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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나라에서(2012, In another country)
제작사 : (주)영화제작전원사 / 배급사 : (주)영화제작전원사, (주)영화사 조제
공식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inanother

다른나라에서 예고편

[뉴스종합] 베를린 행 확정 홍상수 감독, 세계 3대 국제영화제 13편 초청 진기록 12.12.17
[뉴스종합] [BIFF] 둘째 날, 갈 곳 없는 당신 주목하라! 12.10.05
다른나라에서-세가지색깔의 안느와 함께 만나는 이야기 sch1109 12.06.25
싱거움의 도로를 질주하는듯한 영화 fornnest 12.06.04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묘한 드라마 ★★★  codger 12.10.14
미스터 홍 ★★★  dlaalsgur 12.09.18
전작들보다 더 귀엽고 밝은 느낌의 홍상수 영화 ★★★☆  loop1434 12.08.20



세계적 명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1인 3역을 맡은
홍상수 감독의 열 세 번째 작품!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고현정, 정유미, 이선균 등 내로라 하는 대한민국 스타들의 배우로서의 다른 면목을 발견하고 구현해온 홍상수 감독이 이번에는 세계적 명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조우했다. 늘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하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이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외국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서게 된 것..
저예산, 소규모 스탭으로 촬영을 진행하는 홍상수 감독과 만난 이자벨 위페르는 대도시와는 꽤 떨어진 변산반도의 작은 바닷가 펜션에서 머물러야 했고, 외국인이고 유명배우로서 그다지 편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 속에서도 놀라운 적응력과 활기차고 밝은 기운으로 2주 간의 촬영을 끝냈다. 그녀는 제작비를 고려해서 매니저나 통역, 분장 등 어떤 스탭도 대동하지 않고 혈혈단신으로 부안까지 내려왔고, 촬영기간 내내 한국 배우, 스탭들과 말 그대로 동고동락 하면서 세 명의 안느를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 주위 배우와 스탭들 중 그녀의 성실함과 배우로서의 열정에 놀라워하고 교훈을 얻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홍상수 감독의 드림팀, 그리고 새로운 얼굴이 뭉친 영화!

이번 <다른나라에서>는 이자벨 위페르를 비롯해 그간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함께했던 유준상, 정유미, 윤여정, 문소리, 문성근 등 많은 배우들이 함께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홍상수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배우가 있다. 바로 다큐멘터리 감독 ‘종수’역할을 한 권해효다. 그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홍상수 감독의 연출과 만나 어떤 연기를 펼칠 지 기대된다. <하하하>의 성옥 역으로 홍상수 감독 영화에 엄청난 친화력을 보였던 문소리는 출산을 삼 주 앞둔 만삭의 몸을 이끌고 부안까지 내려와 종수의 부인 금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그녀의 영화에 대한 열정은 역시 주위 사람들의 많은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그녀는 부안에서 무사히 촬영을 마치고 첫 딸을 순산했다.)
뿐만 아니라,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유준상은 <하하하>의 영화 평론가, <북촌방향>의 영화감독과는 많이 다른 인물을 훌륭하게 연기해내서 영화 내내 영화의 활력을 만들어냈고, 이자벨 위페르와 멋진 앙상블을 창조해냈다. 해수욕장의 안전요원으로서, 건강한 육체미를 자랑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69년생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고, 유준상의 헤엄 연기는 비가 오나, 날씨가 쌀쌀하나 계속 됐다. 그리고 <하하하>, <북촌방향>에서 꾸준히 피아노를 쳐왔던 유준상이 이번엔 종목을 바꿔 기타에 도전했다. 극 중 유한이 안느에게 기타를 치며 불러주는 노래는 감독의 아침 대본에 쓰여진 가사를 갖고 한 시간 만에 지어낸 그의 자작곡이다. 이 외에도 정유미는 감독의 표현대로 “펜션의 요정”이라고 불릴 만큼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물을 그려냈고, 문성근은 자의식 과잉의 지식인상을 재미나면서도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리고 <다른나라에서>로 스크린 데뷔를 하는 깜짝 출연자가 있는데 바로 도올 김용옥이다. 홍상수 감독 영화를 평소 좋아하던 도올은 감독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촬영 후반 부안으로 내려와 극중의 스님 역할을 해냈다. 안느와 만나 선문답을 주고 받는 석희 스님 역할인데, 첫 연기 도전인데다 영어로 주고 받는 긴 대화씬이었기에 처음에는 당황하여 실수를 연발했지만, 테이크가 거듭되고, 마침내 현장에 익숙해지면서 훌륭히 배역을 소화했다고 전해진다.

영어로 느끼는 홍상수 감독 영화 속 대사의 맛!

홍상수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 한결같이 얘기하는 매력은 바로 ‘말맛’이다. 어색하고 상투적인 “영화 대사”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쓸 것만 같은 입에 차지게 달라붙는 대본은 텍스트로 읽고 싶을 만큼 촌철살인이라, 영화를 보고 나서도 입에 맴도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이 있기에 홍상수 감독이 이자벨 위페르와 만나 연출한 영화의 대사는 어떻게 탄생될 지 관심이 높았던 것이다. <다른나라에서>는 그간 홍상수 감독의 작품은 물론이거니와 한국 영화를 통틀어서도 색다른 시도가 있었다. 바로 대부분의 대사가 영어로 쓰여졌다는 것이다. 물론, 홍상수 감독은 영어 대본 역시 늘 그렇듯 오전에 써내려 갔다. 영어 대본은 할리우드에서도 오래 작업해온 이자벨 위페르의 경우 네이티브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기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한국 배우들은 입에 쉽게 붙지 않는 영어 대사를 외우고 연기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한다. 몇 몇 배우는 과장 없이 “자기 평생의 가장 진땀 나는 촬영”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스탭들도 단 며칠 만에 한국식의 구수한(?) 영어를 구사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내용을 이해하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동안 홍상수 감독 작품에서의 개성 있는 대사들을 영어로 듣는 것은 관객들에게 분명히 새로운 체험으로 다가갈 것이다.

여름의 시작, 다른나라에서.
여름 바다 바람이 느껴지는 부안의 풍경!


<생활의 발견>의 경주와 춘천, <해변의 여인>의 신두리, <밤과 낮>의 프랑스 파리,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제주도와 제천, <하하하>의 통영, <옥희의 영화>의 아차산, <북촌방향>의 북촌 등 홍상수 감독의 공간을 기억하는 이들이 그의 신작에서 기대하는 것 중 가장 큰 궁금증은 ‘이번 촬영지는 어디일까?’ 일 것이다. 그의 13번째 작품은 전라북도로 갔다. 변산반도의 부안, 그 중에서도 작은 어촌 마을 모항에 소수의 스탭들(13명의 스탭과 외부협찬 분장, 의상 2명)이 모였다. 변산반도는 반도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갯벌과 바다를 마주한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그 중에서도 변산반도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모항. 모항의 한 펜션으로 여름 휴가를 온 세 명의 안느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나라에서>는 서해안 최고의 절경을 직접적으로 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극중 배경이 되는 모항의 소소한 풍경들을 통해 서해안 작은 바닷가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세 명의 안느가 찾던 작고 하얗고 예쁜 등대를 비롯해 우측으로 화살표가 난 갈래길, 모항 백사장 같은 배경들과 동네 마실 나오신 할머니, 등대 앞의 낚시꾼 아저씨 등을 통해 실제 모항 주민들의 삶이 꾸밈없이 드러난다. 모든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그래왔지만, <다른나라에서> 역시 기꺼이 촬영에 응하고 도움을 준 모항 주민들 덕분에 <다른나라에서>가 무사히 완성 될 수 있었다.

<다른나라에서>, 이 아름다운 영화를 비추는 세 개의 등대

첫 번째,‘신비한 영화 구조’라는 등대

빚을 지고 휴양지에 도망 온 한 모녀가 있다. 그 중 딸(정유미)이 무료함을 견디는 방법으로 단편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한다. 자, 이제부터 그녀의 단편 시나리오 속 인물들이 화면에 등장하게 되고 그게 <다른나라에서>의 전체가 된다. 총 3부다(이 구조가 단순한 옴니버스가 아니라는 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이건 홍상수의 영화가 아닌가). 1부는 프랑스 감독(이자벨 위페르)과 그녀와 친분이 있던 한국 감독 종수(권해효)와 그의 아내(문소리)가 함께 휴양지에 놀러 오는 이야기다. 2부는 한 프랑스 여인(이자벨 위페르)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문성근)을 만나러 휴양지에 오는 이야기다. 3부는 한국 여자에게 남편을 빼앗기고 이혼당한 프랑스 여자(이자벨 위페르)가 한국의 한 민속학자(윤여정)와 휴양지에 놀러 와서 종수 부부(권해효, 문소리)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그리고 세 개의 이야기에는 전부 해상 안전요원(유준상)이라는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1부에서는 프랑스 여인과 해상 안전 요원의 일화가 특히 애틋하고 2부에서는 꿈에서 꿈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현묘하기 짝이 없으며 3부에서는 무언가 해방의 기운으로 치닫는 그 느낌이 생생하다. 이 세 개의 이야기 구조가 서로 밀고 당기고 때로는 대칭과 비대칭으로 겹치면서 홍상수 영화 특유의 그 신비한 리듬과 긴장과 삶의 차이가 도드라진다.

두 번째,‘배우와 감독의 아름다운 조화’라는 등대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감독 홍상수의 협연이 마침내 성사된 작품 <다른나라에서>. 이자벨 위페르, 그녀는 이 영화에서 단 한 명의 존재가 아니다. 1부에서라면 그녀는 자애롭고 강인하면서도 너그러운 성품을 지닌 인물로 보인다. 2부에서라면 그녀는 좀 귀엽고 사랑도 많고 애교와 신경질도 많은 여인이다. 3부의 그녀는 또 다르다. 어딘지 좀 백치 같기도 하고 불만에 가득 차 보이기도 하는 그녀는 지금 괴롭다. 이자벨 위페르는 이렇게나 변화무쌍하다. 여기에 이른바 홍상수의 친구들로 불릴만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하하하>, <북촌방향>에 이어 최근 가장 주목해야 할 홍상수 영화의 페르소나 유준상은 허허실실 유연한 연기법으로 영화 내내 이자벨 위페르와 합을 맞춘다. 2부에 등장하여 위페르에게 뺨을 맞게 되는 문성근의 그 감각적인 연기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혹은 홍상수의 영화에 처음 출연한 권해효는 코믹한 연기를 담당하고 그걸 적절하게 끌어내는 것은 상대 여배우 문소리의 뛰어난 연기다. 그리고 도통 알 수 없는 기호인 것처럼 등장하는 정유미는 미스터리하기 짝이 없다. 여기에 윤여정과 철학자 김용옥까지 더해지면, 홍상수 영화의 가장 조화로운 자리의 가장 중심에는 늘 좋은 배우들이 있음을 새삼 알게 된다. 거기에 또한 홍상수 영화의 풍요로움이 있다.

세 번째, ‘삶에 관한 성찰적이고 독창적인 질문’이라는 등대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홍상수 영화에 그런 상투적인 질문방식이 있을 리 없다. 대신 영화 속 주인공인 프랑스 여인은 해상 안전 요원을 붙들고 자주 이렇게 묻는다. “등대는 어디 있나요?” <다른나라에서>를 보는 당신은 이 영화의 인물들이 끊임없이 무언가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거나 혹은 영영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보게 될 것이다. 그건 사람일 수도 있고 소주병일 수도 있고 우산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중에서 어쩌면 일부를 찾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못 찾을 지도 모른다. 그것들은 돌아올 때도 있지만 영영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린 서로의 삶의 차이를 인정하고 오로지 그 힘으로 나의 삶을 찾으러 다닐 뿐이다. 영화 속 스님의 말처럼 무엇인가가 무섭다면 그건 그것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걸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홍상수는 신비하고 모험적인 영화 구조라는 첫 번째 등대를 사용하여, 배우들과의 조화로운 협연이라는 두 번째 등대를 사용하여, 그리고 마침내 이와 같이 삶에 관한 성찰적인 질문법이라는 등대를 사용하여 망망대해에 뜬 배와 같은 우리의 삶을 지금 비춘다. 홍상수의 열 세 번째 장편 영화 <다른나라에서>가 그로써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총 3명 참여)
codger
모항에 가보고싶네     
2012-10-14 23:38
loop1434
전작들보다 더 귀엽고 밝은 느낌의 홍상수 영화     
2012-08-20 14:49
ldk209
다른 인물들에 의해 반복되는 상황의 묘한 변주... 소주병과 우산이 상징하듯 서로의 영역에 겹쳐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들...     
2012-05-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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