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캐바나의 <더 커널>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 귀신들린 집을 소재로 한 공포물이다.
90년대에서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공포물에서 ‘집’이라는 장소는 감금, 폐쇄의 공간으로 표현되었다. <퍼시픽 하이츠><패닉룸> 등등의 영화가 그러했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집’이라는 공간은 전혀 다르고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다. 제임스 완의 <컨저링><애나벨> 그리고 가장 대표적인 파운드 푸티즈 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시리즈가 귀신들린 집의 전형일 것이다. 또한 조금 다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재작년에 흥행에 성공한 <숨바꼭질> 또한 집이란 공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커널>은 성공한 위의 작품들과 어떤 차별성을 갖고 있을까? 주인공 데이빗은 영상자료원에서 일을 하고 앨리스를 만나 결혼을 한 후 어떤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자료원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옛날 영상물이 자신의 집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 후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최근 유행되는 요소들을 그대로 따 왔고 특히 3년 전에 개봉한 <살인소설>과 굉장히 흡사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어셔가의 몰락>으로 대표되는 이런 이야기는 여전히 있어왔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어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당연히 관객에게 공포감을 안겨줄 것인가가 아닌가 싶다. 주인공 데이빗의 캐릭터를 통한 공포감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하지만 이외의 이야기와 설정 자체로서의 공포감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역시나 그다지 신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지 않았나싶다.
<쏘우>시리즈를 시작으로 <인시디어스><컨저링>까지 최근 10년 동안 호러킹이 된 제임스완(심지어 분노의 질주7까지 연출)을 언급하지 않고 현재 호러물을 설명하긴 힘들다. 그러나 그가 연출하지 않고 제작에만 참여한 작품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웨스 크레이븐이 <스크림>을 통해 그러했듯이 그도 유행의 선두주자로 이젠 변화를 줘야할 듯 하고 <더 커널>과 같은 아류작들도 대세에 따르는 건 좋으나 자신들만의 개성에 방점을 찍는 한 두 장면이 있었으면 훨씬 기억에 남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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