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렌디드 : 친구삭제>
'처음'이라 신선하고, '처음'이라 미숙하다
★★★
새로운 공포영화의 공식을 제시하겠다는 포부가 닮긴 '레오 가브리아제' 감독의 연출작 <언프렌디드 : 친구삭제>를 감상하였습니다. 저 역시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던 작품인지라, 이리저리 정보를 수집해봤습니다. 신뢰도 높은 북미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지수는 61%로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이미 북미에서는 27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수입을 올려 흥행력은 이미 검증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죠. 아무튼 개봉이 5일 앞으로 다가온(2015년 5월 7일 개봉) 작품을 좋은 시사회기회가 생겨서 먼저 만나보았습니다.
획기적인 시도, 이건 분명 이 영화만의 색깔이야!
여고생 로라반스는 자신의 치부가 그대로 담긴 영상의 유포로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됩니다. 그로부터 1년후, 로라반스의 여섯친구들이 모인 화상채팅방에 정체모를 이상한 존재가 접속하게 되면서 기이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죠. 그리고 이제 1년전 로라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하나하나 서서히 밝혀집니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친구들에게 한을 품고 죽은 존재가 복수를 위해 다시 나타난다는, 이미 공포영화에서 수없이 많이 다뤄져 왔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무대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옮겨놓으면서 이 영화만의 차별화되고 신선한 공포감을 선사합니다. 시종일관 보이는 것은 유튜브 창과 페이스북 페이지 그리고 스카이프 화상채팅창을 통해 겨우 얼굴정도 보이는 것이 다죠.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때, "이거가지고 영화가 돼?"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확인해보니 영화가 되더군요.
이미 인터넷창 안에서의 일상도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이러한 모습들을 그대로 영화에 옮겨놓은 것 같은 비주얼은 현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죠. 또한 남의 화면을 옅보는 개인방송 문화가 이미 뿌리 내리고 있었던 터라 거리낌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도 작용한것 같습니다. 다만 여러개의 창이 떠있고 화상채팅과 일대일 채팅이 동시에 진행되기때문에, 영화가 조금 정신없고 산만하게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때 이러한 시도는 분명 이전에 없었던 신선한 시도였고, 현실감과 흡인력을 증대시킨 훌륭한 연출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신선한시도에 증대되는 공포감
영화의 장르가 공포인 만큼, 이러한 획기적인 시도는 현실감과 신선함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둬들입니다. 온라인 창이라는 공간안에 인물들을 가둔 것 같은 이러한 연출은 압박감으로 그대로 전해집니다. 기이한 현상이라고는 하나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해킹'이라는 인위적 기술로도 설명가능하기에, 이점은 곧 알수 없는 정체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하죠. 함께 있는 것 같지만 물리적으로 단절된 이들의 상황. 접속이 원할했다가 순식간에 끊어짐. 이러한 작은 효과만으로 영화는 살해장면에서 궁극의 공포감을 전해주기도 합니다.(비록 모자이크로 처리됬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메시지, 그러나 서툴다
획기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영화 <언프렌디드 : 친구삭제>, 감상하고 나니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바는 분명하게 드러나더군요. 친구였던 로라의 치부를 노출시킴으로서 로라를 죽음에 이르게 한만큼, 알수없는 미지의 정체는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이들을 압박합니다. 마치 <쏘우>를 보는것 마냥 이들에게 강요되는 게임엔, 치부를 갖고 사는이가 어찌 로라뿐이겠냐는 강력한 메시지가 내제되어있죠.
다만 이러한 설정으로 원하는 효과를 이뤄냈는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극이 전개되면서 인물들의 치부가 하나하나 드러나는데, 그 광경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우스꽝스러워 보이더군요.(실제로 극장안에서는 여기저기서 폭소가 튀어나왔습니다.)이것이 감독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저에게 있어 몰입을 흐뜨러뜨리는 득보다는 실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결국 SNS문화가 대두되는 사회에 이러한 공포영화가 나온점은 무척 반갑더군요. 하지만 첫시도라 그런지 미흡한 면이 더러 보이기는 했네요. 원래 공포영화를 잘 보는 입장은 아니어서 내내 마음 졸이면서 감상했는데, 다른 분들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다가올지 궁금 하기도 합니다. 날씨도 더운데 이 영화로 더위를 날려보시는 것은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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