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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만큼은 이왕이면 많은 사이트에 올리고자 합니다. 아마 다른 영화 관련 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용서를^^;;
요즘 반미 감정으로 인해 미국 영화는 보지 말자는 운동이 많이 일 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화두에 놓여 있는 작품 중 하나가 반지의 제왕이지요...
먼저 말씀드리지만 이 영화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미국 영화이긴 해도 괜찮은 미국 영화이니 보라는 식의 주 장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나라와 영화는 별개다!라고 말 씀 드릴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우리 나라에 직배 되는 '전형적인 미국 영화'(미국 돈 투입, 미국 감독, 미국 배우 다 수, 미국 현지 촬영, 미국으로부터 우리 나라로의 직배...)라는 면과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가를 말씀 드리고 싶고, 그런 취지에서 아래 와 같은 빈약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글을 읽어주실 분들에게 우 선 감사를 표합니다...
1.
헐리우드의 자본이 들어갔는가. 이것만큼은 인정치 않을 수 없습니 다.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사 뉴라인 시네마가 주도적으로 영화 제작 에 임했고 여기에 미라맥스가 약간의 돈을 보탰습니다. 그러나 이것 이 그야말로 전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
우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영화가 직배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입 니다. 워너 브라더스, 브에나비스타, 20세기 폭스 등의 헐리우드 영 화사들은 우리 나라에 이미 직배 체제를 공고히 한 상탠데요, 문제 는 직배 영화 상영으로 인한 이윤의 대부분이 '전이'된다는 사실입 니다. 즉, 한국 영화 제작 발전 혹은 한국의 영화 제작사 및 배급사 의 성장 등과는 별 관계 없이, 수입의 대부분이 미국으로 흘러 들어 가게 되지요. 다시 말해서 이런 영화들은 관객이 많이 들면 들수록 많은 돈이 미국 영화사들로 빠져 나가게 됩니다. 반지의 제왕은 이 러한 직배 영화가 아니라 수입사 쪽에서 일정한 돈을 지불하고 완 전히 판권을 사들인 영홥니다.
뉴라인. 이 회사는 워너 브라더스와 더불어 타임 워너 계열에 속합 니다만 아직 우리 나라에 직배 영화 체제를 쌓지 못했습니다. 이 영 화사의 강점이 무척 창의적인 마음으로 영화 제작에 임한다는 것이 라면 고질적인 단점은 자사 영화의 전세계적인 배급 체제가 몹시 미흡하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태원 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 비스는 뉴라인 중역들과의 오랜 친분 관계를 통해 이 영화 전 3부 의 판권을 사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태원 엔터테인먼트가 반지의 제왕 판권을 사들이면서 지불한 액수 는 총 60억입니다. 일단 60억이라는 돈 자체는 무척 큰 액수입니다 만 전 3편 모두를 합쳐서 60억에 사들이기로 계약했으므로 한 편당 20억에 샀다는 결론이 나오지요. 이는 현 시점에서의 블록버스터 판 권료들과 비교한다면 대단히 싼 액수입니다(예를 들어... 1년 전 여 름 시즌에 튜브가 툼레이더 한 편을 약 40억원에 사들였었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반지의 제왕 판권을 우리 나라보다 훨씬 비싸게 샀 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역시 중역들간의 친분 관계가 꽤 큰 역할 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판권을 샀으니만큼 이제 관객이 400만 이 들건 500만이 들건 혹은 1000만이 들건간에 그 수입은 거의 다 국내 영화 산업을 위해 쓰여질 것입니다.
3.
시네마서비스는 영화 반지의 제왕의 배급사입니다. 관객이 많이 들 면 들수록 국내 영화에 이득이 되는데 배급사가 시네마서비스라면 더욱 금상첨화가 되지요^^
시네마서비스는 국내의 모든 배급사들 중에서 한국 영화들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을 예로 들어 보면... 엽기적인 그녀, 신라의 달밤, 킬러들의 수다, 선물, 화산고, 봄날은 간다 등이 모두 시네마서비스 배급의 손을 거쳤습니다. 시네마서비스는 외화의 배급과는 큰 관련이 없으며 특히 작년에 그들이 배급하여 히트를 친 미국 영화는 반지의 제왕을 제외하고는 거의 한 편도 없다시피 합니다.
시네마서비스가 반지의 제왕의 초대박으로 인해 벌어들인 돈의 대 부분이 한국 영화 제작을 위해 쓰였습니다(예를 들어 가문의 영광 이라든가). 더구나 얼마 전에 시네마서비스는 한국영화 자체 제작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만큼 반지의 제왕의 흥행은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겁니다.
4.
아시다시피 원작자는 미국인이 아닌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출신인 톨킨이구요, 감독은 자국의 국보적인 존재로 부상한 뉴질랜드인 피 터 잭슨입니다.
피터 잭슨은 배우 캐스팅을 하면서 이름 높은 배우보다는 자신이 평소에 여러 번 그 연기를 보고 느낀 바 있는 배우들을 대거 투입 했습니다. 따라서 배우들의 주류 역시 미국인 뿐만 아니라 뉴질랜드 인, 오스트레일리아인, 영국인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통 '헐리우드적' 블록버스터를 제작할 때... 세트 등은 미국 내 영 화 스튜디오 안에 세우고 CG를 비롯한 특수 효과 역시 미국 내의 특수효과 회사(대표적으로 ILM)에 의뢰하는 것이 일종의 전례입니 다. 그러나... 감독인 잭슨은 영화를 찍으면서 세트, 미니어처 등을 모두 뉴질랜드 안에 세웠습니다. 영화의 모든 자연적 배경 역시 뉴 질랜드의 풍광에 기반하며, 특수효과를 맡은 회사 역시 뉴질랜드의 WETA입니다.
5.
잭슨은 영화의 제작 과정에서 많은 실업자들을 영화 산업으로 인도 하였고 완성된 영화를 통해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산천이 얼마나 영 화 제작에 좋은지를 자연스럽게 알렸습니다. 심지어 '중간계 여행 코스'까지 만들어져 해외의 소설 및 영화 팬들을 끌어모음으로써 관 광 산업 발전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습니다. 자국의 문화 발전에 세 운 공으로 인해 얼마 전에 무슨 훈장인가 상인가를 받은 바 있습니 다.
WETA는 최근 그 사세를 급속하게 불려 나가고 있는 뉴질랜드의 특수 효과 전문회사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지금까지 미국의 특수효 과 회사들, 특히 ILM은 그 훌륭한 기술로 특수 효과에 있어서 최고 의 위치를 점해 왔었습니다. 수많은 블록버스터들이 그들의 도움을 받았었구요. 여기에 반지의 제왕을 통해 WETA가 과감하게 도전장 을 냈습니다. WETA는 앞으로도 블록버스터들의 잇따른 구애를 받 을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에 이번 영화에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였습 니다.
요컨대, 반지의 제왕의 성공은 미국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전세계적 블록버스터의 잇따른 등장에 발화점을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 니다.
6.
반지의 제왕의 원작자 톨킨은 자기의 소설에 대해서 '해석'을 가하 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특히 프로도, 아라고른, 간달프 등은 2차 대전시 연합군 진영을 나타내며 사우론과 사루만은 히틀러를 비롯 한 파시스트 세력을 상징한다는 식의 정치적 해석을 가하는 것을 무척 경계한 바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의 모 신문이 이러한 톨킨의 생각을 접어두고 영화에 정치적인 메스를 들이대면서... 사우론 일당은 현재 이라크를 위시한 '악의 세력'과 같으며 프로도 일행이 반지를 던져 넣기 위해서 행하 는 여정은 현재 미국이 세계 정의를 위해 '악의 세력'과 싸우고 있 는 행위와 흡사하다는 식의 논리를 편 적이 있습니다(정확히 위와 같은 내용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위와 같은 논조였다는 것 은 확실합니다).
그 며칠 후, 아라고른 역(반지의 제왕 전편을 통틀어 주인공 중 한 사람이며 특히 이번 개봉할 2편 두 개의 탑에서는 그야말로 핵심적 인 비중을 차지하는 배역입니다.)을 맡은 배우인 비고 모르텐센(배 우이자 화가이며 문학가입니다.)이 토크쇼에 나가서, 이라크와 사우 론을 같은 위치에 보려고 하는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심지 어... 다른 나라를 조종하려 하고 파괴를 조장하는 미국의 현 행태야 말로 사루만과 같다고 정면으로 쏘아붙였습니다... 감독과 프로도 역 을 맡은 일라이자 우드 역시 여기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 구요.
이것은 현재 미국 내 분위기로 볼 때 대단히 소신 있고 동시에 위 험한 발언이었으며 그 결과, 그의 팬들 중 일부가 그에 대해 적대적 으로 돌아서는, 심지어 막말을 도배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비 고 모르텐센은 이라크로 꺼져라!"는 의견으로 말이죠... 이 사실, 거 기다 이 때문에 영화의 미국 내 흥행에 우려의 시각이 다소나마 있 다는 것만 보더라도 이 영화를 불매 운동한다는 것에는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더더욱 의미 심장한 것은 그 날 비고 모르텐센 이 토크쇼에 나갈 때 'No more Blood for Oil'이라고 씌어진 셔츠 를 입고 나갔습니다. 그것도 그 셔츠를 자기가 직접 만들어서...)
7.
앞에서도 말씀 드린 것처럼 저는 영화관람과 애국심은 다른 차원의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절대로 않겠습니다(또한 1편 반지 원정대를 보고 이 영화는 졸작 혹은 내 타입이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께 가서 보시라는 주장 역시 당연히 아닙니다^^) 다만 제가 여러 글 들을 읽으면서, 보고 싶지만 스스로의 반미 감정과 애국심 때문에 영화관 가서 보지 않겠다는 글을 많이 봤고, 참 안타깝다는 생각 역 시 많이 했습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말한다면... 사실상 헐리우 드 영화의 '탈'을 뒤집어쓴 것에 불과한 뉴질랜드 영화입니다. 이만 하면 이 영화에 너그럽게 면죄부를 줄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감사하 게도 이 변변치 않은 글들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들께서 가지신 내 적인 애국심과 양심이 영화 관람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까하고 생 각해 봅니다^^ 그런 취지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빈약한 글 읽어 주셔서 재삼 감사드립니다...
p.s. 참, 이 영화가 선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도 많은데... 미 국과 거의 동시 개봉을 추진하는 것은 캠코더판의 유통으로 인한 손실을 최대한 줄여 보자는 의도입니다. 그렇기에 현지 개봉일과 가 장 가까운 공휴일로 낙착된 것이지요. 이 영화는 직배 영화가 아니 기 때문에 개봉일 설정에 있어서도 미국 뉴라인의 의사 반영으로부 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지요... 만약 그것이 마음에 걸리신다면 선 거 끝내신 후 보시거나, 아니면 선것날로부터 주말이 멀지 않으니 그 날 보시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선것날 새벽 6시에 개 봉해서 저녁 6시에 모든 영화관에서 내리는 영화는 절대 아니니까 요^^ p.s.2. 참으로 역설적인 것은... 반미 감정이 높은 요즘 영화관에 걸 릴 다른 대작들 중에서 '전형적인 미국 영화'는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조금 나열하자면... 해리 포터 : 비밀의 방은 원작자가 영국인이고, 배우들 도 거의 완벽하게 영국인들입니다(주역 배우진중에 미국인은 하나 도 없던가... 아니면 한 명 정도만 있을 겁니다. 그것은 영국적인 판 타지를 표방한 조앤 롤링의 미국 헐리우드 및 그 배우들에 대한 불 신 내지는 반감에 다름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와 관련 된 부분들이 있어 흥행 관련 악재에 가장 크게 묶일 것으로 보이는 (이번 007이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는 중론 때문에 더더욱 안타깝기 는 하네요.) 007은 다들 아시다시피 그야말로 영국 현대 문화의 상 징들중 하납니다. 미국 영화를 보지 말자는 애국적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요즘, 정작 흥행이 될 만한 '전형적인 미국 영화'는 드물다는 점, 그리고 외화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으되 하나같이 일정 수준 이 상의 완성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정말 묘한 느낌이 드네요...
또한 해리와 반지는 모두 좋은 영화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영화의 코드를 판타지로 바꿔가게 되는 기초를 닦았다는 점에서 본다면 둘 다 거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입니다. 팬들끼리 서로 존중해주는 마음 을 더욱 길러나갔으면하고 바라네요^^ p.s.3. 참고로 저는 이 영화의 팬 중 한 사람일 뿐입니다. 뉴라인이 나 시네마서비스로부터는 떡 하나 받아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작 년부터 시사회 신청했다가 죄다 떨어진 일들은 있어도...^^;;
p.s.4. 골룸, 헬름 협곡... 엄청나답니다. 골룸이라는 캐릭터 자체의 모든 부분, 그리고 사루만 군대의 절대 다수가 모두 CG로 만들어졌 다는 것만 알고 가셔도 놀랄 만한 부분이 무척 많을 것으로 보여집 니다. 보실 분들께서는 기대 최대치로 하셔도 좋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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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2002, The Lord of the Rings : The Two Towers)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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