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빼어난 미장센, 명품 연기, 신랄한 메타포가 어우러진 웰메이드 웨스턴무비 / 청소년 관람불가 / 92분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 / 매즈 미켈슨, 에바 그린, 제프리 딘 모건..
개인적인 평점 : 8.5점(IMDB평점 : 6.9점, 로튼토마토 지수 : 71%, 11월2일 기준)
안녕하세요? 비록, 내내 흐리기만 했던 주말이지만 다들 편안하게 보내고 계시죠? ^^ 오늘은 방금 메가박스 북대구에서 관람하고 온 <웨스턴 리벤지>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웨스턴 리벤지>는 덴마크 출신인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과 매즈 미켈슨을 비롯해 북유럽권 배우와 스텝들이 대다수인 덴마크 영화인데요. 말씀드리고 보니, 덴마크에서 만든 서부극이라는 점 때문에 <웨스턴 리벤지>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칸영화제가 인정한 최고의 연기파 배우 매즈 미켈슨이 주연을 맡은 서부극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였을 만큼, 굉장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작품이 바로 <웨스턴 리벤지>였는데요. 과연, 제가 기대했던 것 만큼의 재미를 선사해준 <웨스턴 리벤지>였을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처자식을 잃은 아버지와 동생을 잃은 형의 물러날 곳 없는 정면 대결!!!
줄거리 1871년 미국 서부, 1864년에 벌어졌던 제 2차 슐레스비히 전쟁(슐레스비히 공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덴마크와 독일오스트리아 연합군 간의 전쟁. 노르웨이와 스웨덴이 덴마크에 지원군을 파견했으나, 결국 덴마크는 독일에게 참패하게 됨.)이 끝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온 존(매즈 미켈슨)은 7년만에야 비로소 아내인 마리(낸나 오랜드 파브리시우스)와 아들 크레스텐(토크 라스 비야케)을 미국으로 불러들여 재회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재회의 기쁨도 잠시 뿐, 존은 우연히 역마차에 동승하게 된 폴(마이클 레이몬드 제임스)과 레스터(숀 캐머런 마이클)에 의해 싸늘한 시신이 된 마리와 크레스텐을 껴안고 피눈물을 흘리게 되고 말죠.
존은 곧바로 폴과 레스터를 추격해 분노의 총알 세례로 처절한 응징을 가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존이 살고 있는 마을을 지배하고 있는 무법자 헨리 델라루 대령(제프리 딘 모건)의 친동생이 폴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고, 델라루는 자신의 동생을 살해한 범인을 당장 찾아내라며 마을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학살하기 시작하면서, 둘 중 누군가는 죽어야만 끝나는 존과 델라루 대령의 처절한 결투가 시작된답니다.
★ <웨스턴 리벤지> 예고편 ★
덴마크 출신의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이 연출을 맡고, 출연진의 대부분이 북유럽 출신의 낯선 배우들인 <웨스턴 리벤지>인 탓에, 솔직히 말해 전 순전히 매즈 미켈슨의 연기력 하나만 믿고 관람한게 사실이었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극장에서 만나 본 <웨스턴 리벤지>는 매즈 미켈슨의 명품 연기 외에도 여러 훌륭한 장점을 지닌 웰메이드 웨스턴 무비더라구요. ^^
정통 웨스턴 무비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낸 북유럽 영화
인적 하나 없는 황량한 벌판, 거세게 휘몰아치는 바람을 뚫고,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서부의 무법자들. 아마도 웨스턴 무비하면 자연스레 머릿속으로 떠올리게 되시는 장면일텐데요. 하지만 웨스턴 무비가 최전성기를 누리던 1960,70년대를 제외하면, 웰메이드 웨스턴 무비라고 거론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것이 사실이죠. (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분노의 추적자> 밖에는 딱히 떠오르는 작품이 없는데요. 아참, 영화는 아니지만 HBO의 드라마 <데드우드>도 정통 웨스턴 무비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었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장고:분노의 추적자>는 정통 웨스턴 무비라기보다는 웨스턴 무비를 베이스로 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변주였던게 사실이죠.) 그런 이유로 정통 웨스턴 무비에 대한 아~주 오랜 갈증에 시달리고 계신 영화팬들에게 있어 <웨스턴 리벤지>는 마치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 되어줄 것 같더라구요. ^^
일단, <웨스턴 리벤지>는 우리가 흔히 웨스턴 무비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서부 시대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스크린 가득 멋드러지게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모래 바람이 휘몰아치는 황량한 벌판, 희뿌연 달빛 아래 스산한 대지, 자욱한 모래 연기를 꼬리에 달고 달리는 서부의 무법자들, 엉성한 목재 건물들이 촘촘하게 들어선 서부시대 마을에 이르기까지 <웨스턴 리벤지>는 온통 서부 시대를 완벽하게 재현해낸 빼어난 미장센들로 가득했는데요. 솔직히 전 <웨스턴 리벤지>가 북유럽의 덴마크에서 만들어진 웨스턴 무비인 탓에 작품의 완성도에 있어서 반신반의했던 것이 사실이었죠. 하지만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은 저의 그 같은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 어떤 헐리우드 웨스턴 무비와 견주어도 전혀 모자람이 없는 완벽한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ㅎ
그뿐만이 아니라 <웨스턴 리벤지>는 웨스턴 무비의 대표적인 클리셰(관용적 표현)라고 할 수 있는 '복수', '선과 악의 대결', '총잡이들의 핏빛 총격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관객들이 웨스턴 무비에 기대하는 요소들을 하나도 빠짐 없이 골고루 충족시켜주고 있었답니다. ^^
정통 웨스턴 무비 속에 담겨진 신랄한 메타포
게다가 <웨스턴 리벤지>는 정통 웨스턴 무비의 전형을 보여주는 이야기 속에, 인간의 추악하고 나약한 본성과 현대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을 표현하고 있는 신랄한 메타포까지 담아냄으로써, 덴마크에서 만든 웨스턴 무비라고 얕보았던 저를 또 한 번 부끄럽게 만들고 있었는데요.
나와 우리 가족의 안위를 위해 타인의 죽음을 외면하는 마을 사람들에서부터, 마을 전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소수의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는 말릭(더글라스 헨셀) 보안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양의 탈을 쓰고 선량한 사람인체 하는 킨(조나단 프라이스) 시장 등 <웨스턴 리벤지>는 러닝 타임 내내 관객들을 향해 인간의 추악하고 나약한 본성에 대한 메타포들을 거침 없이 쏟아내고 있었죠.
여기에 덧붙여 <웨스턴 리벤지>는 마을에 묻혀 있는 석유를 차지하기 위해, 델라루 대령과 그의 패거리들을 앞세워 마을 사람들을 겁박하고 속이는 스탠다드 애틀란틱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비롯한 여러 장면들을 통해, 서민들을 착취하는 현대자본주의사회의 자본가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 또한 담아내고 있었는데요. 특히, 크리스티안 레브링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서 델라루 대령 패거리가 거주지로 사용하던 'County Bank' 건물을 싸그리 불태움으로써, 현대자본주의사회에 대한 거센 반감을 드러내고 있기도 했죠. ㅎ
미장센, 스토리, 연기, 메타포 모든 것이 훌륭했던 웰메이드 웨스턴 무비
<웨스턴 리벤지>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북유럽 영화의 놀라운 저력을 유감 없이 보여준 작품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1,050만 유로(달러로 환산하면 약 1,319만불)에 불과한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미장센과 매끄러운 스토리,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 그리고 수준급의 액션과 신랄한 메타포 등이 맛깔스럽게 어우러지면서 그 어떤 헐리우드 영화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웰메이트 웨스턴 무비를 탄생시켰으니까 말이죠. ㅎ
<웨스턴 리벤지>가 해외 평론가들로부터도 '장르적 재미에 충실한 웰메이드 정통 웨스턴 무비'라는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데에는 역시나 매즈 미켈슨, 에바 그린, 제프리 딘 모건 등을 비롯해 주조연 할 것 없이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준 배우들의 공이 컸었는데요. 변함 없이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준 매즈 미켈슨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개인적으로 에바 그린의 연기가 굉장히 인상적이더라구요. 어린 시절, 인디언에게 혀가 잘려 말을 할 수 없게 된 마델린으로 출연하고 있는 에바 그린은, 언제부터인가 에바 그린하면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뒤엎어버리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거든요. 캐릭터의 특성상 대사가 단 한 마디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한 눈빛과 표정만으로 수 많은 감정을 표현해내고 있었던 그녀의 멋진 연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
전 그럼 이쯤에서 흠 잡을 곳 없이 완벽했던 웰메이드 웨스턴 무비 <웨스턴 리벤지>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오늘 저녁 관람할 예정인 <나의 독재자>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주말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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