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크로울리 감독 / 에릭 바나, 레베카 홀, 시아란 힌즈, 짐 브로드벤트.. / 개인적인 평점 : 5점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제(25일) 대구칠곡CGV에서 관람하고 온 <프라이버시> 이야기를 해볼텐데요. 개봉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미 웹하드에 영상이 유출된 작품인 탓에 누적관객 수(25일까지 1만6,484명)와는 상관없이 꽤 많은 분들이 이미 관람하신 작품이 아닐까 싶네요. ㅎ 자, 그럼 전 과연 <프라이버시>를 어떻게 보고 왔는지 지금부터 한 번 말씀드려보도록 할까요? ^^
런던 한복판에서 벌어진 자살 폭탄 테러의 배후를 밝혀라!!
줄거리 2013년 11월 30일, 오전 10시 45분. 800년 역사에 빛나는 런던의 버로우 마켓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테러 발생 직후, 영국 경찰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터키 태생의 마약 딜러 파룩 에두간이 폭탄 테러의 용의자라는 제보를 받게 되고, 곧바로 파룩 에두간의 집에서 그를 체포하기에 이르죠. 그리고 6개월 뒤, 파룩 에두간의 변호를 맡았던 사이먼 펠로우즈가 갑작스럽게 투신 자살하는 바람에, 법무장관(짐 브로드벤트)에 의해 후임자로 지목되어 파룩 에두간의 변호를 맡게 된 마틴 로즈(에릭 바나)는 사이먼 펠로우즈가 모아놓은 사건 자료들을 검토하던 중 수상한 단서들을 발견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마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을 점점 옥죄여 오는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고는 불안해지기 시작하죠. 과연, 마틴은 무사히 재판을 끝마칠 수 있을까요? ^^
★ <프라이버시> 예고편 ★
<프라이버시>는 영국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스티븐 나이트가 각본을 쓰고 아일랜드 출신의 존 크로울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답게 '영국의 특수한 상황'을 빗대고 있는 영화였는데요. 다름 아닌, 수백만대의 CCTV로 골목 구석구석까지 감시하며 강력 범죄 발생율을 현저하게 줄이는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대신 '빅 브라더'에 대한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작금의 영국의 상황을 말하고 있는 작품이죠. 그렇게 <프라이버시>는 '빅 브라더'로써의 영국 정부를 비꼬기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제외하고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마틴 로즈와 클로디아 시몬즈하우(레베카 홀)라는 두 남녀를 작품의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스릴러 영화였는데요.
하지만 '빅 브라더'라는 소재 자체가 이미 여러 헐리우드 영화들을 통해 익숙해질데로 익숙해진데다가, <프라이버시>가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이야기 또한 기존의 '빅 브라더' 영화들과 전혀 다를게 없었던 탓에, 대부분의 관객들이 영화가 시작하고는 얼마 되지 않아 금새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작품이더라구요. ^^;;
흥미롭긴 했지만, 인상적이진 못했던 캐릭터 설정
<프라이버시>의 재밌는 점은 극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평범함'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특히,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일수록 한층 더 평범함이 강조되고 있죠. 마음씨 좋은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은 모습의 법무부장관(짐 브로드벤트)에서부터 아침마다 자신의 어린 딸을 학교까지 바래다주는 MI5의 책임자 멜리사(앤-마리 듀프), 평범한 또래 남자들처럼 조금은 능글 맞고 또 약간은 어리숙해 보이기도 하는 MI5요원 나즈룰(리즈 아메드), 여기에 수더분한 성격의 데블린(시아란 힌즈) 등이 그러한데요. 그렇게 <프라이버시>는 자신들이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대단한 기여를 하고 있는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실제로는 평범한 일반인들과 다름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보통 사람'일뿐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저 높은 곳에서 오만한 눈빛으로 국민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들을 향해 일침을 날리고 있더라구요.
하지만 <프라이버시>는 기존의 여러 헐리우드 영화라던지 미드 등에서 몇번씩은 봤음직한 지극히 평범한(혹은 웬만한 미드보다도 못한) 내러티브를 펼쳐나감으로써,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순식간에 상쇄시켜버리고 말았는데요. '평범함'을 강조하는 캐릭터 설정은 유지하되, 그 밖의 부분(스토리, 액션, 볼거리 등)에서는 아주 조금의 특별함이라도 보여줬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죠. ^^;;
영국에서조차 철저하게 외면 받은 <프라이버시>
<프라이버시>를 보고 난 후 문득, 영국의 현실문제를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인만큼 영국 현지에서는 어떤 흥행 성적을 거뒀는지가 갑자기 궁금해졌었는데요. 그래서 박스오피스모조(얘랑 IMDB 없으면 정말 어떻게 살았을까 싶어요. ㅋㅋ)에 들어가서 확인해보니 2013년 10월 25일에 개봉해 2주 동안 64,672달러의 누적수익을 기록한 것 까지만 확인이 되네요. 그 이후에도 계속 상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후의 영국박스오피스 성적이 확인이 안되는건 계속 상영되었더라도 5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을 뜻하니 누적수익 액수 자체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예측되는군요. 물론, 상영관이 채 100개가 안될 정도로 개봉관 수가 적기도 했지만, 극장별 평균 수익이 200불을 겨우 넘기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영국 현지에서도 철저하게 외면 받았던걸로 여겨지는데요. (참고로 <프라이버시> 개봉 1주차에 영국 박스오피스 1위였던 <캡틴 필립스>가 5,259불의 극장별 평균 수익을 기록했고, 2주차에 영국 박스오피스 1위였던 <토르:다크월드>는 26,446불의 극장별 평균 수익을 기록했답니다.)
<프라이버시>가 스릴러로써의 스토리를 펼쳐 나가기 위해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CCTV와 MI5 요원들을 통한 민간인 사찰 등의 이야기는 너무나 식상했었기에, <프라이버시>의 이같은 흥행 참패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는데요. <프라이버시>의 여러 장면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꼽자면, 삼성 랩탑을 사용하고 있는 마틴이 떠오를 정도니까 말이죠. ^^;;
존 크로울리 감독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려고 한 메시지는 명확했고 의도도 충분히 좋았지만, 식상하다 못해 고루하기까지 했던 스토리와 구성으로 인해 관객들에게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 작품으로 전 <프라이버시>를 기억하게 될 것 같네요. 마치, 엔딩씬에 들려오는 국회 청문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말은 못 들은체 하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열심히 외치는 법무부 장관처럼 말이죠. ^^;;
전 그럼 <프라이버시> 리뷰는 이쯤에서 마치기로 하고, 방금 관람하고 온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져> 리뷰로 조만간 다시 찾아뵙도록 할께요. 모두들 편안한 밤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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