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많은 기대작들과 블록버스터들이 여름 시즌을 강타했지만, 정작 흥행대박을 친 작품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 '제임스 완'의 신작 공포영화 <컨저링>입니다. 미국에서 <오블리비언>, <퍼시픽 림>과 같은 SF블록버스터들보다도 높은 첫주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화려하게 등장한 이 영화는 이젠 미국을 넘어 세계 각국에서 개봉하면서 흥행몰이를 이어나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드디어 9월 17일로 개봉날짜를 확정짓고, 추석연휴를 공포에 물들일 준비를 하고 있죠. 운이 좋게도 저는 시사회를 통해 이 영화를 먼저 관람하게 되었는데요. 기대를 엄청 많이 하고 갔음에도, 그 기대를 차고 넘치도록 충족시켜준, 정말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악령에 시달리는 한 가족과 그 악령을 쫓기 위해 노력하는 퇴마사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 <컨저링>은 줄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동안 공포영화라는 장르에서 상당히 흔하게 다뤄졌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인시디어스>와 고전공포영화 <엑소시스트>를 합쳐놓은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요. '제임스 완' 감독은 이런 '익숙함'이라는 한계점을 장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정공법으로 뚫어냅니다. 엑소시즘과 악령에 대한 디테일하고 정확한 묘사, 고전적인 공포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압도적인 음항효과, 그리고 소름끼치는 배우들의 연기까지, 공포영화에서 필수적인 요소들을 더할나위없이 완벽하게 구현해내면서 영화를 상당히 흡입력있게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포감의 파괴력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아쉽게도(?) 화제가 되었던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라는 홍보문구는 무서운 장면이 꽤많이 등장하는 영화의 특성상 과대광고에 가깝지만, 앞서 설명드린 완벽한 여러가지 요소들에 '제임스 완' 감독 특유의 타이밍을 가지고 노는 장기까지 더해져서 심지어는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한 공포와 스릴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집이라는 공간과 인형과 같은 사물들의 효과적인 활용도 아주 돋보였고요. 특히 그 흔한 피칠갑과 잔인한 장면 없이도 극한의 공포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욱 상승하는 공포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동안 공포영화랍시고 아무 내용없이 잔인한 장면과 깜짝 놀라는 장면만 마구 넣었던 '유사' 공포영화들에 지치신 분들에게는 이만한 힐링영화도 없을 것 같네요.
물론 이 영화는 영화가 가진 '익숙함'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때문에 저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져있긴 합니다. 일부 장면에서는 <인시디어스> 재탕의 느낌이 강하게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고전적인 정통 공포영화의 느낌을 100%, 아니 그 이상으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점, 그리고 근 몇 년동안 맛볼 수 없었던 대단한 공포를 선사해줬다는 점에서 저는 이 영화를 '걸작 공포영화'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런 좋은 공포영화를 극장에서 만나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요.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시고, 공포영화만이 가지는 매력을 제대로 느껴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네요.
+ '제발' 컴퓨터나 폰으로 열악하게 보시지 마시고 '극장'에서 봐주세요. 특히 이 영화처럼 어두운 장면이 많거나 사운드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공포영화는 극장에서 보시지 않으시면 매력이 상당히 많이 감소합니다.
++ <컨저링> 흥행 대박나고 <인시디어스 2> 국내개봉까지 쭉쭉 추진되었으면...
+++ 사전정보와의 접촉과 예고편 감상은 최대한 자제하세요! 특히 영화정보프로그램은 꼭 피하시길...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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