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가 다니는 카드회사에도 주식의 열풍이 몰아쳐 오전 내내 급한 일을 처리하는 틈틈이 상사와 동료의 눈치를 보아가며 사자 주문과 팔자 주문을 번갈아 낸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언제나 진상이 있다. 진상은 그야말로 족집게처럼 오를 주식과 내릴 주식을 가려내는 혜안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만호는 고향 친구임에도 입사선배랍시고 꼬박꼬박 선배 대접을 받기를 원하는 진상이 아니꼽다. 만호는 되도록 진상과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진상은 만호가 더욱 못마땅하다. 어려서부터 자기에게 고분고분하지 않았을 뿐더러 집안 내력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더욱이 입사 후배인 주제에 언제나 자기 앞에서도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다니는 만호의 태도에 남몰래 속을 끓이던 진상은 만호를 팀내에서 왕따를 시켜 채권회수팀으로 보내버린다. 진상은 만호를 쫓아낸것에 흐믓해 하지만 하루종일 전화로 불량거래자를 협박해야만 하는 자신의 일에 회의가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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