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주연의 신작 <용의자>는 <구타유발자들>과 <세븐 데이즈>를 연출했던 원신연 감독의 액션 영화다. 과거 무술 감독으로 활약했었고, 스릴러가 아직 뜨기 전이었던 한국 영화계에 <세븐 데이즈>라는 인상적인 작품을 남겼던 원신연 감독의 작품이어서 그런지 <용의자>는 그의 공백 기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말끔한 완성미를 자랑하는 멋진 영화다.
특히 자동차 액션 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베를린>, <은밀하게 위대하게>, <동창생> 등 북한 특수 공작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많은 올해에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질 정도의 깜냥이 있는 영화라고 하겠다. 나라는 안 지키고 쓸데없는 짓만 해대는 국정원 대북 공작원 팀을 악당으로 설정한 것도 현재 시류에 맞는 풍자적 설정으로 보인다.
공유와 대치하는 박희순도 허세는 있지만 카리스마 있는 역할을 잘 소화했다. 조재윤도 박희순의 부하로 등장하여 코믹한 연기로 눈도장을 찍는다. 반면에 조성하는 <동창생>과 마찬가지로 다소 과잉적인 연기 때문에 공감대가 떨어지는 느낌이다. 또한 막판에 갑자기 신파로 전환되는 한국영화의 고질적인 단점을 극복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