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재 다능한 국민배우, 오쿠다 에이지 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갈채를 받은 그의 감독 데뷔작!
196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 雪國』을 리메이크한 사사쿠라 아키라의 『신설국 新雪國』. 이 소설을 영화로 옮긴 동명 작품으로 2004년 처음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인 오쿠다 에이지는 일본에서 기타노 다케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관록있는 국민 배우이다. 1976년 <원반전쟁 반키드>로 데뷔이래, 많은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와 블루 리본상, 마이니치 영화콩쿨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오쿠다 에이지는 배우로서의 확고한 입지에 만족하지 않고, 이번 영화 <소녀>를 통해 감독 뿐 아니라 제작자로서의 면모를 과감히 선보였다. 첫 감독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아연할 정도로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 <소녀>는 일본 뿐만 아니라 국제영화제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58회 베니스영화제 공식초청, 미국 AFI영화제 그랑프리를 비롯해 파리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몬트리올 영화제 ‘뉴시네마’ 정식출품, 버뮤다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등 감독으로서의 그의 자질이 여실히 입증되었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전성기가 오길 바란다. 나는 10년에 한번씩 전성기가 있었으면 한다. 30대에 트렌디 드라마 출연으로 전성기를 맞았다면, 40대에는 영화상을 휩쓸며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지금의 50대에는 내가 새로이 도전한 분야인 감독으로서의 전성기가 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60대에 이르러서는 배우, 감독, 화가라는 세가지 일을 성공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살고 싶다” 라고 포부를 밝히는 오쿠다 에이지. 영화분야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비서를 지낸 경력과 개인전을 열 정도로 그림 그리는 실력 또한 출중한 그는 다재다능하고 결코 범상치 않은, 그래서 더욱 귀추가 주목되는 일본의 사랑 받는 영화인이다.
발칙한 사랑, 순수한 도발! ‘소녀’... 사랑을 시작하다!
장 자크 아노 감독, 제인 마치와 양가휘 주연의 <연인 (L’amant, 1992)>.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텐리 큐브릭 감독의 1962년작 <로리타>와 이 작품을 리메이크한 애드리안 라인 감독, 제레미 아이언스와 도미니크 스웨인 주연의 <로리타 (Lolita, 1997)>. 각각 프랑스와 미국에서 선보인 이 영화들은 ‘소녀’와 이 보다 나이 차가 많은 남성과의 사랑을 그려낸 대표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이와 성인의 중간 단계인 ‘소녀’는 여인으로서의 첫 걸음이 시작되는 시기로 많은 남성들이 순수함과 당돌함의 이미지 등 복합적인 환상을 품게 되는 대상이다. 남성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보는, 성적 환타지의 로망이 담긴 ‘소녀’와의 육체적 사랑은 영화의 소재로 관심을 끌어왔다. 영화 <소녀>에서도 여주인공 ‘요코’와 중년 경관 ‘도모카와’의 사랑 행위는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 위험한 사랑이기에 더욱 대담하고 도발적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영화 <소녀>는 왜 이들이 서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고 어떻게 사랑을 완성해나가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육체적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전작들과 차별되어 진다. ‘외날개 새의 우화’를 통해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오쿠다 에이지 감독의 주장처럼 영화는 이들의 사랑을 사회의 비난 속에서 끝나버리는 비극성보다는 사랑의 본질에서 궁극을 찾는다. 때문에 영화 <소녀>는 남녀노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로맨스 영화임이 자명하다.
놀라운 감정선, 대담한 연기! 첫 데뷔작으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당돌한 신데렐라, 오자와 마유!
아름다운 눈썹과 발그레한 볼, 우유빛 피부의 야윈 몸매를 지닌 소녀 ‘요코’. 평범한 얼굴이지만 얼굴 가득 퍼져있는 무심한 듯하면서도 오묘한 표정과 거침없이 대담한 행동들은 그녀를 더욱 매력적이고 특별한 인물로 만들고 있다. ‘요코’ 역을 맡은 이 영화의 헤로인은 놀랍게도 연기경험이 전무한 마유 오자와. 600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정된 마유에 대해 오쿠다 에이지 감독은 그녀와 처음 대면했을 때 타고난 감성이 매우 섬세하고 풍부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마유가 “자신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엄마가 딸을 사랑했을까요?”라고 감독에게 물었고, 감독은 “엄마는 딸을 사랑하지 않았고, 그런 부류의 어머니가 실제로 존재한다”라고 대답했는데, 그 말을 듣고 마유는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고. 결국, 마유는 완벽하게 ‘요코’로 분하여 첫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런 감정처리와 대담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리고 해외에서도 그녀에 대한 찬사가 이어져 그리스의 제42회 데살로니카 국제영화제, 모스크바의 제7회 Faces of Love 국제영화제, 제17회 파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첫 데뷔작부터 대단한 주목을 받으면서 일본 영화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신데렐라 마유는 오쿠다 감독의 차기작 <에(るにん)>에 마츠자카 케이코와 공동 출연, 토쿄 국제영화제에 출품되어 호평을 받았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