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예-살아서는 안되는 방>은 <골든슬럼버>와 <백설공주 살인사건>을 연출한 나카무라 요시히로의 신작이다. 잡지에 단편을 연재하는 소설가 나(다케우치 유코)는 독자들의 사연, 제보를 토대로 글을 쓰고 있다. 쿠보(하시모토 아이)라는 학생에게 편지를 받게 되는데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린다는 사연. 소설가는 과거의 다른 독자의 사연과 비슷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쿠보의 제보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전 사연을 쫓아가본다. 제보만 받았던 쿠보와 함께 이전의 사건들을 찾아가 보는 와중 어떤 원한이 원인이 되어 괴담 아닌 괴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살을 하거나 귀신들린 집에서 이사를 하려한다. <잔예>는 예상과는 달리 차분하게(?) 관객을 집중시키는 영화이다. 그리고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사건을 쫓아가는 추리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또한 자극적이기 보다는 감성에 호소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론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가 떠올랐다. 당시 처음 봤을 때 너무 지루한 느낌이 들어 다시 보기 힘든 작품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다시 보게 되었고 아직까지도 엔딩장면이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각인된 좋은 작품이었다. 물론 <잔예>가 그 정도의 작품이라 보기엔 힘들다. 특히 후반부에 다른 인물들, 특히 사건을 쫓는 두 남성 캐릭터가 더해지면서 집중력을 많이 흩트려 놓았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에 등장하는 장면은 너무 사족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캐스팅을 보면 주인공 다케우치 유코의 경우, 감독의 전작이나 다른 작품에서 이미 검증 받은 인물이라 신선한 점은 없었으나 역시나 한 작품을 끌고 나가는 힘이 있는 배우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하시모토 아이는 <리틀 포레스트>와 비슷한 느낌이 없지 않았지만 이런 장르에도 꽤 어울린다는 것을 증명해주어 다음 필모가 어떻게 될지 궁금해졌다. <잔예>는 흥미로운 사건이 꽤나 관심을 갖게 한 작품이었고,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지만 후반부에 더 해지는 캐릭터로 인해 산만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라 나카무라 요시히로 전작들에 비해 조금 아쉬운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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