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세상이 멸망하기까지 21일밖에 남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실건가요?" 이렇게 누군가 질문한다면 여러분들은 뭐라고 답하실건가요? "그저 살아왔던대로 인생을 살 거다", "화끈하게 즐기고 죽겠다", "지금까지 못했던 것들에 도전하겠다" 등 개성있는 답변들이 속출하겠지만, 아마 많은 분들이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다"라고 답하실겁니다. 영화 <세상의 끝까지 21일>의 두 주인공, '도지'와 '페니'도 같은 생각이었나봅니다. 이 둘은 지구종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각 자신의 첫사랑과 소중한 가족들을 찾아나서는데요. 이 영화는 그런 그들의 여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세상의 끝까지 21일](http://movie.phinf.naver.net/20130723_205/1374556697674VkN2P_JPEG/movie_image.jpg)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극적인 사건이나 신파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잔잔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때문에 어떤 분들은 영화가 다소 심심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과 같이 여행하면서 수다를 떨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요. 그들의 솔직한 인생이야기를 듣고있으니, 자연스럽게 저도 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진정한 사랑과 인연, 그리고 소중한 것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볼 기회도 주고요. 또 두 주인공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지구종말에 대처하는 다양한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나는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냄새나는 영화와 100분을 보내고 나니, 훈훈한 따뜻함과 함께 왠지 모를 아련함이 가슴속을 파고들더군요. 후반부와 결말이 너무 전형적인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요.
![세상의 끝까지 21일](http://movie.phinf.naver.net/20120621_110/1340254948271AEDJG_JPEG/movie_image.jpg)
이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두 가지 요소가 바로 '캐릭터'와 '음악'입니다. 우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사실상 '도지'와 '페니', 저 둘뿐인데요.(물론 귀여운 강아지 '미안해'도 있지만...ㅎㅎ) 이 두 캐릭터가 분출하는 사랑스러움이 엄청납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키이라 나이틀리'는 그야말로 발군의 연기실력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렇게 눈여겨보던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니 눈여겨보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게 되더군요. '페니'라는 캐릭터가 가진 사랑스러움을 관객에게 잘 전달해냄은 물론이고, 종종 나오는 감정연기들도 정말 훌륭합니다. '키이라 나이틀리'에게 조금 밀린 감도 없진 않지만, 진지한 '스티브 카렐'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요.
이 영화는 앞서 언급했듯이 음악도 상당히 뛰어납니다. 오리지널 스코어와 삽입곡, 어느 것 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는데요. 특히 'The Hollies'의 'The Air That I Breathe'와 같은 감성적인 올드팝들이 영화 내내 흐르고 있어, 영화의 분위기와 느낌을 더욱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영화를 본 지 1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맴돌고, 계속 듣게 되네요. 국내 정발 계획이 없다는게 정말 아쉬울 따름입니다ㅠㅠ
![세상의 끝까지 21일](http://movie.phinf.naver.net/20130723_77/1374556666719h3Wn8_JPEG/movie_image.jpg)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힐링'이라는 키워드는 가장 핫한 키워드 중에 하나죠. 하지만 정작 사람들을 제대로 '힐링'해주는 무언가는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 '힐링'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세상의 끝까지 21일>이 아닌가 싶네요. 가장 소중한 사람과 이 영화를 관람하는 것, 그것만큼 훌륭한 '힐링'이 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군요ㅎㅎ
+ 올해 극장에서 본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 물론 혼자 봐도 제대로 힐링됩니다ㅋㅋ 저도 혼자 봤어요...
+++ 사진은 네이버 영화 출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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