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제 블로그(http://blog.naver.com/c106507)에 작성한 글을 가져온 것임을 밝힙니다.
그 분이 아닌 우리 모두를 향한 질타를 담고 있는 드라마 / 12세 관람가 / 114분
임순례 감독 / 박해일, 유연석, 이경영.. / 개인적인 평점 : 7.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25일) 메가박스 대구에서 시사회로 관람하고 온 <제보자> 이야기를 해볼려구요. ^^ 다들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보자>는 지난 2005년에 MBC의 'PD수첩'이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을 보도하면서 벌어졌던 실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작품인데요. (참고로, 체세포 복제 인간배아줄기세포는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미국 오리건대 교수팀이 2013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군요.)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내내 담백하고 따뜻한 영화만을 만들어 오셨던 임순례 감독님께서 그동안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색깔의 소재인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을 어떻게 풀어내실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던 <제보자>이기도 했구요.
■ 임순례 감독님의 필모그래피
※ 위 표에 사용된 데이터는 한국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참고하였습니다.
※ (S)는 서울관객이며, 관객수는 9월25일까지 집계된 수치입니다.
과연, 임순례 감독님의 <제보자>는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었는지, 언제나 그렇듯 제가 직접 보고 느낀 그대로 지금부터 솔직하게 말씀드려보도록 할께요. ^^
국민 영웅의 추악한 실체를 밝히기 위한 두 남자의 고독한 싸움
줄거리 한국대학교 줄기세포 연구소의 이장환(이경영) 석좌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하며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던 그 때, NBS 방송국 'PD추적'팀의 윤민철(박해일) PD는 이장환 교수의 연구 협력 병원인 뉴먼 메디컬 불임클리닉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 난자 채취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게 되지만, 자칫하면 국민들로부터 '악의적인 음해 보도'라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 두려운 나머지 전전긍긍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때마침 이장환 교수의 최측근이자 인간배아줄기세포 연구의 핵심 연구원이었던 심민호(유연석) 팀장으로부터 처음부터 복제된 줄기세포는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제보를 받게 되면서, 윤민철 PD는 곧바로 이성호(박원상) 팀장과 김국장(권해효)를 설득해 이장환 교수 논문 조작 사건을 본격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하죠.
'이장환 교수 논문 조작 사건'에 자신의 모든 경력을 건 윤민철 PD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양심 고백을 한 심민호 팀장이 대한민국 전체를 상대로 벌이는 고독한 싸움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맺게 될까요? ^^
★ <제보자> 예고편 ★
아시는 분들은 다들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이시자 평소 작품 활동 하실 때를 제외하고는 동물보호소에서 봉사 활동에만 전념하시는 임순례 감독님의 성품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임순례 감독님의 작품들은, 하나 같이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내용들은 철저하게 배제한 담백하고 따뜻한 시선을 지닌 영화들뿐이었었는데요.
그런 까닭에 전 임순례 감독님께서 실제 사건이 벌어진지 채 10년도 되지 않은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제보자>의 연출을 맡으셨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의외라는 생각과 함께, 과연 임순례 감독님께서 지금까지 연출해오셨던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성향의 소재를 잘 풀어내실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했던게 사실이었죠. 하지만 직접 극장에서 보고 느낀 <제보자>는 저의 그러한 걱정이 기우였음을 여실히 느끼게끔 해주는 그런 작품이더라구요. ^^
모두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진진했던 진실 공방
영화의 서두에서 '이 영화는 실제 사건에 착안해서 만든 픽션일뿐입니다.'라고 밝히고 있는 <제보자>이긴 하지만 그 내용면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의 실제 사건 개요를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보자>에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라던지, 관객들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강력한 반전, 혹은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 어마어마한 비밀의 폭로 등을 기대하셨던 분들은 크게 실망하게 되실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것이 사실이었죠.
하지만 <제보자>는 관객 모두가 뻔하게 다 알고 있는 실제 사건에 기반하고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치밀하게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매끄러운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도 출연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등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꽤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이경영, 박해일 두 분의 견고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전체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장환 박사와 그와는 정반대로 대한민국 전체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만 하는 윤민철 PD가 벌이는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이 비록 그 내용을 모두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진진했었거든요. ^^
특히, 개인적으로는 <제보자>가 자칫 자극적이고 작위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 쉬운 소재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역 캐릭터인 이장환 박사까지도 '너무 가고 말았어.'라는 말 한 마디로 따뜻하게 품어내시며 본인 특유의 따뜻한 연출 스타일을 오롯이 지켜내고 계셨던 임순례 감독님께 감탄하기도 했었구요. ㅎㅎ
가슴 깊이 와닿았던 임순례 감독님의 완곡한 힐난
그동안 연출해오신 작품마다 크고 작은 사회적 메시지들을 담아오셨던 임순례 감독께서는, <제보자>에서도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향한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고 계셨는데요. 임순례 감독님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이번 <제보자>에 담겨져 있는 사회적 메시지 또한 급진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완곡한 어법으로 에둘러 표현되고 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작품속에 담겨져 있는 메시지보다도 강력하게 와닿더라구요.
임순례 감독님께서 <제보자>를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는 메시지는 시쳇말로 '종특'이라 불리울 정도로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되고 만 '마녀사냥'과 '냄비 근성'에 대한 것들이었는데요. 누군가가 한 번 여론몰이를 시작하면 사실 여부 따위는 무시한 채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달려들어 물어 뜯기에 바쁘고, 자신의 생각과 배치되는 주장에는 진지한 이성적 고민에 앞서 욕설과 비방만을 일삼으며, 어떠한 사회적 이슈에 뜨겁게 달아올랐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새 차갑게 돌아서고 마는 우리 사회의 불편한 현주소를 완곡하지만 강력하게 비난하고 있는 작품이 바로 <제보자>였거든요.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저 또한 영화 속 그들처럼 행동하지 않았나 하고 반성해볼 수 있어서 참 좋더라구요. ^^
다만, 아무래도 임순례 감독님의 전작인 <남쪽으로 튀어>가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기존 작품들과는 달리 대중성이 많이 고려되어 있는 <제보자>였던 탓에, 윤민철 PD가 울부짖으며 외치는 방송윤리강령처럼 오글거리는 장면들이 다소 들어가 있는 점이 아쉽기는 했었네요. ^^;;
자세히 들여다 보면, 특정인을 향한 비난이 아닌 우리 모두를 되돌아 보게끔 해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제보자>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고, 오늘 저녁 관람 예정인 <지골로 인 뉴욕>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즐거운 불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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