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러시아와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아 있는 그대로의 평양 주민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자 했다. 하지만, 촬영 중 북한 정부의 노골적인 개입과 조작, 왜곡의 과정을 겪으며 북한의 거짓된 사상과 그 뒤에 숨은 진실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되었고, 방향을 틀어 <태양 아래>를 제작하게 되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나는 그저 북한이 옛 소련 스탈린 시대의 상황과 비슷할 것으로 생각했다. 스탈린 시대에 개인의 활동은 제한되었지만, 자유롭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는 사상의 자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북한에서는 진실을 담는 게 거의 불가능했다. 사람을 만나고 촬영을 할수록 사실이 아니라 비현실로 꽉 차있었고, 그들은 그것을 사실처럼 조작하고 여기도록 했다.”라고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작품은 8세 소녀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하지만, 캐스팅 당시 작은 아파트였던 소녀의 집은 평양에 새로 지은 대형 아파트로 바뀌어 있었고, 가족의 직업을 포함하여 소녀를 둘러싼 모든 프로필들이 거짓으로 포장되어 있었다. 진수성찬이 차려진 밥상이 식탁에 놓여 있었지만, 부엌 찬장에는 식기와 조미료 하나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은 북한 당국에서 준비한 ‘세트장’이었다. 또한, 촬영을 할 때마다 북한 당국의 관계자들이 아이와 가족에게 단순한 대사와 행동 하나하나까지 지시하며 그들을 감시했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북한 당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조작된 연출 화면을 촬영한 뒤 전후로 카메라를 끄지 않는 방법으로 이 모든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한편, <태양 아래>는 제19회 에스토니아 탈린 블랙나이츠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처음으로 공개되었으며, 러시아와 북한 양국 정부로부터 현재 상영 금지 압력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