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백한다>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연출한 몽고메리 클리프트 주연의 사이코 스릴러로 살인자의 고백 성사를 들은 신부의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돈을 훔치러 변호사의 집에 들어갔다가 그 변호사를 살해한 켈러는 늦은 밤, 로건 신부에게 죄를 고백한다. 경찰의 조사가 시작되면서 로건 신부는 점점 살인자의 누명을 쓰게 되지만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범인이 한 고백을 경찰에 밝혀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또한 신부로서 지켜야 할 규칙을 위반하는 것이 되고...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을 전제로 한 <나는 고백한다>는 얼굴 근육조차도 크게 움직이지 않는 듯한 몽고메리 클리프트의 연기 때문에 지루하다는 평과 앤 박스터를 미스캐스팅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몇 십 년이 지난 지금은 히치콕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은 1920년에 영화사에 입사하여 각본가와 미술감독을 거친 후 1925년 영화 감독이 되었다. 유성 영화가 도입될 무렵 <협박, Blackmail(1929)>으로 영화감독으로의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고, <암살자의 집(1934)>, <39계단, The 39 Steps(1935)> 등 심리적 불안감을 교묘하게 유도하는 독자적인 연출 방법을 확립하여, '히치콕 터치'를 창출했다.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제작자 데이비드 O. 셀즈닉의 초청으로 미국에 건너간 히치콕은 로렌스 올리비에와 조앤 폰테인이 출연한 <레베카, Rebeca(1940)>로 할리우드에 입성하여 <해외 특파원, Foreign Correspondent(1940)>, <의혹의 그림자, Shadow of a Doubt(1943)>, <오명, Notorious(1946)>, <로프, Rope(1948)> 등으로 스릴러 영화의 제1인자가 되면서 제임스 스튜어트, 캐리 그랜트, 그레이스 켈리, 잉그리드 버그만, 티피 헤드렌 등 그의 영화와 더불어 기억되는 스타 배우들과 함께 영화사상 처음으로 극장 간판에 얼굴이 걸리는 스타급 감독으로 떠올랐다. 50년대 후반 이후 히치콕은 <현기증, Vertigo(1958)>, <사이코, Psycho(1960)>, <새, The Birds(1962)>로 이어지는 걸작을 발표하면서 감독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는데 <현기증>은 '영화 역사상 가장 뛰어난 다섯 편에 속하는 영화'라는 찬사와 함께 '히치콕은 현대의 셰익스피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이창, Rear Window(1951)>, <다이얼 M을 돌려라, Dial M for Murder(1954)>,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st(1959)>, <토파즈, Topaz(1969)>, <프렌지, Frenzy(1972)> 등 수많은 걸작품을 남겼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1935년 열 다섯의 나이로 브로드웨이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후, 1940년에 연극 무대에서 앨프레드 런트라는 배우를 만나 연기에 도움을 받았고 1942년에는 실험 극단에서 만난 러시아 배우 비라 로스토바로부터 연기 지도를 받는다.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1944년 무대에 서면서 브로드웨이 최고 배우의 위치에 올랐고 할리우드의 수많은 제작자와 감독들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속 계약으로 스튜디오의 노예가 되는 것을 우려해 망설이다가, 1946년 하워드 혹스 감독의 <레드 리버>에 출연하면서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몬티'라는 애칭으로 불리워졌던 몽고메리 클리프트는 <젊은이의 양지, A Place in the Sun>,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1953)>, <지난 여름 갑자기>, <와일드 리버>, <프로이트>, <배반자> 등의 영화에서 우수에 젖은 아름다운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준 타고난 배우였다.
열 세 살의 나이에 브로드웨이의 무대에 섰던 앤 박스터는 1940년에 영화계에 데뷔해 부드럽고 조신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앤 박스터가 출연한 작품으로는 1942년 오슨 웰스 감독의 <위대한 앰버슨가>, 베티 데이비스와 함께 출연한 <이브의 모든 것, All about Eve>, <면도날> 등이 있다. 1946년 앤 박스터는 <면도날>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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