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백수 남편의 진심 혹은 늦깍이 신인 감독의 수줍은 고백
절치부심, 10년째 감독 데뷔를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있던 남선호 감독에게 어느 날 친구이자 제작자인 오기민 PD가 건넨 한 마디. ‘ 니 얘기를 한번 써 봐.그게 제일 재미있잖아’ . 이 영화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집필 당시 ‘영화 감독이 되는 법’ 이란 제목을 표지에 박고 있었던 시나리오답게 이 영화는,한 영화감독 지망생이 ‘지망생’이란 꼬리표를 마침내 떼 내기까지, 그와 가족이 좌충우돌, 아옹다옹 함께 고생하며 보듬어 낸 세월의 기록이다 . 남들에게 내 보이기 부끄러울 수도 있는 가족사의 속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지만, 감독은 변명하고 미화하기 보다 그와 그 가족을 둘러싼 일상을 웃음의 대상으로 삼으며 담담하게 그려냈다. 그 결과, 신인 감독이 진심을 담아 수줍게 내 민 ‘가족의 초상’은 누군가와 더불어 가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이 공감할 만한 풍경으로 완성되었다. 1인칭 시점의 ‘영화감독이 되는 법’으로 출발한 영화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모두들,괜찮아요?’ 라는 애정 어린 질문으로 바뀐 것도 그 때문이다.
징하지만 짠한 우리네 가족 이야기 - 국민 공감 홈코미디 ‘모두들,괜찮아요?’
어느 가정에나 크고 작은 사건을 일으키는 애물단지 한 명쯤 있게 마련. <모두들, 괜찮아요?>는 그런 애물단지를 하나도 아니고 셋씩이나 데리고 사는 한 주부가장의 하소연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홈코미디다. 10년째 무위도식하며 감독 입봉에만 매달리는 철없는 백수 남편, 한평생 바람을 피다 늘그막에 막내딸네 집에 겨우 얹혀사는 치매 아버지, 어른처럼 입바른 소리나 해대는 맹랑한 애어른 아들. 얼핏 궁상맞을 정도로 사실적인 한 가족의 그다지 별거 없는 일상 이야기 같지만, 마디마디가 재미나다. 빤히 의도된 농담이나 수순을 밟는 극적인 사건 대신, 바로 내 가족 같이 평범한 캐릭터, 징하지만 짠한 딱 우리네 가족관계, 어느 가족이나 한번쯤 겪어봤을 ‘사는 게 코미디 같은 집안사정’이 구석구석 공감의 웃음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한 동안 가족을 소재로 한 한국영화들이 일탈 일색의 자극적인 가족관계(조용한 가족/바람난 가족/간큰 가족)나 눈물로 화해하는 신파적 가족관계(가족) 등 주로 가족을 극적으로 그려왔다면, <모두들, 괜찮아요?>는 오랜만에 <집으로…>처럼 평범한 가족관계에 돋보기를 들이대고 소박한 웃음과 감동을 담아낸 국민공감 가족영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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