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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믿지 마세요★★★☆-순박한 시골 로맨스 그녀를 믿지마세요
mathoon 2004-02-10 오전 1:38:50 659   [4]




<그녀를 믿지마세요>-순박한 시골 로맨스
물질문명의 발달은 정신과 도덕의 변화를 앞질러 버렸다. 산업혁명은 도시를 만들어 내었고 이는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이촌향도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도 근대화를 받아들이면서 성장 제일주의를 우선시 하였고 이는 사회의 가치관을 변화시켰다. 농촌사회가 국가의 근간이었다면 이제는 도시가 국가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급격한 변화는 아노미 현상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사람들간의 간극을 더 벌여 놓았다. 도시와 농촌은 마치 다른 세계인 것 마냥 이분법적으로 해석되었고 이 공간이 세대와 계층을 분리시키기까지 하였다. ‘고속도로의 비극’이 초래한 사회의 부정적 변화는 가정의 붕괴를 수반하였다. 대가족이 핵가족화 되고 이혼률이 증가함과 동시에 편부모 가정이 증가하고 가족애가 사라져 가는 불온한 풍토를 조성하였다. 국가의 근간인 가족이 흔들림과 동시에 사람들은 도시적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 도시적 이미지는 거짓과 위선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들을 양산하였다. 공동체라는 소속감과 연대감은 사라지고 모두가 타인이라는 경계가 생겨버린 것이 현대 사회의 모습이다. 이런 삭막한 공간에서 사랑은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드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 서로에게 거짓된 가면을 쓰고서 사랑을(또는 조건을) 속삭이는 ‘위장 사랑’이 판치는 도시....<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이런 도시적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가족애가 물씬 풍기는 로맨스를 보여준다.


영화는 인위적이고 의도적인 구성이 완연히 들어난다. 영주의 전직이 사기꾼인 것은 이 영화가 ‘거짓말’ 이라는 소재로 영화를 이끌어 갈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거짓말과 진실 그 둘 사이의 무거움을 줄타기하기 보다는 거짓말이 불러일으키는 헤프닝과 그 거짓말 속에 가려진 순박한 애정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이렇게 거짓말을 소재로 한 만큼 영화는 거짓말의 증폭과정을 그려내는 데 주력한다. 우선 영주가 기차에서 희철을 만난다. 영주는 희철이 소매치기당한 반지를 돌려주려다 자신의 가방을 놓치고 그 가방을 찾기 위해 희철의 집을 찾아나선다. 영주가 희철이 사는 용강 마을에 발을 디디는 순간 영화의 의도적 ‘거짓말’은 각본대로 진행된다. 시골이라는 전원적인 배경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도시에서 살던 영주가 시골로 들어서면서 진행된다. 살아남기 위해 갈고닦은 그녀의 거짓말은 순박한 사람들을 쉽게 거짓말에 말려들게 한다. 하지만 단절된 도시와는 달리 서로 가족처럼 지내는 공동체 내에서는 그 거짓말은 쉽게 증폭되고 비밀은 공공연하게 공유된다. 담이 없는 그 공간에서 비밀과 거짓말이 번져나가는 과정은 전광석화와 같으며, 그런 과정과 너무나 쉽게 사람을 믿고 단정짓는 어르신들로 인해 영화는 웃음꽃을 피운다. 또한 한정된 공간에서 연극적인 연출은 영화의 백미이다. 집안에서 희철을 심문하는 과정과 영주가 뻔뻔한 거짓말로 가족을 속이고 희철을 바람둥이로 만드는 과정은 위악적이지만 능청스러운 연기자들의 연기로 인해 웃으면서 넘길 수 있다.

과장된 설정과 연기는 때로는 눈에 거슬리지만 그것이 오히려 웃음의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적절한 캐릭터 설정과 연기자들의 호연 덕택이다. 김하늘이 열연한 주영주역은 영화에서 가장 중심적인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그녀가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녀는 가석방 해서 언니를 만나기 위해서 정장을 사 입는다. 산뜻 하지만 사무적인 이미지가 풍기는 옷은 이내 영주가 시골로 들어가면서 몸빼 바지와 가벼운 면티로 바뀌게 된다. 옷의 변화는 이미지의 변화 또 더 넓게 캐릭터의 변화를 상징한다. 한편 그녀는 이곳에서 진실과 사랑을 배우게 된다.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얼핏 보기에 돈일 것이라고 지레짐작이 되지만 그녀는 거친 이미지 속에 언니의 사랑과 가족의 사랑을 원하고 있었다. 이런 그녀는 대가족을 이루어 다정하게 살아가는 희철의 집이 정이 갈 것이고 떠나기 싫을 것이다. 인위적인 설정이지만 영주는 그런 공간 속에서 가족애를 느낀다. 한편 너무나 멍청해 보이고 순박해 보이는 남자에게서 애정을 키운다. 사회에서 그녀는 도덕과 법을 무시하는 범법자이자 사회의 이단아였지만 용강 마을에서는 정이가는 인물이자 사랑스러운 며느리로 변모한다. 또한 거짓으로 위장한 사랑이 진심으로 변해갈 때 즉 영주의 얼굴이 진실에 얼굴이 붉어질 때 관객들은 뒤늦은 영주의 변화를 기뻐할 것이다. 최희철 역을 맡은 강동원은 자신에게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내었다. 늘상 공부는 잘하지만 아버지 말에 기가죽고 가족들에게 무시당하는 약사 희철 , 여자를 리드하기 보다는 끌려 다니는 노예적 성격이 보이는 이 캐릭터는 된장 냄새가 물씬 풍기는 캐릭터이다. 서울대 보다는 용강마을 약사를 택한 것은 명예와 직위 보다는 안정된 가정과 편안함을 원하는, 현대적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다. 희철은 그 순진하고 바보스러움(?)으로 때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영주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매운 고추를 직접 먹고, 김하늘에게 몰매를 맞는 괴로움을 버텨는 그의 연기가 영화 속에서 빛을 바란다. 현실에서 귀공자인 그가 영화 속에서 망가져서 일반인으로 추락하는 과정은 영화의 또 다른 볼거리이다.

삭막한 세상에서 필요한 것은 진실이다. 그 진실이 사라져간 주류들의 공간에서 벗어나서 때묻지 않은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헤프닝을 그리는 영화.... 거짓말은 선의를 위해서 필요하기는 하지만 위선이 될 경우 서로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진실이 있어야 상처 받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가족애가 사라진 서로간의 신뢰가 사라진 사람들에게 변화를 유도하는 영화..코믹하면서 감동이 수반되는 가족멜로.. 진심이 통하는 그 순간 영화의 엔딩은 새로운 시작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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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믿지마세요(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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