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괴담 四(넉 사) _ 2005년 여름, <여고괴담> 그 네 번째 공포가 시작 된다 1998년, <여고괴담> 1편은 한국 공포 영화의 신기원을 수립하며 영화계를 뒤흔들었다. 이후 2편과 3편을 제작하며 국내 최장 시리즈 영화로 자리매김한 <여고괴담>. 특히 <여고괴담> 시리즈는 '여고'라는 무대만 같은 뿐, 각 편마다 참신한 이야기와 독특한 장르적 실험으로 색다른 공포를 선보여 왔다. <여고괴담> 1편은 '왕따'와 '입시 경쟁'을 소재로 교육 현실의 폭력성을 그렸다. 억압적인 교육 현실에서 야기되는 여고생들의 불안을 공포 장르와 접목시킨 <여고괴담>은 한국 공포 영화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는 여린 소녀들의 작은 사회와 그녀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소녀들의 자그마한 세상은 냉소적인 사회 편견에 산산이 깨질 수밖에 없는 약한 거울과도 같았다.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은 학창시절 누구나 들었을법한 학교 괴담으로 회귀한다. 무언가에 홀린 듯 '여우계단'을 오르는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떠는 여고생들이다. <여고괴담4:목소리>에서는 '목소리'를 통해 사춘기 여고생들이 지닌 정체성과 존재감에 대한 불안을 공포로 형상화 한다. '학교야 말로 거대한 공포의 근원'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하는 <여고괴담>은 세계 영화사에서도 전무후무한 시리즈임에 틀림없다. 작은 충격 하나에도 부서져버릴 것만 같은 사춘기 여고생의 심리는 당시 사회적 모순과 결합돼 <여고괴담> 시리즈의 공포로 진화해왔다. '학교의 현실과 그 안의 공포'를 전편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려낼 <여고괴담4:목소리>의 공포가 이제부터 시작된다.
여고괴담 死(죽을 사) _ 귀신보다 무서운 일상 속의 공포
공포영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귀신’. 관객들로 하여금 귀신에게 쫒기는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해 긴장과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 공포영화의 플롯이다. <여고괴담4:목소리>는 이러한 공포영화의 전형성을 과감히 탈피, 일반 호러 장르 컨벤션(convention)의 변주를 시도한다.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주인공은 예상을 뒤엎고 초반에 죽임을 당해 귀신이 된다. 뿐만 아니라 공포의 대상이 되어야 할 귀신이 오히려 내러티브의 주체가 되어 낯선 공포에 불안해한다. 익숙한 장르 법칙을 뒤집으면서 새로운 형식의 섬뜩한 공포가 시작되는 것. 그렇다면 귀신조차 공포에 떨게 만드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과연 무엇일까? 같은 반 친구가 며칠째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학교에 잇따라 사건들이 발생해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는 같은 반 아이들이 아닐까? 시체처럼 창백한 얼굴로 수업 받는 아이들 틈바구니 속에서 홀로 선 귀신 영언은 외롭고 두렵기만 하다. 이들에게 영언의 간절한 외침은 한낱 잡음일 뿐. 게다가 귀신 영언이 바라보는 또 다른 현실. 과거의 공간을 유영하던 영언은 예전의 자신과 마주하면서 익숙했던 기억과 공간들은 하나둘 기괴하게 뒤틀려간다. 점점 사라져가는 자신의 목소리처럼, 자신의 기억에 대한 혼란스러움이야말로 귀신 영언이 느끼는 처절한 공포다. <여고괴담4:목소리>는 목소리만 남은 죽은 여고생의 궤적을 따라가며, 평화로워 보이는 일상 이면의 공포를 그린다. <여고괴담4:목소리>를 통해 올 여름 귀신보다 더 섬뜩한 공포의 비밀이 벗겨진다. 여고괴담 史(역사 사) _ 스타 산실의 요람, 여고괴담 <여고괴담> 시리즈가 신인배우, 감독의 등용문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 매 편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끼가 넘치는 새내기 배우를 발굴하고, 역량 있는 신인 감독과 함께 작업해 왔다. '신인'이라는 단어가 지니는 위험성 보다는, '신인'이기에 가능한 열정과 패기를 전면에 내세웠던 <여고괴담>. 최강희, 김규리, 김민선, 박한별 그리고 이미연. <여고괴담> 출신 여배우들은 일일이 거론하는 것조차 힘들다. 만성적인 여배우 기근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계에 <여고괴담> 시리즈는 마르지 않는 '오아시스'처럼 존재해 왔다. 하지만 비단 이 뿐만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여고괴담> 시리즈를 만들어 낸 수많은 현장 스탭과 조연 배우들 역시 이제는 최고의 자리에서 그들의 재능을 인정받고 있다. 우선 <여고괴담4:목소리>의 연출을 맡고 있는 최익환 감독은 <여고괴담> 1편의 조감독 출신이다. <여고괴담> 시리즈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익환 감독이 <여고괴담4:목소리>의 연출을 맡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독특한 작품세계로 인정받는 류승완 감독은 <여고괴담> 1편에서 소품을 맡았었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조감독이었던 강이관 감독은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사과>로 데뷔한다. 이밖에도 이제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연기자 신이(<여고괴담> 1편)와 홍수아(<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 역시 <여고괴담> 시리즈로 연기의 첫발을 내딛었다. 한국 최장의 시리즈 영화이자 국내 최고의 공포 영화로 인정받고 있는 <여고괴담>. 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여고괴담 史'라는 이름 아래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여고괴담> 시리즈가 배출한 수많은 영화인들 때문이다.
여고괴담 喳(속삭이는 소리 사) _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소리의 공포’
<여고괴담> 1편에서 9년째 학교를 떠나지 못하는 여고생의 원혼, 2편에서는 교환일기에 얽힌 여고생의 비밀이, 그리고 3편에서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여우계단이 공포의 대상이었다면, 이번 <여고괴담4:목소리>의 공포의 근원은 바로 '소리' 다.
<여고괴담4:목소리>에서 '목소리'는 단순한 부제 이상의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목소리'를 통해 인간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형상화한다는 것. 우선, 누구나 고유한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목소리’는 정체성을 의미한다. 때문에 내가 듣는 내 목소리와 남이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르다는 사실은 단순한 호기심을 뛰어넘어, 공포의 근원이 된다. 그리고 죽어서 목소리만 남은 '영언'에게 ‘목소리’는 곧 생명이다. 그 생명이 점점 사라져가는 귀신의 두려움을 전달하는 게 이 영화의 핵심이다.
<여고괴담4:목소리>가 그리는 '소리의 공포'는 익숙한 공간을 을씨년스럽게 만드는 그로테스크한 사운드에 있다. 쉬는 시간 여고생들의 대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 체육 시간 아이들의 줄넘기 소리 등. '학교'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공간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바로 공포의 단초인 셈이다. 쉽게 듣고 지나쳤던 '소리'들의 조그만 변주(증폭과 과장)를 통해 평화롭게만 보였던 일상이 문뜩 생경해 보이는 섬뜩함이야말로 <여고괴담4:목소리>가 말하는 '소리의 공포' 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소리의 공포 <여고괴담4:목소리>. 이제 눈을 감아도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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