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 드래곤]의 연출을 브렛 래트너가 맡았다고 들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가 먼저였습니다. 더군다나 [양들의 침묵] 시리즈의 팬으로서 작년, [한니발]의 실패가 (분명 '실패'라고 생각됩니다만.) 아직 기억에서 채 가시지 않았기에 더했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모든 우려는 단순한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브렛 래트너는 [러쉬 아워] 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도 만들어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었으며, 토마스 해리스 원작의 탄탄한 구성을 무너뜨릴만큼 호락호락한 감독은 결코 아니었지요.
[레드 드래곤]은 확실히 [한니발]보다 [양들의 침묵] 쪽에 가까운 영화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양들의 침묵]이 [레드 드래곤]을 닮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상당 부분 다른 면모가 있긴 하지만, FBI 형사와 렉터 사이의 묘한 관계나 또 다른 연쇄살인마의 존재로 대표되는 기본구도는 분명 흡사한 느낌이지요.
본작이 [양들의 침묵]과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것은 프랜시스 돌하이드의 존재에 이르러서입니다. 제목에서부터 그의 비중을 알수 있지요. 한니발 렉터는 상대적으로 얌전-_-해 보일 정도입니다. 게다가 돌하이드 역의 랄프 파인즈 캐스팅은 이견이 없을 정도의 베스트 캐스팅이지요.
뭐니뭐니해도 본작의 최고 매력은 안소니 홉킨스, 에드워드 노튼, 랄프 파인즈의 화려한 라인업에 있습니다. 그들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레드 드래곤]은 남는 영화이지요. 개인적으로 [양들의 침묵]의 초반부와 이어지는, 마지막 씬이 몹시 마음에 들더군요.
지금으로서는 더 이상의 [양들의 침묵] 시리즈는 아마도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지나친 욕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안소니 홉킨스가 살아있는 한, 시리즈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지요. 악역 인기투표-_- 1위에 빛나는 렉터 박사가 이대로 사라지는 건 너무 아쉽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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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드래곤(2002, Red Dragon)
제작사 : Universal Pictures, Dino De Laurentiis Productions, Scott Free Productions / 배급사 : UIP 코리아 공식홈페이지 : http://reddragon.movis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