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주 감독의 <더 폰>은 손현주의 추격스릴러 3번째 작품이자 타임리프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손현주가 잘 나가는 변호사를 맡고 그의 아내로 엄지원이 의사로 출연한다. 잘 나가는 변호사 고동호(손현주)는 동료와의 회식 때문에 아내 조연수(엄지원)와의 약속도 깨고 심지어 밤새도록 전화도 꺼놓고 있다. 같은 시간 연수는 집안에 홀로 있다가 누군가에 의해 살인을 당하고 사망한다. 고통 속에 시간은 흘러 1년이 지나고 딸과 함께 정상적인 삶을 살던 순간 아내의 번호로 전화가 오게 되고 영화는 이제 두 가지 시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보여준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사건이 진행되고 동호는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작년에 벌어졌던 일을 거꾸로 기억해내면서 그녀를 구출해내려고 한다. 재작년에 개봉했던 <11시>라는 영화가 있었다. 국내에선 거의 최초로 시도했던 sf타임리프를 다룬 작품이었다. 노력에 비해 결과는 참담했다. <더 폰>도 궤는 다르지만 성공적이진 못했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논리의 허점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이 부부에겐 딸이 있는데 엄마가 죽고 나서 1년 동안의 행적과 엄마를 잃은 아이의 모습이 전혀 표현되지 않았다. 또한 손현주의 캐릭터에 대한 피로감도 이젠 조금씩 느껴진다. 리암 니슨이 소비되는 것처럼 손현주도 이젠 전혀 다른 인물에 도전해야 될 것 같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연수가 자신의 병원에 가서 스스로를 치료하는 장면이다. 그 때 그녀는 병원이 아니라 경찰서로 가야되는 게 상식이 아닌가 하다. 이렇듯 시간을 다루는 것이 얼마나 힘든 지를 다시 한 번 알려준 이 영화는 물론 단점만 존재하는 작품은 아니다. 손현주는 언제나처럼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해주는 편집도 좋은 편이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인 이야기를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다루었다면 좀 더 좋은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