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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로니 웨스턴의 창시자, 세르지오 레오네의 대표작.... 석양의 무법자 : 석양의 건맨 2
ldk209 2008-07-30 오후 4:22:53 2186   [6]

 

마카로니 웨스턴의 창시자, 세르지오 레오네의 대표작....★★★★

 

아마도 어릴 때 TV에서 본 서부극 편수만 따지면 못 잡아도 백 여 편에 이를 것이다. 존 웨인, 게리 쿠퍼 등이 나오는 전통 서부극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이 출연하는 조금은 색다른 서부극까지. 나중에 나이가 좀 들어서야 전통 서부극에서 좋은 보안관과 나쁜 인디언의 관계가 사실은 반대였다는 것과 모든 서부극이 미국 영화도 아니고, 심지어 미국에서 촬영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기도 했는데, 내가 어릴 때 봤던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서부극 중 대부분이 소위 마카로니 웨스턴 또는 스파게티 웨스턴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영화였다.

 

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호칭은 미국에서 자신들의 전통 웨스턴과 구별해 조금은 비하하는 의미로 붙인 것이라고 하는데, 마카로니 웨스턴 중에서도 대표적인 감독이 바로 세르지오 레오네이며, <석양의 무법자>는 그의 대표작이라 할만하다. 얼마 전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세르지오 레오네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아마도 김지운 감독의 <놈놈놈>으로 인해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에 대응한 특별전일 것이다. 어쨌거나 TV로만 봤던 서부극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것 하나로 꽤나 매력적인 상품이다. 그 중에서 나는 일단 <놈놈놈>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The Good, The Bad, The Ugly>를 선택했다. 추억 속의 음악과 함께 광활한 서부가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전통 서부극과 구별되는 마카로니 웨스턴의 특징은 무엇일까? 내가 어릴 때 특별하다고 느꼈던 건 마카로니 웨스턴에는 전통 서부극의 선악 구도가 해체되어 있음에 기인한 것이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좋은 놈이건, 나쁜 놈이건, 추한 놈이건 상관없이 모두들 탐욕에 굶주린 존재들이며, 언제나 배신을 밥 먹듯 한다. 영화는 The Ugly를 소개한 뒤 다음으로 The Bad, 마지막에 The Good을 소개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좋은 놈의 소개엔 추한 놈이 같이 등장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서로 공존하는 관계로 등장한다. 이전에 이들이 어떤 인연을 있었는지는 현재에 중요하지 않다. 다만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일시적 동맹관계를 맺고 있을 뿐이다. 이들과 나쁜 놈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이미 과거에 서로를 알고 있지만, 무슨 인연이 있었는지는 전혀 소개되지 않는다.

 

푸코와 블론디의 동맹관계는 다음과 같다. 추한 놈인 푸코를 좋은 놈인 블론디가 사로잡은 것으로 해서 현상금을 타낸다. 그리고는 푸코가 처형되기 직전에 블론디가 구출한다. 그러면 푸코의 현상금은 오르고, 다른 지역의 관청에 푸코를 넘기고는 다시 현상금을 타낸다. 그런데, 오르던 푸코의 현상금이 일정 수준이 되자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 그러자 좋은 놈이라는 블론디는 광활한 서부 한복판에 푸코를 버려두고 새로운 추한 놈을 구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그 이후 블론디와 푸코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몇 차례에 걸쳐 서로를 죽이기 위해 총을 쏴대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며, 연합 작전을 펼치기도 한다.

 

이렇게까지 얘기가 진행되면 헷갈린다. 대체 누가 좋은 놈이고, 누가 나쁜 놈이며, 누가 추한 놈인가? 블론디, 푸코, 센텐자 - 이 셋은 모두 좋은 놈이고, 나쁜 놈이며, 추한 놈이다. 영화는 애시당초 선, 정의와 같은 절대적 가치는 없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심지어 그러한 가치를 비웃는다. 묘지에 숨겨진 20만 달러라는 거대한 부 앞에서 누구도 정의롭다고 얘기할 수 없으며, 다만 상대적으로 덜 비열할 뿐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펼쳐 보인 탐욕에 찌든 서부는 탐욕스런 자본주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남북 전쟁이라는 상황을 개입시켜 아무 의미 없이 무차별로 죽어가는 사병들을 포착함으로서 전쟁의 비인간성을 폭로하고 있다.

 

<석양의 무법자>의 최고 명장면은 역시 묘지에서의 마지막 결투 장면이다. <놈놈놈>에서도 비슷하게 재연된 이 장면은 시간이 흐르면서 카메라가 각각의 얼굴과 손을 극단적 클로즈업으로 담아내며, 극도의 긴장감을 부여한다. 한 번씩 교차할 때마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선 카메라는 마지막엔 거의 눈만을 비춘다. 그러다 ‘탕!’ 한 번에 모든 상황을 간결하게 끝낸다. 사실 이 영화를 보면서 당황스러웠던 건 실제 내 기억 속의 영화에 비해서 생각보다 액션 장면, 총격장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내 머릿속에 이 영화는 끝내주는 액션의 향연으로 기억되고 있다. 왜일까? 어쩌면 거대한 액션장면의 많고 적음보다는 액션으로 가는 과정의 치밀함과 액션이 펼쳐지는 그 순간의 강렬함이 액션 영화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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