을 거닐며 이념이나 사상에서 비롯된 경계를 허물고 함께 관계 속에 살아갈 것을 말한다. 후쿠오카에는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한다. 시인 윤동주의 죽음은 과거지만, 죽음을 맞이한 후쿠오카 형무소는 아직도 그 자리에 굳건히 남아있다. 수없이 많은 재일동포들 역시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계인으로서 그곳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의 ‘주은’ 부녀도 그중 하나였을 것이다. 시네아스트 장률은 도시의 기묘한 질감과 정서를 포착하고, 그 안에 저마다 상처를 안고 사는 문제적 캐릭터들의 트러블 가득한 스토리를 풀어냈다. 가장 일상적인 소재 속에 경계와 관계에 대한 담론을 꺼내 들며 곳곳에 덧붙인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은 현대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는 서로를 향한 혐오를 멈추고 장률과 함께 경계를 넘나들며 윤동주처럼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노래할 때다.
윤동주 시인을 연결고리로 과거와 현재의 역사가 혼재된 도시 속의 질감과 정서를 섬세하게 포착한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 극장가로 찾아온다.
재중동포 감독, 한국 배우, 일본 후쿠오카 기묘한 조합으로 그린 한중일 관계에 대한 깊은 담론 날카롭지만 유연한 ‘장률 유니버스’의 확장!
<경주>(2014)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2018)로 모든 경계를 부유하듯이 넘나들었던 시네아스트임과 동시에 경계인으로 평생을 살아온 장률은 마침내 <후쿠오카>에 당도해 자신 앞의 모든 경계를 무너뜨렸다. 재중동포 출신 감독 장률과 한국 배우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 후쿠오카에서 마주했다. <후쿠오카>를 구성하는 모든 조합은 어우러지지 않을 것 같은 기묘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확장된 장률 유니버스 속 한중일 3국의 경계는 무의미하다.
현대 사회 속 언어는 충돌의 근원 혹은 권력의 도구지만 장률의 유니버스 속에서 이러한 언어의 성격은 힘을 잃고, 소통이라는 본질에만 충실한다. 장률 감독을 대표하는 수식어를 꼽는다면 ‘시네아스트’ 혹은 ‘경계인’ 일 것이다. 재중동포 출신의 장률 감독은 언제나 경계의 지점에 서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독보적인 서사를 구축해왔다. 경계인으로서 당사자성을 가진 그는 자신이 가진 날카롭고 유연한 시선을 바탕으로 모든 경계를 희미하게 만들어 스크린 속에 녹여낸다. <망종>(2006), <두만강>(2011)에서 대륙과 반도의 경계에 선 자신의 국적, 정체성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면, 한국으로 거점을 옮겨온 <경주><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로 한중일 3국의 관계에 대한 담론까지 서사를 확장시켰다. 필모그래피 속 서로 다른 이름을 가진 수많은 인물들이 꿈과 현실, 연령과 성별, 국적과 언어의 경계를 마음껏 넘어 다니면서도 판타지라는 장르에 국한되지 않듯, <후쿠오카> 역시 모든 장벽을 넘나들며 유영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후쿠오카>에서 ‘소담’과 소통하는 인물로 두 여자가 등장한다. 꿈에 나온 장소를 찾아 여기까지 온 중국인 관광객과 헌책방의 주인 일본인 ‘유키’다. 세 사람은 모두 모국어를 쓰지만, 소담과 대화는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중국의 고서 ‘금병매’는 한국에서 출판되어 ‘소담’의 손에 있고,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는 중국에서 출판되어 중국인 관광객의 손에 있다. 일본에 단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는 ‘소담’을 ‘유키’는 기억하고 있다. 영화 속 일상의 작고 작은 요소들을 통해 맞닿아있는 역사를 지닌 한중일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28년 전의 과거에 사로잡혀 살던 ‘해효’와 ‘제문’도 ‘소담’의 기묘한 소통 방식을 따르자, 서로를 밀어내기 바빴던 두 사람의 사이에 변화가 시작된다. 여태 잊지 못한 ‘제문’의 헌책방 전화번호를 말하는 엔딩에 이르러 먼 곳으로 칭해졌던 후쿠오카는 다시 서울, ‘순이’가 사랑했던 헌책방 정은서점과 마주한다.
<후쿠오카>는 기기묘묘한 도시에서 시인 윤동주의 작품을 읊으며 이상적인 관계에 대하여 노래한다. 역사적 과오와 상처, 희로애락이 서로 맞물려 혼재된 한중일 3국은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에도 결코 뗄 수 없는 맞닿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혐오가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그 가운데 놓인 한중일 3국에 <후쿠오카>를 통해 서로가 돌고 도는 관계의 미로 속에 있음을 은유적으로 시사한다.
꿈과 현실, 영화와 연극, 성별과 연령, 모든 경계를 넘나들며 한중일 3국의 관계에 대한 담론을 던지는 시네아스트 장률의 12번째 영화 <후쿠오카>는 오는 8월 27일 극장에 도착한다.
시네아스트 장률이 연주하는 시적인 리듬! 감각적인 시퀀스와 독특한 촬영 기법 곱씹을수록 맛있는 대사 속에 버무려낸 위트까지!
<후쿠오카>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목은 시적인 리듬과 오묘한 코미디다. 영화를 다루지만 모호함과 긴장감 사이를 줄타기하고, 간결함 속에 심도 깊은 이야기를 담아낸 시네아스트 장률은 여타 영화감독에게서 찾아보기 어려운 시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 그가 스크린 속에 담은 자신만의 운율과 리듬은 한 편의 시처럼 간결하게 다가와 관객의 감정에 끊임없이 작용하고, 웃고 빠져들게 만든다.
장률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쿠오카>는 촬영 시 모든 리듬이 들어있었기에, 보다 수월하고 빠르게 편집을 끝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작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와 달리 선형적인 전개로 나아가는 <후쿠오카>는 28년이라는 세월이 쌓인 공간을 따라 때로는 춤을 추듯, 때로는 유영하듯이 흘러간다. 이전 작품들을 통해 은근히 웃기고, 점점 빠져들게 하는 오묘한 코미디를 선보이며 팬덤을 쌓은 장률 감독은 <후쿠오카>에서 ‘해효’와 ‘제문’의 서로 말꼬리를 잡고 잡아 늘어지는 불협화음 만담 케미스트리로 자신만의 유머 코드를 이어나간다. 상상 못 할 답변과 50대 중년 남성이라고 믿기지 않는 유치한 대화들이 집요하게 반복된다. 절대 맞춰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의 불협화음은 우리가 눈치조차 채지 못한 때, 완벽한 합주로 자리 잡아 있다. 자신만의 리듬에 맞춰서 살아가는 ‘소담’은 28년 전 첫사랑과 함께 했던 그곳에 머물러있는 ‘해효’와 ‘제문’에게 “쟤 완전 또라이 아니야.”라는 말을 듣고도 유념하지 않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회의 흐름에서 볼 때는 어색한 ‘소담’은 보편적이라고 절대 말할 수 없지만 분명 눈에 띈다. <후쿠오카> 속 세 인물들이 내뱉는 수많은 대사들은 관객들을 긴장을 풀고 웃게 만든다. 위트로 버무려진 대사는 곱씹을수록 진가가 드러난다. “우린 너무 긴장하고 살아서 그래요.”처럼 실없는 소리 사이 숨겨진 의미와 겹겹이 쌓인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단절과 경계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내면적인 치유를 선사한다.
촬영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모든 경계를 넘나드는 시네아스트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구조와 장소를 막론하고 촬영 가능한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되었다. 흔들리는 시선 아래 틈 사이로 인물을 좇거나 헌책방 속 겹겹이 쌓인 책들로 이뤄진 미로를 비추는 화면은 관객을 순식간에 서울 구석의 정은서점으로 데려왔다가 후쿠오카 골목 뒷편 작은 술집 들국화까지 떠나오게 만든다. 꿈결 같은 여행의 묘미이자 영화와 연극,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단 번에 허물어버리는 촛불 시퀀스는 영화제를 통해 <후쿠오카>를 먼저 만나본 관객들이 손꼽는 명장면이다. ‘소담’이 마치 ‘순이’처럼 느껴지는 순간, 술집 들국화 속 세 인물은 촛불처럼 빠르게 기묘한 상황 속으로 이입한다. 이 모든 것은 시네아스트 장률의 시적인 운율 아래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시적인 리듬 아래 관객을 매료시키는 독특한 촬영 기법과 시퀀스, 곱씹을수록 맛있는 대사와 위트로 기대감을 높이는 <후쿠오카>는 오는 8월27일 개봉한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