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동화 <분홍신> 한국적 공포영화로 재탄생 된 안델센의 동화
안델센의 동화 ‘분홍신’이 2005년 가장 무섭고 섬뜩한 공포영화로 재탄생 된다. 잔혹동화를 표방한 영화 <분홍신>이 ‘발목이 잘린 소녀의 이야기’에 원혼드라마를 결합, 안델센의 동화를 재해석한 것이다. 타인의 욕망에 의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긴 채 죽어야 했던 소녀는, 분홍신에 담긴 원혼이 되어 분홍신을 탐내는 자들에게 발목이 잘리는 저주를 내린다. 한을 품은 원혼, 원혼을 담은 물건, 그 물건을 통해 전염되는 저주. 이렇게 서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동화는 한국적 원혼드라마로 탈바꿈 되었다. 소녀 스스로 발목을 자르게 만든 것이 ‘분홍신’에 대한 욕망이었듯, 영화 <분홍신>에서도 분홍신은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인간의 숨은 욕망을 자극한다. 분홍신을 보게 되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것을 가지려고 하고, 그 구두를 통해 그 동안 억눌렸던 자신의 욕망을 표출한다. 분홍신은 ‘여성으로 인정 받고 싶은’ 주인공 선재의 욕망은 물론, 그녀의 6살 난 딸 태수의 ‘춤을 잘 추고 싶은’ 욕망까지 자극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욕망은 원혼의 저주로 단죄 받게 된다.
아름답고 슬픈 공포 <분홍신> 2005년 공포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한다
‘욕망을 자극하는 매혹의 분홍신, 그리고 그 분홍신이 가져올 저주’를 담은 영화 <분홍신>은, 아름다운 공포를 표방한다. 공포영화를 무섭게 만드는 것은 기본이지만, 아름답고 슬픈 정서까지 담아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여성의 욕망’을 테마로 한 이상, <분홍신>의 공포는 아름다운 공포여야 했다. 이를 위해 촬영, 미술, 음악, 여기에 원혼드라마를 형상화 한 춤까지, 제작팀은 최고의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스탭들을 모았다. 물론, 아름다운 공포를 완성시킨 것은 <와니와 준하>에서 극도의 섬세한 감성을 보여주었던 김용균 감독. 2005년 공포영화의 포문을 여는 <분홍신>은, 사운드와 편집의 기교로 놀래키는 기존의 공포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정서의 공포를 전하는, 공포영화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것이다.
아름답고 슬픈 춤으로 드러나는 분홍신의 원혼! 분홍신의 매력과 원혼의 사연을 한 눈에 보여준다
영화 <분홍신>에는 분홍신의 원혼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거 장면이 있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에서는 5분 정도를 차지하지만, 분홍신의 매력과 원혼의 사연이 함축적으로 보여져야 하기에 그 어느 장면보다도 높은 완성도가 요구된다. 제작진이 찾은 해법은 이것을 춤으로 표현하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한국의 안무가’로 손꼽히는 홍승엽을 찾았다. 홍승엽과 그의 무용단 ‘댄스 씨어터 온’은 영화 줄거리를 가장 효과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의 작품 ‘말들의 눈에는 피가’의 엔딩을 변용한 격정적인 군무와 원혼이 되는 소녀의 아름다운 독무, 그리고 그녀를 시기한 여자가 분홍신을 빼앗아 신고 추는 기괴한 춤에 이르기까지, 홍승엽이 안무한 춤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영화 <분홍신>은, ‘정형을 비껴가는 세련된 감각과 독창적 움직임’이라는 평을 받는 홍승엽의 춤만으로도 충분한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귀로 먼저 보는 공포! 아름다운 장면에 기괴함을, 공포스런 장면에 서정성을 담을 공포 음악
시각적인 공포와 더불어 공포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제작진은 영화 <분홍신>의 완성도 있는 공포를 위해 영화 음악의 대표 주자, 이병우를 찾았다. 그는 영화 음악가이기에 앞서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자이자, 클래식, 어쿠스틱, 일렉트릭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기타리스트로 유명하다. 그가 하는 영화음악도 역시 특별했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감성이 넘치는 <마리 이야기>에서 슬프고 아름다운 공포를 들려준 <장화 홍련>에 이르기까지, 그는 영화음악에서도 장르를 넘나들며 특유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영화 <분홍신>이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화 <분홍신>은 아름다운 장면에서는 기괴한 음악이, 공포스런 장면에서는 서정적인 음악이 흐름으로써 공포가 극대화 되는, 청각적으로 새로운 공포영화가 될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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