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벨 코이젯트 감독의 <인생면허시험>은 오직 자신의 분야에만 전문성을 갖고 있지만 워커홀릭 때문에 남편은 7년 마다 바람이 나고 딸도 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웬디(패트리시아 클락슨)라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몇 번에 외도 끝에 결국 남편과 헤어지기를 결심하고 홀로서기를 준비하려고 하는데 생각해보니 혼자서 할 줄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딸을 보러가고 싶어도 면허가 없어서 가질 못 할 정도이다. 그러던 와중 택시기사 겸 운전선생인 인도인 다르완(벤 킹슬리)를 만나게 되고 운전 이상의 다른 것을 그에게 부터 배우게 된다. 또 다른 한편의 이야기는 다르완 쪽이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된 다르완은 웬디와는 달리 남에겐 좋은 스승이지만 자신의 가족과 어떻게 관계를 이뤄야할지 모르는 인물이다. 거꾸로 웬디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의 관계를 회복한다. 너무나 교훈적인 이야기와 특별한 사건없이 진행되는 이 영화의 장점은 배우들의 연기일 것이다. 미드에서 가끔 보았던 패트리시아 클락슨은 주인공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주었고, 최근에 다작을 하고 계시는 벤 킹슬리의 연기는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30년 전 <간디>에서 아카데미를 탔을 때처럼 너무나 훌륭했다. 심지어 다르완과 함께 사는 조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전형적인 것이 꼭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전형성에서도 자신의 색깔을 조금만 입힌다면 많은 사람들에 기억 속에 남을 작품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면 <샤인>이라는 영화에서 제프리 러쉬의 환상적인 연기도 있었지만 뻔한 이야기 속에서 그의 연주(벌의 비행)가 없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다. 딱 하나의 명장면만으로도 그 영화의 생명력을 수십 년 늘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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