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서랍속의 동화(1998, Not One Less)
| " 한 사람도 없어져선 안된다...! "
...가오 선생님은 떠나시면서 그렇게 내게 신신당부 하셨다.
가오 선생님은 슈쿠안 초등학교의 선생님인데 아픈 어머니를 돌보러 한달간 학교를 떠나셔야 했다. 마을의 촌장님은 가오 선생님의 대리 선생으로 나를 추천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가 겨우 13살밖에 안됐고 초등학교밖에 안나왔다는 걸 아시고는 촌장님한테 당장 따지셨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 마을에는 선생님을 할 사람이 없는걸... 가오선생님은 나한테 할 수 있는게 뭐가 있냐고 물으셨다. 난 즉석에서 당의 노래와 율동을 했는데 중간에 그만 까먹고 말았다. 황당해 하시는 선생님. 선생님은 당의 노래를 다 외워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또 분필 스물 여섯 개를 주면서 아껴쓰라고 하셨다. 급한대로 난 한달 동안만 대리선생이 됐다. 원래 가오 선생님 반에는 40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도시로 떠나면서 학생 수가 28명으로 줄어들었다. 선생님은 내게 한 사람의 학생이라도 줄어들어선 안되며 그 약속을 지켜줄 경우엔 10옌을 더 주겠다고 말씀하셨다. 난 성실하게 매일매일 출석부를 부르고 교과서 내용도 열심히 칠판에 적어 받아쓰게 했다. 나한테 중요한건 뭘 가르치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한 명이라도 없어지지 않게 할까였다. 그래서 난 칠판에 공부할 내용을 쓰고 나서 교실 문밖에서 감시를 했다. 근데 10살된 장휘거가 늘 말썽이다. 분필을 부러뜨리고 다른 아이들을 못살게 군다. 심지어 대리선생인 나한테까지 개긴다. 그러다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장휘거가 없어진 것이다. 알아보니 장휘거네 집이 너무 가난해서 도시로 돈벌러 갔다고 했다. 그때 가오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이 학생들은 한 명도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다. 절대 줄어들어선 안돼!' 할 수 없이 난 장휘거를 찾아 도시에 가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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