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주기 ☆★★☆★★★★☆★★★★★★☆★★★★★★★★☆★★★★★

<파이브>는 다섯 개의 롱 테이크를 제시한다. 첫 번째 테이크. 카메라는 해변 모래사장에 놓여 있는 나무조각을 위에서 물끄러미 응시한다. 파도가 밀려오면서 나무조각은 서서히 움직인다. 두 번째 테이크. 사람들이 해변을 걷는다. 어떤 이들은 무심하게 카메라 앞을 지나치고, 노인들은 멈춰 서서 파도들 보다가 화면 너머로 사라진다. 사람들이 오고 가고, 결국 아무도 남지 않는다. 남아 있는 것은 해변을 찰랑찰랑 건드리는 파도와 광대한 바다다. 세 번째 테이크에서 바다의 배경은 겨울이다. 드넓은 바닷가 저 멀리 개 다섯 마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개들은 사랑을 나눈다. 네 번째 테이크. 오리들이 프레임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처음에는 나란히 한 쪽 방향으로, 그 다음에는 반대 방향으로. 다양한 색깔의 오리들이 다양한 군집을 이루며 지나간다. 다섯 번째 테이크는 한밤중의 연못을 보여준다. 밤의 적요와 거대한 심연을 깨뜨리고 개구리가 운다. 개구리들의 울음은 다채로운 화염을 이루고 연못의 물결이 달빛을 반사한 채 다채롭게 일렁인다. 한때 폭풍이 몰아친다. 그리고 새벽이 서서히 밝아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