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산만한 내러티브로 인해 작품색 자체가 불분명해지고 만 드라마 / 15세 관람가 / 120분
올리비에르 니카체, 에릭 토레다노 감독 / 샤를로뜨 갱스부르, 오마 사이..
개인적인 평점 : 3점 (IMDB평점 : 6.7점, 로튼토마토 지수 : 33%, 2월 22일 기준)
안녕하세요? 다들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어제(21일) 롯데시네마 프리미엄칠곡에서 관람하고 온 <웰컴, 삼바> 이야기를 해볼께요. ^^
프랑스의 영화 감독이자 소설가인 델핀 쿨랭(Delphine coulin)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웰컴, 삼바>는 지난 2013년 국내 개봉 당시, 172만1,611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던 <언터처블:1%의 우정>을 공동연출한 올리비에르 니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다섯 번째 공동연출작인데요. (참고로, 올리비에르 니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Je préfère qu'on reste amis>로 장편 연출 데뷔를 하기 이전에도 3편의 단편과 1편의 TV드라마에서 공동연출을 맡았으며, 장편 연출 데뷔를 한 이후에도 줄곧 함께 연출을 맡아오고 있답니다. <언터처블:1%의 우정>은 두 사람의 네 번째 공동연출 장편작이구요. ㅎ) 프랑스에서는 작년 10월 15일에 개봉해 같은 주에 개봉한 <메이즈 러너>, <닌자 터틀>, <툼스톤> 등을 제치고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던 작품이죠.
비록, 해외 평론가들로부터는 "선하고 좋은 의도를 지닌 영화임에는 틀림 없으나, 산만하고 엉성한 스토리&편집 등으로 인해 그러한 의도가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로튼토마토 지수 또한 33%에 그치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언터처블:1%의 우정>에서 맑디 맑은 눈빛으로 순수한 우정을 연기해줬던 오마 사이와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안티크라이스트>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출연한다는 점 때문에 살짝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월컴, 삼바>였는데요. 과연, 제가 직접 보고 느낀 <웰컴, 삼바>는 어떤 영화였는지 언제나 그렇듯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불법거주자 삼바와 번아웃 증후군에 걸린 알리스의 기묘한 우정(?)
줄거리 세네갈 출신의 불법거주자 삼바 시세(오마 사이)는 10년째 프랑스의 한 레스토랑 주방에서 악착같이 일하며 고향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요. 그리고 마침내 요리파트 스텝으로 승진하게 되어 정식 거주 허가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날, 불행하게도 삼바는 프랑스 경찰에게 불법거주자로 체포되면서 프랑스 이민국으로부터 추방통지서를 받게 되고 말죠.
한편, 대형 헤드헌팅회사에서 매일 12시간씩 15년 동안 근무하며 미친듯이 일만 한 덕분에 젊은 나이에 임원 자리에까지 오른 알리스(샤를로뜨 갱스부르)는 번아웃 증후군(과도한 정신적, 신체적 피로로 인해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일컫는 말) 진단을 받은 후, 치료의 일환으로 불법거주자들의 거주 허가 신청 작업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일을 하게 되는데요. 자원봉사 첫 날, 알리스는 자신의 첫 피상담자인 삼바를 보자마자 그에게 묘한 호감을 느끼게 되죠. 과연, 삼바와 알리스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까요?? ㅎ
온라인상에 작품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웰컴, 삼바>인 탓에, 전 막연하게나마 올리비에르 니카체 감독과 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직전 연출작인 <언터처블:1%의 우정>과 비슷한 작품색을 <웰컴, 삼바>에게 기대하며 극장으로 향했었는데요. <언터처블:1%의 우정>이 억만장자 필립(프랑수아 클루제)과 까칠한 간병인 드리스(오마 사이)의 진솔한 우정을 깨알 같은 웃음과 함께 담백하게 담아냈었던 것처럼, 전 <웰컴, 삼바>에게도 적당한 웃음이 곁들여진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기대했었죠. 하지만 극장에서 실제로 만나 본 <웰컴, 삼바>는 저의 그러한 기대감을 무참히 깨뜨려버리고 말더라구요. ㅠ.ㅠ
현대 사회의 슬픈 단상을 어루만져 주고자 했지만...
다들 시눕시스만 보시고서도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듯이 <웰컴, 삼바>는 프랑스와 유럽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체류자들을 대변하는 삼바와 격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 직장인들을 대변하는 알리스를 통해 그들의 상처와 아픔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려는 의도를 지닌 작품이었는데요.
언제 어디서 경찰의 검문에 걸려 추방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와중에도 고향에 있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고층빌딩 창문닦이에서부터 건설 노동자, 재활용품 처리 공장 노동자, 야간 경비원 등 닥치는데로 일을 하는 삼바는 물론, 직장을 지키기 위해 실적에 집착하며 사랑도 우정도 포기한 채 일에만 매달려온 알리스, 추방당하지 않기 위해 무려 25년 동안이나 제 몸 사리기에 급급한 삶을 살아온 삼바의 삼촌 라무나 쏘(융가르 폴), 아랍(알제리)인이라는 점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차별받지 않기 위해 브라질 사람 행세를 하고 다니는 왈리드(타하르 라힘), 생활에 지쳐 사랑하는 조나스(이사카 사와도고)와의 약속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린 그라시스(리야 케베데) 등 <웰컴, 삼바>는 경주마처럼 앞만 보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삶을 캐릭터마다 투영시켜 놓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모습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끔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죠.
맥락 없이 산만하기만 한 내러티브로 인해 퇴색되어버린 메시지
이처럼 <웰컴, 삼바>는 제 한 몸 건사하기에 급급한 삶을 살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잊어버리게 된 현대인들을 각성시키고자 하는 것과 동시에 코미디, 멜로, 뮤지컬, 휴먼드라마 등의 장르를 바쁘게 오가며 관객들에게 다양한 재미를 선사해주고자 러닝 타임 내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요. 문제는 <웰컴, 삼바>의 그와 같은 노력들이 관객들(적어도 저한테는요. ^^;;)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기는커녕 오히려 작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만 한다는 것이죠. ^^;;
<웰컴, 삼바>는 10년 동안 프랑스 사회의 일원으로써 그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변인으로써의 지위 밖에 누리지 못하는 삼바의 휴먼드라마를 비롯해, 삼바의 엉뚱한 매력과 왈리드의 넉살 좋은 유쾌함을 조화시킨 코미디, 그리고 삼바와 알리스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의 기류를 통한 멜로 등 다양한 장르적 특징을 넘나들며 요즘 관객들이 원하는 종합선물세트형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를 쓰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웰컴, 삼바>의 이같은 노력들은 부실하기 이를 데 없는 이음새(느닷 없는 장면 전환, 단편적으로 쪼개어진 맥락 없는 스토리)로 인해, 애초에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행복에 대한 메시지 뿐만 아니라 영화적 재미까지도 한꺼번에 퇴색시켜버리고 말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특히 아쉬웠던건 감정선을 뚝뚝 끊어 먹기 일쑤였던 <웰컴, 삼바>의 편집점으로 인해 오마 사이와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연기력을 제대로 감상할 틈 조차 없었다는 점이었는데요. 전 솔직히 두 사람의 연기력 하나만 믿고 관람한 <웰컴, 삼바>였는데, 오매불망하던 오마 사이와 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연기력을 느낄 겨를도 없이, 연출과 편집의 중요성만을 새삼 뼈저리게 느끼며 상영관을 나서고 말았네요. ㅠ.ㅠ
이도 저도 아니었던 불분명한 작품색과 엉성한 편집으로 인해 힐링은커녕 러닝 타임 내내 피로감만 잔뜩 쌓였던 <웰컴, 삼바>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들 남은 연휴 즐겁고 알차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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