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슬픔의 여로(1991, Homo Faber / Voyager)
| 월터 파베르의 눈에 한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반짝이는 금발 머리카락과 호기심 가득한 큰 눈동자의 아가씨. 그것은 4월의 어느날 시작되었다. 파베르는 명성과 부를 손에 넣은 중년의 남자다. 그가 탄 비행기가 엔진고장으로 멕시코 사막에 불시착하고 파베르는 거기서 우연히 대학시절 사랑했던 한나의 소식을 듣게 된다. 장래를 약속했던 두 사람의 사랑은 한나의 임신으로 끝나고 말았던 것이다. 결혼 후 얼마 안되어 유태인인 한나는 공산주의자가 되어 독일에 항거하면서 요아킴과 이혼하고, 그 후로는 소식을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복잡한 생각으로 뉴욕에 온 파베르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남편과 이혼한 애인 아이비, 파베르에게 결혼을 재촉하고 출장까지 동행하겠다는 아이비에게서 도망치듯 그는 거리로 나선다. 그는 모든 걸 잊고 자신을 직시하고자 파리행 호화 여객선에 오른 파베르는 젊고 아름다운 시베트를 만난다.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파베르에게는 새로운 생명의 기운처럼 느껴진다. 무전 여행으로 이탈리아에 있는 어머니를 찾아가겠다는 시베트. 파베르는 그녀를 그곳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영원히 계속될것 같은 즐거운 여행, 두사람은 자연스럽게 맺어진다. 그러나 시베트가 말해버린 부모의 이름에 파베르는 얼어 붙는다. 그것은 비극을 향한 첫걸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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