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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 이너프 - 가정 폭력을 색다르게 해결하는 방법.. 이너프
hpig51 2002-11-21 오전 2:32:42 2041   [8]
누구나 부러워할만큼 행복한 가정, 그러나 남편의 핸드폰에 찍힌 번호를
아내가 확인하면서부터 < 행복끝!! 불행시작!! >의 전주곡이 울려 퍼진다.
이렇듯 [이너프]는 급변한 가정의 상황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얼핏 보면 불륜 이야기로 볼수도 있다.
그런데 다르게 보면 남편과 맞서는 아내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감독은 " [이너프]는 스릴러 영화예요. " 라며 외치고 있으니...
도대체 이 영화의 장르와 주제는 무엇일까? ㅡㅡa

< 사랑은 두려운거야. 모든 것을 뒤흔들어 놓지. >
영화 [이너프]에서 보여질 사랑을 남편이 한마디로 정의내린 대사이다.
사랑은 아름답다, 사랑은 달콤하다,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 기타 등등
사랑에 대한 수많은 정의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사랑이 두려운 것이라니... ㅡㅡ?
남편 미치(@빌리 켐벨)는 아내 슬림(@제니퍼 로페즈)을 사랑한다.
하지만 그건 사랑이 아닐수도 있다.
정작 슬림이 느낀 사랑은 두려움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명목으로 아내를 속박하려는 미치, 경제력을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외도를 합리화하려는 미치, 폭력과 협박으로 가정의 평화(?)를
유지시키려는 미치, 더이상 이것은 사랑이라고 볼수 없다.
결국 슬림이 선택한 것은 도피, 과연 무사히 도망갈수 있을까?
물론 대답은 " 절대 아니다~!! " 이다. ^^;;;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상할수 있는 영화 [이너프].
남편 미치는 아내의 신용카드 거래를 중지시키고, 폭력배를 고용해서
아내를 미행하게 했으며, 경찰을 매수하면서까지 아내의 도주를 막아보려 했지만,
슬림의 치밀한 계획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미 관객은 슬림이 미치로부터 쉽게 도망칠수 없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다.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 원했던
슬림의 바램도 잠시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위기에 빠지고 만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긴장감을 잃어버린다.
언제쯤 남편이 알게 될까 라는 불안감은 있지만,
그후 어떻게 될까 라는 긴장감이 없기 때문이다.
자질구레한 내용으로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그러나 영화는 엄청난 반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후에...

[이너프]는 크게 두가지 실수를 범했다.
첫번째는 < 33 >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던 것.
" 33? 이게 무슨 뜻이지? 이 숫자에 중요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걸까? "
그러나 영화를 보면 별다른 의미가 없었음을 알게 된다.
아내 몰래 숨겨놓은 정부(情婦)가 남편을 호출하는 암호 33, 그게 끝이다. ㅡㅡa
33의 비밀이 밝혀지고 가정의 행복은 깨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지만,
무엇인가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들고 그것을 풀어가는 스릴감이 충분하지 못했다.
" 이게 뭐야, 33의 비밀이 고작 이거야? " 너무 허탈했다. ㅡㅡ;;;
두번째는 조금 황당했던 영화의 결말.
딸의 양육권 심사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슬림은 법적 보호조차 받을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부터 영화의 가장 잘못된 전개 과정이 시작된다.
갑자기 슬림이 호신술을 배우기 시작한 것이다~!!
제니퍼 로페즈도 안젤리나 졸리(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트)처럼
강해지고 싶었던걸까? ㅡㅡ;;; 어쨌든 남편에게 복수를 다짐한 그녀는
남편 미치를 때려 죽이고 만다. ( 정확히 말하면 추락사. ㅡㅡv )
남편을 죽인 슬림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결말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이게 왠 어이없는... ㅡㅡ?

스릴러 같지 않은 스릴러 영화 [이너프]였지만, 한동안 그럭저럭 봐줄만 했다.
그런데 남편 미치가 가녀린(^^a) 아내 슬림에게 맞아 죽는 모습이 나오면서부터
분위기는 달라졌다. 어쩌면 여자 입장에서 봤을때 통쾌한 결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굳이 남자 입장이 아닌 제 3 자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것은 허무하다고 말할 것이다. 남편의 폭력에 정당 방위(?)로 맞선 아내,
과연 그녀는 무죄라고 말할수 있는가? 폭력을 폭력으로 응징한 결과 이외에
영화 [이너프]를 달리 표현할만한 주제가 존재하는가?
" 가정 폭력, 여자도 행사할수 있습니다. 남편은 몸조심하시길~ "
또는 " 열심히 맞은 아내여, 떠나라. "
어쩌면 이런 의도로 영화를 만든건 아닐까? ㅡㅡ;;;
[이너프]는 연약한 아내에게 남편보다 강한 힘을 부여해서
시원한(?) 복수극으로 가정의 행복을 선사한 셈이 되었다.
남편을 사랑의 힘으로 설득한다던지 또는 남편과의 이혼해서 새로운 삶을 산다던지
이런 결말을 선택할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 너도 당해봐라~ " 식으로
남편을 죽여서 행복을 얻게된 결말은 쫌... 뭔가 찝찝하지 않은가? ㅡㅡ;;;
그리고 슬림의 도피는 딸을 지키려는 엄마의 모성애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아내의 심정이었는지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인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모성애를 강조하는듯 했지만,
종문이는 슬림에게서 남편과의 부부생활을 포기하고
딸의 양육권만 가진채 독립하려는 아내의 모습을 느꼈다.
결론적으로 [이너프]는 가정 폭력(상징적 의미로 남편을 뜻함)을 응징한뒤
비로소 얻게된 가족의 행복과 안정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ps) 종문이의 잡다한 생각들.. ^^;;;

1. 영화 제목 [이너프]. 영어로 하면 Enough.
   이너프라는 제목이 영화와 무슨 관계인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ㅡㅡ;;;
   그래서 종문이는 이렇게 연관시키기로 했다.
   " 이제 그만 때려. 맨날 맞고 사는 것도 지겨워.
     벌써 충분히(Enough) 맞을만큼 맞았어~!! ㅠ.ㅠ "
   협박과 폭행에 시달린 슬림이 미치에게 간곡히 부탁하는 상황, 이게 아니면...
   " 지금까진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고 살았지만, 이젠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어.
     내가 맞은 숫자에 몇배 이자까지 추가해서 충분히(Enough) 갚아주겠어. ^^v "
   만약 둘다 아니라면 영화 제목을 정하는 과정에
   엄청난 비리가 숨겨져 있음이 분명하다. ㅡㅡv

2.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다 - 유비무환(有備無患)
   언제 어디서라도 미치의 추격에서 벗어날수 있도록 준비한 슬림의 탈출 계획.
   미리 꾸려놓은 여행 가방은 물론이고,
   미행에서 벗어날수 있는 자동차와 신분 위장을 할수 있는 가발까지...
   " 우와~ 놀랍군. " 이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ㅋㅋㅋ
   역시 준비가 잘 되어 있으면
   어떠한 돌발상황에서도 벗어날수 있다는 사자성어 - 유비무환.
   [이너프]에서 얻을수 있는 단 하나의 교훈이라고 생각된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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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프(2002,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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