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인디계의 새로운 장르가 떠오른다! 2010 인디 新 프로젝트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2009~2010년 방송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었던 프로그램은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던 전신 <거침없이 하이킥>의 두 번째 시리즈 물로 제작된 <지붕 뚫고 하이킥>은 서울로 상경한 두 자매가 우여곡절 끝에 중산층인 한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상을 담았다. 개성 있는 캐릭터,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는 종영이 되는 시점까지 화제가 되었으며, 인상적인 연기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신세경과 황정음, 결말에 대한 엇갈린 추측 등 각종 신드롬을 양산했다.
시츄에이션 코미디(situation comedy)의 줄임말인 시트콤(sitcom)은 국내에서는 주로 한 가족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상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소시민들의 애환 속에 웃음을 녹여내 공감대를 형성한다. 개성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극을 이끌어가게 되고, 한 편의 단막극 형태로 에피소드들이 이어진다. 모든 가족들이 둘러앉아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시트콤이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브라운관 앞에 모이는 시간에 편성이 되는 이유이다.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또한 마찬가지다. 무명배우와 힘없는 매니저, 그의 산만한 가족과 이웃들이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는 웃음을 전하고 희망을 꿈꾼다. 그러나 외주업체의 제작을 맡길 수도 없고, 방송매체의 편성될 만큼 뒷받침이 되지 않는 자본력은 가장 큰 난관이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소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재미를 가진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방송매체에 편성되지 않고 만들 수는 없을까? 독립적으로 제작된 시트콤을 만들 수는 없을까?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이 같은 고민이 시발점이 되어 탄생했다.
인디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는 인디계의 포진되어 있는 인력의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은하해방전선>으로 재기 넘치는 연출력을 선보이며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으로 입지를 굳힌 윤성호가 연출을 맡고, 독립영화 전문 온라인 배급사 인디플러그가 제작비를 지원했다. 독립영화 제작사 인디스토리는 제작과 배급, 마케팅을 담당했고 <계몽영화>를 제작한 3676 필름이 제작을 도왔다. 그리고 인디밴드 ‘9와 숫자들’이 음악을 제공하며 지원 사격했다. 이처럼 자발적으로 시트콤 제작에 동참한 스탭들은 자연스럽게 장르를 ‘인디시트콤’이라고 이름 붙였다. 바야흐로 새로운 장르의 출현을 알리는 선고이자, 인디 신(新, Scene) 프로젝트의 탄생이었다.
극장도, 채널도 없이 오로지 온라인 무료공개 네티즌을 위한 소셜네트워킹 시트콤의 탄생!
영화는 극장에서 상영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드라마는 방송에 방영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네티즌들을 상대로 인터넷에서 무료로 스트리밍 된다. 일단 에피소드가 업로드 되면 영상을 퍼가는 것도 자율적이다. 어떤 사이트에서건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볼 수 있다. 인디시트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더 많은 네티즌들이 보고 즐기는 것, 그것이 인디시트콤의 목적이다.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지붕 뚫고 하이킥>처럼 시리즈 물로 기획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기획부터 제작까지 기존에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의 여부에 대한 실험이 필요했던 것. 총 10편(예정)으로 제작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시즌1은 네티즌 관객들과의 상호 유기적인 소통을 위해 가장 유연한 접속경로를 고민했다. 이에 공식 홈페이지(http://indiesitcom.com)를 개설하고 오직 에피소드 영상들과 관련 동영상만이 업데이트되는, 가장 심플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 각 에피소드에 대한 반응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네티즌들의 댓글은 감독과 배우들이 일일이 답글을 달며 그야말로 실시간으로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매품’이라는 이름으로 윤성호 감독 및 인디시트콤의 제작에 참여한 이들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에피소드 중간마다 업데이트되어 재미를 더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공개뿐만이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도 이용자 수가 급증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더욱더 제작자와 관객과의 간극을 좁혔다. 인디시트콤을 제작하기 이전부터 트위터를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는 재미에 빠져있던 윤성호 감독은 작품의 피드백 또한 트위터를 통해 받겠다는 것을 염두하고 기획을 시작했다. 이와 더불어 윤성호 감독의 블로그, 페이스북, 미투데이 등과도 유기적인 관계망 형성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게끔 해 인터넷에 접속과 동시에 최소한의 경로를 통해 인디시트콤을 볼 수 있게 했다. 시트콤과 함께 스탭 전체가 관객과 살을 맞대고 있는, 그야말로 ‘소셜네트워킹 시트콤’인 셈이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감독 윤성호 인디시트콤으로 귀환!
독립영화계에서 윤성호 감독의 행보는 늘 새로운 형식과 이야기에 대한 시도였다. 2001년 연출한 단편 <삼천포 가는 길>부터 <산만한 제국> <나는 내가 의천검을 쥔 것처럼> 등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한 영상언어와 풍자 섞인 코미디가 담긴 작품은 유수의 영화제에서 초청 상영되어 그의 이름을 영화계에 각인시켰다. 특히 단편 <우익청년 윤성호>(2004)는 일찌감치 이미지와 내레이션이 조합된 UCC형태로 제작, 기존의 영화 문법과는 차별된 형식과 재미로 익숙한 상업영화에 지친 젊은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리드미컬한 대사의 향연,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미지들의 나열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빠져드는 영상의 재미를 만끽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관객들은 영화 제목만이 아니라 감독 윤성호라는 이름을 창의력, 상상력을 상징하는 하나의 브랜드처럼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7년, 초짜 감독 영재가 실어증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은 윤성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 <은하해방전선>은 신인감독의 넘치는 패기와 가능성을 인정받아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초청 상영되었고, 그 해 열린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독립영화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후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과 <황금시대>에서도 각각 ‘청소년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신자유청년’을 연출, 시대를 반영하는 날 선 시선으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매번 작품을 낼 때마다 다양한 시도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킨 윤성호 감독이 2010년 인디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돌아왔다. <지붕 뚫고 하이킥>을 연출한 김병욱 PD의 작품을 모두 챙겨보고, <막돼먹은 영애씨>와 미드 <오피스> 좋아하는 그가 시트콤 연출에 대한 욕심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짧은 호흡과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극을 이끌어 가는 연출 방식은 그의 장기이기 때문이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영상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집중도를 고려해 에피소드를 5분 분량으로 노출하겠다는 영리한 판단은 과연 윤성호답다. 다음 영화를 준비하기 전, 더 많은 대중을 만나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고민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만들어낸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그 동안 단, 장편 작업을 통해 무르익은 윤성호 감독의 재치 넘치는 대사와 유머, 자유분방한 형식과 스토리, 엉뚱한 캐릭터를 통한 웃음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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