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말.
내 친구의 친척에게 들은 적이 있다. "그 사람에게 시집을 갈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 사람만 보면 화가 났고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다. 하지만 이미 결혼하지 20년이 되었고 자식을 두고 잘 살고 있다." 인생은 아주 묘한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첫눈에 반하지도 않고 처음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던 사람들끼리 결혼의 인연이 닿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백마탄 왕자님과 공주님을 찾는다. 무협의 세계라고 하면 무공을 겨룰 적수를 찾는 것과 같다. 그 대상이 당신과 맞는다면 힘을 겨루게 되고 진정한 적수가 바로 당신의 배우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적수를 찾는 것이고 그 상대가 천천히 연인으로 변하는 것이다. [소친친]은 바로 이런 이야기다.
[친니친니] 해중문 감독의 신감각 로맨스 멜로 [소친친]
1998년 데뷔작 [친니친니]로 홍콩 멜로영화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던 해중문 감독의 신작 [소친친]은 레코드 판을 계기로 벌어지는 고집불통 독설가 음악 DJ와 말괄량이 칼럼니스트의 사랑싸움을 그린 영화다. 전작 [친니친니]의 각본가 안서가 만들어낸 시나리오와 [라벤다], [심동] 등의 미술감독 출신이기도 한 해중문의 감각이 잘 어우러진다. 이름난 미술감독 출신답게 해중문은 다채로운 소품과 공간감각을 이용하여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롭고 독특한 색채의 홍콩을 만들어냈다. LD광인 극중 주인공 쯩영이 선사하는 에디뜨 피아프, 냇 킹 콜 등의 음악은 영화가 선사하는 또다른 선물. 자신의 영화에 대해 해중문 감독은 관객들이 웃어주기를 바란다며, 재미있게 보고난 후 마음이 가벼워 질 영화를 만들려 했다고 밝힌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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