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랫 낼러리가 연출한 <찰스 디킨스의 비밀 서재>는 <올리버 트위스트><위대한 유산>등을 집필했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크리스마스 캐롤>를 출간하기까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창 잘 나가던 찰스 디킨스(댄 스티븐스)는 세 권의 책이 실패를 하고 출판사에서도 더 이상 그를 지원하고 싶은 맘이 없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홧김에 1달 남짓 남은 크리스마스까지 새 책을 쓰겠다고 말한다. 불현듯 구두쇠 영감 캐릭터가 떠올리게 된 디킨스는 그의 이름을 ‘스크루지’라고 짓고 글을 써나가려고 하지만 그의 눈앞에 스크루지(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나타난다.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스크루지가 나타날 때마다 훼방을 놓아 소설을 완성시키는 데 걸림돌이 된다. 요즈음은 <크리스마스 캐롤>를 다루는 매체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80~90년대만 해도 tv,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등 다양한 매체에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다루었고, 12월이 되면 어김없이 스크루지 영감을 만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기에 걸쳐 사랑하는 이 소설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에 대한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이 시즌에 딱 맞는 작품이다. 자신이 만든 캐릭터를 실제로 만난다는(상상이지만) 설정 자체도 흥미로웠고, 그 캐릭터가 창작자를 방해한다는 내용은 더 흥미로웠다. 중후반까지 디킨스와 스크루지의 대립이 흥미롭게 진행되었다가 후반부에 깨달음을 얻게 되는 디킨스의 모습이 보이는데 계몽적인 느낌이 조금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은 예상가능한 결말로 진행되었지만 30~40년대 헐리웃에서 많이 봐 온 엔딩이라 신선한 감이 없어 아쉬웠다. 수많은 고전을 통해 알려진 찰스 디킨스의 일생을 살짝 엿볼 수 있는 영화라 반가웠고, 그의 다른 소설들도 한 번 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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