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베티의 열정과 에너지의 분출, 파괴본능은 한 여배우의 캐릭터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는 조르그 속에 내재하던 무의식의 돌출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억눌린 자아'를 대변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심하게 비현실적인 여자 베티라는 존재는 작가에게서 결여되고 고갈되어가는 창작 욕구를 상징하는 것이다. 생각 없고 천박해 보이는 그녀의 노출 역시 위선과 타협에 대한 일종의 과감한 야유다. 조르그가 현실에 타협하고 굴욕적이 되어가는 반면 베티는 조르그에게 끊임 없이 글을 쓰라고 설득하고 그의 글을 몰라보는 출판인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심지어는 가해까지 한다. 이는 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에 대한 울분을 베티를 통해 표현한 것이다. 잠자는 심연의 창작혼을 끌어올리기 위해 작가는 결국 자신의 또 다른 자아인 베티를 죽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베티블루 37˚2]는 작가의 창작혼과 현실 사이의 불화를 그리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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