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6년 영국에서 출생한 켄 로치 감독은 옥스포드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BBC 방송의 TV 시리즈 연출자로 활동하며 <Z-cars>시리즈 등에 참여했다. 이후 그는 프리시네마의 영향을 받아 다큐멘터리적 기법과 리얼리즘을 반영한 <캐시 컴 홈>,<케스>를 연출, 세상의 왼편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며 영국 사회에 큰 반향과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1967년 <불쌍한 암소>로 영화 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그 후, 켄 로치는 극영화의 제작비를 벌기 위해 TV 다큐멘터리에서 활동해 왔다.
70년대 켄 로치 감독은 <블랙 잭 Black Jack>(1979)과 <게임키퍼 Gamekeeper>(1980)를 연이어 만들면서 극영화 연출로 복귀해 영국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노동자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다시 한번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제작비 부족 등의 문제로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해 80년대 중반까지 노조투쟁 현장을 돌아다니며 기록영화를 찍었다.
그러나 90년에 들어서면서 그의 작품은 세계 곳곳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북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한 정치드라마 <히든 아젠다 Hidden Agenda>(1990)로 90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고, 계급적으로 각성하는 건축 노동자들의 애환을 그린 <하층민들 Riff-Raff>은 91년 '올해의 유럽 영화상'을 받아 전성기를 맞았다. 그리고 성찬식 때 입을 딸의 드레스를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실직자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레이닝 스톤 Raining Stones>(1993)으로 칸느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랜드 앤 프리덤>(1995)으로 깐느영화제 비평가상과 유럽영화상을 수상했다. 켄 로치 감독은 만드는 작품마다 칸느영화제를 비롯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초청돼 뜨거운 관심과 찬사를 받았으며,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영화 인생 정점에 이르렀다. 줄곧 사회적 약자들의 위치에서 노동자들의 현실을 이야기한 켄 로치 감독. 그는 차가운 현실을 카메라에 담지만 그 속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과 희망을 놓지 않는다. 물질적 풍요는 없더라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이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쥠은 물론, <나의 올드 오크>로 제76회 칸영화제를 방문하며 역대 최다 기록인 15번의 경쟁 부문 진출에 성공했다. <나의 올드 오크>는 켄 로치 3부작의 마지막이자 그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작품이다.
Filmography <나의 올드 오크> (2024), <미안해요, 리키> (2019),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지미스 홀> (2014), <앤젤스 셰어:천사를 위한 위스키> (2013), <룩킹 포 에릭> (2009), <자유로운 세계> (2008),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06), <빵과 장미> (2002), <칼라 송> (1998), <레이닝 스톤> (1993), <숨겨진 계략> (1990), <케스> (1969) 外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