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 트리나 부부는 운전 중인 차 안에서 티격태격 다툰다. 시골로 향하는 두 사람의 여행은 군사작전으로 간선도로가 막히면서 뒤틀리기 시작한다. 우회로를 찾아 개인 사유지를 통과하던 중 외딴길에서 차가 고장나면서 멈춰선 부부는 땅의 주인이자 퇴역군인 지모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그러나 호의를 베풀 것만 같았던 그와의 만남이 의외의 진실을 드러내면서 재앙으로 돌변한다. 낯선 지역에 들어선 외지인은 환대받지만, 그 친절의 이면에는 위협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무수히 많다. 〈리루트〉(2022)의 특별한 점은 말초적인 자극의 향연으로 점철되기 쉬운 B급 플롯에 아트하우스 영화의 숨결을 불어넣는 작가적 터치에 있다. 폭력, 섹스, 죽음의 이미지를 병치하는 정신분석학적 접근과 〈현기증〉(1958)을 의식한 네크로필리아 모티브는 이 영화를 의외의 깊이를 가진 텍스트로 바라보게 만든다. (조재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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