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감독의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 인물의 멜로드라마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얼굴이 바뀌는 우진이 이수(한효주)라는 여자를 만나 벌어지는 정통 멜로드라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나 얼굴이 바뀌는 첫 순간의 아이러니를 통한 코미디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라면 이수와의 만남이 시작되고 그녀의 질문 중 하나. ‘어떤 모습일 때가 가장 별로니?’라고 하면 다음 컷에 미취학 아이의 얼굴이 보인다. 이런 식의 코미디가 영화 내내 펼쳐진다. 이런 잔재미에선 성공적이라면 이야기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좀 아쉬웠다. 관객들은 누구나 예상했을 것이다. 이들의 사랑이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당연히 장르영화라 당연한 말이지만 주인공들의 상처와 아픔을 좀 더 깊게 들여다봐야한다고 생각되었다. 영화 속에서도 이수의 대사 중 ‘너의 얼굴을 적응하기에 하루는 너무 짧아‘라는 말처럼 우진에게 감정이입이 외모에서 오는 것은 당연할지 몰라도 제목처럼 내면을 좀 더 깊게 보여줬다면 캐릭터를 비롯해 이야기까지 감정이입이 되었을 것인데 이것이 좀 아쉬운 부분이었다. 영화를 보다보니 토드 헤인즈의 <아임 낫 데어>가 떠올랐다. 밥 딜런의 모습을 각각 다른 인물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는데 <뷰티 인사이드>와는 전혀 다른 장르였지만 아직까지도 뇌리 속에 많아 있는 훌륭한 작품이었다. 케이트 블란쳇의 밥 딜런은 여전히 강렬하다. <뷰티 인사이드>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꽤 괜찮은 촬영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지만 기본이 너무 아쉬운 작품이었다. 뼈대가 튼튼해야 다른 것도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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