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욤 까네 감독 / 클라이브 오웬, 마리옹 꼬띠아르, 빌리 크루덥.. / 개인적인 평점 : 5.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목요일(27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블러드 타이즈> 이야기를 해볼께요. 솔직히 이번 주는 전체 상영횟수의 40%를 점유한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로 인해, 다른 개봉작들을 극장에서 만나기가 굉장히 어려운게 사실인데요. 금주 개봉작 중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다음으로 많은 스크린을 확보한 <블러드 타이즈>가 전체 상영횟수의 1.2%를 확보하는데 그쳤을 정도니까 말이죠. ^^;;
자, 그럼 과연, <블러드 타이즈>가 몇 안되는 상영관을 겨우겨우 찾아내서 관람한 보람을 느끼게 해줬는지 지금부터 한 번 말씀드려볼께요. ^^
적이 되어 만난 형제의 실화
줄거리 1974년 뉴욕. 브룩클린의 빈민가에서 나고 자란 형제가 있었는데요. 형인 크리스(클라이브 오웬)는 뉴욕에서 악명을 떨치는 범죄자로, 동생인 프랭크(빌리 크루덥)는 상사마저도 존경한다고 말 할 정도로 신망 높은 경찰로 자라게 되죠. 크리스는 12년간의 감옥 생활을 마치고 출소해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사회의 냉담한 시선은 그를 다시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고 마는데요. 결국, 크리스와 프랭크는 무장 강도 현장에서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까지 맞이하게 되죠. 과연, 적이 되어 만난 형제의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 <블러드 타이즈> 예고편 ★
<블러드 타이즈>는 지난 2008년에 만들어진 자크 말리오트 감독의 <라이벌즈>를 리메이크 한 작품인데요. 브루노 파페와 미셸 파페 형제가 쓴 자전 소설 <Les liens du sang>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라이벌즈>에서 동생 역할로 출연했던 기욤 까네 감독은 자신의 첫 번째 영어 연출 영화로 <블러드 타이즈>를 선택했죠.
솔직히 말해 <블러드 타이즈>는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것과 같은 건액션 위주의 범죄 영화를 기대하고 보셨다가는 크게 실망하게 되실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었는데요. 그 이유는 기욤 까네 감독이 <블러드 타이즈>를 액션 위주의 영화로 연출하기 보다는, 형제간의 우애를 비롯한 가족간의 사랑과 나약한 인간성에 대한 드라마를 펼쳐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연출했기 때문이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덧붙이자면, <블러드 타이즈>가 실화 영화라는 것을 알고 관람했을 경우와 모르고 관람했을 경우 간에 작품에 대한 온도차가 굉장히 클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는데요.아무래도 영화가 담담한 드라마 위주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보니,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와 몰랐을 때의 몰입도가 서로 큰 차이를 보일 수 있겠더라구요. ^^;;
세상 그 누구보다 가깝지만 때로는 그 누구보다 멀게만 느껴지는 그 이름, 가족
지난 13일 개봉해서 현재 상영중인 <우아한 거짓말> 중에서 추상박(유아인)이 이런 말을 하죠. "원래 가족이니까 더 모르는거야."라고.. 추상박의 그 말처럼 <블러드 타이즈>도 서로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지만 자신들의 그러한 마음을 표현하는데에 있어서는 너무나 서툴기만 한 형제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작품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실제로 남자 형제가 있으신 관객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작품에 대한 몰입도가 한층 더 높을 것 같더라구요. 제가 바로 그랬거든요. ^^
겉으로 보기에는 서로 데면데면 하고 무뚝뚝해 보이지만 가슴 속에는 항상 서로를 향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스크린 속 크리스와 프랭크 형제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나와 내 형제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끔 만들기에 충분했었는데요. 그렇게 그들 형제의 모습을 통해 가깝우면서도 그 누구보다 멀었던 내 형제를 떠올리며 관람하던 중, 불현듯 마주치게 되는 크리스와 프랭크 형제의 서로를 향한 뜨거운 사랑에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는 영화가 <블러드 타이즈>더라구요. 다만,이 영화에 깊게 공감하기 위한 필요 조건으로 반드시 친형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
'거짓말'에 대한 슬프고 처절한 이야기들
제가 <블러드 타이즈>를 관람하면서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선의의 거짓말이든 어떻든 간에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스크린 속에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사랑하는 여자에게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는 남자와 그 남자의 약속이 거짓인줄 알면서도 믿고 싶어하는 여자를 비롯해, 상대방이 상처 받게 될 것이 두려워 거짓말로 애써 감춰왔던 비밀, 그리고 한 순간의 유혹에 넘어가 산산조각 나버린 스스로의 다짐 등 <블러드 타이즈>는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간에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품 속 여러 인물들을 통해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거짓말을 하고, 또 때로는 거짓말에 속기도 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블러드 타이즈>는 관객들이 삶의 무게와 처절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끔 만들어 주고 있었는데요.
그뿐만이 아니라 에이스 프렐리의 <New Work Groove>,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Heroin>, 비틀즈와 롤링 스톤즈의 롤모델이었던 리틀 리처드의 <Money Is>등과 같은 올드팝들이 영화 속 장면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점도 <블러드 타이즈>에서 빼먹어서는 안될 감상 포인트랍니다. ^^
지나치게 담담한 전개만을 고집한건 아닌지.. ^^;;
기욤 까네 감독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원작의 판권을 구입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자신이 직접 나서서 서둘러 판권을 구매했을 정도로 <블러드 타이즈>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비록, 자신이 크리스역으로 생각했던 마크 월버그에게 까이고(^^;;) 클라이브 오웬을 대타로 캐스팅 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자신의 와이프인 마리옹 꼬띠아르를 포함해, 애쉬튼 커쳐의 약혼녀이자 헐리우드 로코퀸 중에 한 명인 밀라 쿠니스, <아바타> 시리즈(2016년 개봉 예정인 <아바타2>를 시작으로 4편까지 이미 제작이 확정되었죠. 1편의 주인공인 샘 워싱턴과 조 샐다나 모두 4편까지 출연 계약을 완료했구요, 연출 또한 모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맡기로 했다네요. ^^)의 히로인 조 샐다나 등과 같은 화려한 캐스팅을 가져간 것만 보더라도 기욤 까네 감독의 <블러드 타이즈>에 대한 열정이 충분히 전해지는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블러드 타이즈>는 너무 진지한 내러티브 일변도로만 진행되고 있는데다가, 크리스와 프랭크 두 형제의 이야기와 모니카(마리옹 꼬띠아르), 바네사(조 샐다나), 나탈리(밀라 쿠니스)의 이야기, 여기에 형제의 아버지(제임스 칸)와 누나(릴리 테일러)까지 더해진 가족사 등의 이야기로 작품의 포커스가 이리저리 분산되고 있는 까닭에 관객들의 집중력이 쉽게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아 보였던게 사실이었는데요. 물론, 영화 막바지(마지막 10분 가량)에 이르러 크리스와 프랭크의 뜨거운 형제애를 확인시켜주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늦은 감이 있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
결정적 한 방이 아쉬웠던 <블러드 타이즈>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일요일 오후 되시고 또 다른 영화 이야기로 다시 뵙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