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 죽은 프로이드를 흔들어 깨우다.
프로이드는 마음을 빙산에 비유하여 물 위에 떠 있는 작은 부분이 의식이라면, 물 속의 훨씬 더 큰 부분을 무의식으로 보았다. 그는 이 무의식을 찾으려고 시도했으며, 이것이 생명에 대한 하층 구조로서 인간의 사고와 행위를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라 믿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세계는 의식, 전의식, 무의식으로 나누어지는데, 의식이란 자신의 주의를 기울이는 순간에 곧 알아차릴 수 있는 정신세계를 말하고, 전의식이란 주의를 집중하고 노력하면 의식이 될 수 있는 정신세계를 의미하며, 무의식이란 전적으로 의식 밖에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 스스로도 전혀 자각하지 못하는 정신세계를 의미한다. 즉, 프로이드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무의식적 욕구가 무엇인지, 그 내용을 영원히 알지 못할 수도 있으며, ‘억눌려 있던 무의식의 욕구가 충족되는 상태’가 바로 ‘행복’이라는 것이다.
오는 11월 3일 개봉 예정인 영화 <스테이>는 프로이드의 정신분석 이론에 입각, 인간이 죽기 전 단 한번쯤은 ‘행복’해질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후 공개적으로 자살을 예고하는 헨리 레썸과 그의 자살을 막으려 노력하는 샘 포스터, 그리고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샘의 연인 라일라 컬페퍼, 그리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
이렇듯 분명해 보이는 캐릭터 설정과 명확한 시간적, 장소적 배경을 비웃기라도 하듯 <스테이>는 시종일관 어지럽기만 하다. 캐릭터들 중 어느 누구도 누군가로 보여지는지 확실하지 않으며, 영화 속에서 꿈은 현실이 되고 현실은 곧 환상으로 변하는 매우 복잡하고 난해하며, 미묘하고 섬뜩하기까지 한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영화 속 현실과 환상, 그리고 모든 등장 인물들과 그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통해 관객들은 기어이 헨리 레썸이 ‘행복’해질 가능성을 엿보게 되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고작 100분짜리 영화 <스테이>는 무려 70년 전에 죽은 프로이드를 보기 좋게 흔들어 깨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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